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지난달 26일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서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는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에 관심이 집중된 날이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티저 예고편을 다시 보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대해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다.
개봉일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개봉일은 미국 기준 2021년 12월 10일이다. 한국 날짜로 바꾸면 12월 9일이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배정 받았다. 연말 개봉은 기대작이라는 방증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세상을 집어삼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지난해 12월에 개봉했을 영화다. 1년 연기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더 이상의 연기는 없기를!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기대작 리스트에 오른 가장 큰 이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 뮤지컬 영화 연출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980년대 <릴 투 릴>(Reel to Reel)이라는 뮤지컬 영화를 연출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는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왔다. 단, 뮤지컬 영화는 없었다. 2010년 이후 그가 연출한 작품만 돌아보자. 2011년 <워 호스>,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2012년 <링컨>, 2015년 <스파이 브릿지>, 2016년 <마이 리틀 자이언트>, 2017년 <더 포스트>, 2018년 <레디 플레이어 원> 등이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거장의 필모그래피의 어느 지점에 놓이게 될까. 예고편 영상에서 이탈리아계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샤크파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스필버그 감독의 이름이 등장한다. 두 갱단의 긴 그림자가 드리운 골목길 바닥에서 감독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예고편 곳곳에서 이런 식으로 배경에 녹아 있는 글자들을 볼 수 있다. 국내 공식 예고편은 친절하게 영상 속 영어를 한글로 번역해 놓았다.
1961년 원작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61년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10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차지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원작일까. 따지고 보면 이 영화 역시 같은 제목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영화 버전일 뿐이다. 이 뮤지컬 역시 원작이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뮤지컬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20세기 뉴욕 버전의 변형이다. 뮤지컬은 1957년에 초연됐다. 2021년 버전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기반이 되는 작품은 무엇일까. 1957년의 뮤지컬? 아니면 1961년의 영화? 시나리오 작가 토니 커쉬너는 “영화보다는 아서 로렌츠의 원작 뮤지컬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커쉬너는 <뮌헨>과 <링컨> 등으로 스필버그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09년의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에 등장한 스페인어 대사와 가사가 영화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그밖에 1961년 영화에 아니타 역으로 출연한 리타 모레노가 2021년 버전에도 출연한다. 발렌티나라는 역할이다. 참고로 리타 모레노는 오스카상, 에미상, 토니상, 그래미상까지 석권한 극소수의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오스카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받았다.
음악감독?
뮤지컬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하게도 음악이다. 원작 뮤지컬의 음악은 전설적인 음악가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했다. 스필버그의 영화에도 당연히 번스타인의 노래가 그대로 사용된다. 스필버그 감독의 음악 파트너로 가장 많은 작품을 함께 한 이는 존 윌리엄스다. <죠스>, <스타워즈> 시리즈, <쥬라기 공원> 시리즈, <해리 포터> 시리즈 등 너무나 유명한 영화음악을 만들었지만 그의 자리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없다. 그렇다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연주할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사람은 누구일까.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을 책임진다. 두다멜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등에 참여한 적이 있다. 베네수엘라 빈민가 출신인 그는 현재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캐스팅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 토니 역은 안셀 엘고트가 맡았다. 토니가 사랑한 마리아 역에는 레이첼 지글러가 캐스팅됐다. 토니가 속한 제트파의 리더 리프는 마이크 파이스트, 마이라의 오빠인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는 데이비드 알바레즈가 연기한다. 아리아나 데보스는 베르나르도의 연인 아니타 역을 맡았다. <베이비 드라이버>로 익숙한 엘고트는 어린 시절 발레를 배웠다. 연기는 12살 때 시작했는데 영화보다 무대에 먼저 올랐다. 가수로도 활동하는 엘고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배우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네이버 영화 사이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출연진 페이지에는 엘고트 빼고 다른 배우들의 사진조차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 이유는 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한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리아 역의 지글러는 첫 영화 출연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지글러가“자신이 본 최고의 마리아”라고 극찬했다. 베르나르도 역의 데이비드 알바레즈는 <빌리 엘리엇>의 빌리 역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재밌는 사실이 있다. 그 이외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출연진 가운데 빌리 역을 연기했던 배우는 3명 더 있다고 한다. 분명한 점 하나. 실력 없는 스타 배우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한 명도 없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