어쩐지 <경이로운 소문> 속 '진짜' 악귀는 위에 언급한 이들이 아니라 신명휘 회장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산업폐기물 문제부터 청부 살해, 자금 비리까지 악인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들을 다 갖춘 드라마 속 최강 빌런이다. 민심을 향해선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던 그가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날카로운 눈빛을 꺼내던 순간, 그는 시청자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신명휘 회장을 연기한 최광일은 이미 20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 연극계를 뛰어다니며 제 흔적을 남긴 잔뼈 굵은 배우다. 영화 <1987> 보안계장, <백두산>의 대통령으로 기억하는 관객들도 많지만, 그는 드라마 분야에서 더 많은 작품을 쌓아왔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사형수, <베가본드>의 국방부장관, <라이프>의 장기이식센터장 등 비중이 커다란 역할들은 아니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제 몫을 다해온 진정한 '신 스틸러'라고 할 수 있겠다. 덧,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로 최광일의 가족 관계가 다시금 주목을 받았는데, 그의 형은 '우리가 아는 그 대배우' 최민식이다. 관계자들도 모르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형과의 관계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