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븐(밀리 바비 브라운)과 친구들의 모험은 계속된다.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2016년 시즌 1부터 2019년 시즌 3까지 공개됐으며 시즌 4가 제작되고 있다. 1980년대 미국 인디애나주의 가상 도시 호킨스를 배경으로 한 이 SF, 호러, 코믹,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는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즌 4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즌 4의 제작 일정에 늦어졌다. 새 시즌을 기다리는 마음을 달래줄 시즌 4의 두 번째 티저 예고편이 지난 5월 6일 공개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두 번째 티저 예고편과 함께 시즌 4에 대한 여러 추측과 루머를 살펴보자. 이른바 ‘뇌피셜’도 많이 섞여 있음을 밝힌다.


러시아에서 온 기묘한 편지 |001/004

지난해 2월에 공개된 첫 번째 티저 예고편 복습부터 해보자. 시리즈의 팬이라도 1년이 지났으니 첫 번째 티저 예고편 내용을 까먹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티저 예고편은 핵심만 말하자면 죽은 줄 알았던(동시에 돌아올 줄 알았던) 호퍼(데이빗 하버)가 러시아에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 예고편의 제목은 ‘러시아에서 온 기묘한 편지’(From Russia with love…)다. 사실 시즌 3 피날레에서 러시아 캄차카의 감옥에 미국인이 수감되어 있다는 대사가 나오긴 했다. 이 첫 번째 티저는 시즌 4 제작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한 것처럼 보인다. <기묘한 이야기>의 크리에이터 혹은 쇼러너(Showrunner)라고 불리는 총괄 제작자이자 작가이자 연출자인 더퍼 형제는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제작에 돌입했고 호퍼의 귀환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티저 예고편 공개 이후 데이빗 하버를 비롯한 배우들의 대본 리딩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레븐, 내 말 듣고 있니?|002/004

즐겁던 대본 리딩 영상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1년이 지나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의 두 번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일레븐이 탈출하기 전 호킨스 연구소를 보여준다. 시즌 1에서 첫 등장했던 일레븐과 비슷한 복장의 아이들이은 실험실에 있다. 이때 호킨스 연구소장 브레너(매튜 모딘) 박사가 등장한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다. 일레븐은 그를 파파(Papa)라고 불렀다. 티저 예고편 속 아이들 역시 그를 파파라고 부른다. 파파는 “오늘은 특별할 활동을 하자”고 말한다. 티저 예고편의 마지막에는 카메라가 복도 끝 방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그 방은 11번 방이다. 즉, 일레븐의 방이라는 뜻이다. 이윽고 브레너 박사의 대사가 나온다. “일레븐 내 말 듣고 있니?”(Eleven, are you listening?) 이어 깜짝 놀라는 일레븐의 클로즈업 화면이 보인다. 마지막 장면은 이 티저 예고편의 내용이 플래시백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레븐이 기억하는 과거의 장면이라는 뜻이다.


HNL 중앙제어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두 번째 티저 예고편 이외에 <기묘한 이야기> 공식 유튜브에서 공개한 영상이 하나 더 있다. 제목은 ‘HNL Control Room’(HNL 컨트롤 룸)이다. HNL은 Hawkins National Laboratory(국립호킨스연구소)의 줄임말이다. 컨트롤 룸은 중앙관제실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연구소의 중앙관제실을 담은 이 영상에는 7개의 CCTV 화면이 보인다. 지지직거리는 화면과 조반니 파이시엘로의 오페라 <니나>(Nina)의 아리아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 때’(Quand le bien-aimé reviendra)가 오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각 모니터 속 영상은 실험실이 공격 받은 상황을 보여준다. 두 번째 티저 예고편 이후의 상황인 듯 보인다. 이를테면 티저 예고편에 등장한 체스판에 피가 묻어 있다. 실험실 사람들이 누군가(혹은 데모고르곤 혹은 마인드 플레이어)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듯하다. 이 상황은 일레븐의 연구소 탈출 이전일까 이후일까.


<기묘한 이야기> 두 번째 티저 예고편

추측과 루머: 새로운 빌런의 등장

스크린랜트는 두 번째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뒤 흥미로운 예측을 했다. 팬들의 이론을 소개한다면서 연구소의 다른 아이들이 빌런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말하자면 일레븐과 친구들이 맞서 싸워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시즌 4에서는 일레븐과 이미 한번 등장한 실험실을 탈출한 에잇(8번), 칼리(리네아 베르텔센) 이외에 다른 초능력자가 등장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티저 예고편에서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일레븐만 방에 고립된 채로 있다는 점, 일레븐 혼자 브레너 박사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추론을 해보자면 이러한 추측이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에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

뇌피셜: 확장과 회귀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의 두 개의 공식 티저 예고편과 하나의 비공식 티저 예고편을 통해 볼 때 시즌 4를 확장과 회귀라는 키워드로 예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티저 예고편에서 확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일단 러시아가 등장했다. 이건 분명 공간의 확장이다. 하버는 어떻게든 다시 호킨스로 돌아올 듯하다. 제작진이 공개한 새 캐릭터 목록에는 하버가 러시아에서 만났을 법한 인물이 있따. 또한 시즌 3에서 마을 떠났던 조이스(위노라 라이더), 일레븐, 윌(노아 슈나프), 조나단(찰리 히튼) 등은 시즌 4에서 다시 돌아온다고 전한다. 역시 새 캐릭터 목록에서 조나단의 친구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그러니까 확장은 공간과 캐릭터에서 이뤄진다.

시즌 4의 확장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하버를 비롯한 인물들이 마을로 돌아온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티저 예고편이 암시하는 키워드 회귀에 초첨을 두고 봐야 할 이유다. 시즌4에서 시즌 1 이전의 상황, 일레븐은 어떤 실험을 받고 있었나, 실험에 참가한 또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됐나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회귀라는 키워드는 시리즈의 스케일과도 연관될 수 있다. ‘스크린랜트’는 “시즌 2, 3로 갈수록 거대한 괴물이 등장한 것과 달리 시즌 4는 시즌 1의 인간 크기의 작은 빌런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시즌 4에 등장하는 새 배우에 주목했다. <나이트 메어>의 프레디 크루거를 연기한 배우 로버트 잉글런드가 시즌 4에 출연한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 빅터 크릴은 1950년대에 펜허스트 정신병원에 수감된 살인마다. 이 병원 역시 시즌 4에서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제 진짜 상상력을 발휘해 볼 시간이다. 시즌 4는 어떤 이야기가 될까. 시즌 1부터 시즌 3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 뒤집힌 세계에서 나타난 괴물들과의 대결이 끝나고, 호킨스 연구소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시즌 1부터 3까지를 돌아보면 호킨스 연구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일레븐의 친구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 모두 이 비밀 연구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셈이다. 브레너 박사 입장에서는 이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상상일 뿐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