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의 새 영화를 향한 호감은 그 제목을 알면서부터 시작된다. 강원도의 힘, 생활의 발견,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도망친 여자... 홍상수 영화의 이름이 대부분 한글로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인트로덕션’은 영어 한 단어다. 예고편에서 감독은 “영어의 인트로덕션(introduction)에 단어로 대응하는 말이 없습니다. 소개, 입문, 서문, (새것의) 도입 등의 뜻을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한국제목도 영어를 그대로 썼습니다”라 밝히며 영화에 걸맞는 ‘인트로덕션’의 의미들을 드문드문 나열한다. 먼저 등장하는 “한사람을 다른이에게 소개하는 행위”와 “한사람이 뭔가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은 영화를 나눈 세 개의 이야기가 모두 품고 있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