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상생활과 방송의 온도가 다른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지만, 그중에서 연애야말로 가장 온도차가 심한 분야인 것 같다. 온라인상엔 거리두기 때문에 누굴 만나기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많은데, 반면 최근 OTT(Over-the-top) 플랫폼에선 다양한 연애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지, 화제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체인지 데이즈
카카오TV, 방영중
카카오TV의 <체인지 데이즈>는 예고가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일반인 세 커플이 출연하는 이 리얼리티 예능의 컨셉이 다른 커플의 연인과 데이트 하기였기 때문. 권태기에 빠진 세 커플은 제주도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다른 이의 연인과 시간을 갖는다. 이런 전개는 언뜻 보기에 상당히 과격해 보여서 첫 방영 전부터 설왕설래를 빚었는데, 막상 프로그램은 의외로 순한 맛이어서 큰 논란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옆 커플의 이성과 만나 그동안 자신의 연인에게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순간들이 연애 경험자들에게 공감을 불어일으킨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 다만 일주일 촬영한 분량으로 3개월 가까이 방영하려니까 조금 늘어진다는 비판도 따라붙었다. 그럼에도 1회, 최신화 9회 모두 300만 조회를 넘긴 화제작.
환승연애
티빙, 방영중
<체인지 데이즈>와 궤도가 비슷한 듯, 그러나 좀 더 줄타기스러운 순간들로 꽉 찬 <환승연애>는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환승연애>는 기존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일반인 참가자들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짝을 찾는 방식이다. 다만 함께 하는 이성 중에 자신의 전 연인 X가 있을 뿐. 참가자들은 자신의 전 연인이 누구를 만나든 태연한 척해야 하고, 반대로 관심이 가는 이성 또한 누군가의 X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체인지 데이즈>에 ‘어쨌든 커플’이란 마지노선이 있다면, <환승연애>는 ‘전 연인’이기에 눈에 밟히는 상황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니 보는 사람까지 아릿하게 만든다. <환승연애>는 2021년부터 공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공세를 예고한 티빙의 다크호스 중 하나다.
테라스 하우스 / 투 핫!
넷플릭스
‘OTT계의 뷔페’ 넷플릭스도 연애 리얼리티를 서비스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한데, 흔한 설정에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건 <테라스 하우스> 시리즈. 6명의 남녀가 한집에서 생활하며 서로의 짝을 찾는다는 내용은 국내에서 인기리에 방영한 <하트 시그널>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테라스 하우스>는 일본 방송답게 수위나 표현이 적나라한 편. 국내 방송들이 출연자들이나 패널이나 ‘썸’ 수준에 머문다면 <테라스 하우스>는 어느 정도 스킨십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또 테라스 하우스 체류 기간이 긴 편이라 출연자들 간의 신경전도 상당한 편. 각 시즌마다 배경이 되는 지역이 달라서 단순한 연애 프로그램 이상의 시각적 재미를 준다. 다만 최근 시즌이 불의의 사건으로 종영해서 앞으로 새 시즌이 나올지는 미지수.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2015 | 15+ | 시즌 2개 | 결혼식 & 로맨스 리얼리티 TV 6명의 남녀가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한다. 그들이 가진 것은 근사한 집 한 채와 차 한 대뿐이고, 늘 그렇듯이 대본은 없다. 주연: 유,트린들 레이나,야마사토 료타 무제한으로 즐기세요. 지금 가입하기 영상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시즌 1: 파트 2 (예고편) 회차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공개일: 2015 이번 시즌은 도쿄 대도시 내에 550 평방미터와 수영장을 갖춘 이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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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혹은 성적 표현 수위라면 웬만한 프로그램도 한 수 접을 <투 핫!>. 휴양지의 초호화 리조트에 모인 출연자들은 모델, 인플루언서, 피트니스 모델, 라운드걸 등 모두 외모와 몸매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한 달 동안 리조트에서 이성과의 시간을 마음껏 보내는 대신, 그들에게 걸린 조건은 딱 하나. 키스나 그 이상의 스킨십은 절대 하지 않을 것. 이 조건을 어기고 스킨십을 한다면, 상금(10만 달러)에서 일부가 차감된다. <투 핫!>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낯선, 그렇기에 더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정서로 가득 차 있다. 눈만 마주쳐도 서로에게 손댈 것 같은 정열적인 젊은 남녀들은 한 달을 견뎌내고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투 핫!>은 얼마 전 시즌 2를 공개했고, 넷플릭스는 ‘한국판 투 핫’이란 슬로건으로 <솔로지옥>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투 핫! 2020 | 청불 | 시즌 2개 | 결혼식 & 로맨스 리얼리티 TV 전 세계에서 최고로 섹시한 남녀가 모였다. 그것도 환상적인 해변에. 하지만 미안하다, 반전이 있다. 거금 10만 달러의 상금을 손에 쥐고 싶다면, 섹스는 포기해야 한다. 주연: 데지리 버치 무제한으로 즐기세요. 지금 가입하기 영상 투 핫! 시즌 2 (예고편): 투 핫! 시즌 1 (예고편): 투 핫! 회차 투 핫! 공개일: 2020 섹시한 싱글들만 모아놓은 해변. 그들 모두 생애 가장 불타는 여름을 상상했다. 그 꿈은 곧 산산조각이 나지만. 10만 달러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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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아일랜드 / 러브&조이
왓챠
‘매운맛 끝판왕’인 줄 알았던 <투 핫> 뒤에, ‘마라맛’ 예능까지 한국에 상륙했다. 왓챠에서 들여온 <템테이션 아일랜드>가 주인공. <투 핫>처럼 휴양지를 배경으로 했지만, <템테이션 아일랜드>의 참가자들은 모두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다. 거기에 이 섬엔 4쌍의 커플 말고도 24명의 싱글 남녀가 대기하고 있다. 이쯤에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나? 서로를 ‘찐사랑’이라고 믿고 싶었던 커플들은 점점 다른 이성에게 끌리게 되고, 결국엔 선을 넘으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이어진다. 상대방이 선넘는 장면들조차 당사자에게 직접 보여주는 제작진의 악랄함(!)은 <템테이션 아일랜드>에 씁쓸한 뒷맛까지 더한다.
매운맛, 마라맛 열전에 진이 빠진다면 <러브&조이>로 숨 돌려보자. <러브&조이>는 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할까 라는 화두를 던진다. 남사친-여사친 네 쌍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짝을 찾는 내용이다. 완전히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존의 연예 리얼리티와는 달리 절친과 함께 합류하니까 초반의 전개가 조금 빠른 편이다. 왓챠와 유튜버 엔조이커플의 합작품으로 엔조이커플 외엔 패널이 없고, 그만큼 패널의 출연 분량이 적다는 것도 특징. 출연자들이 유튜버, 모델, 연예인 등이라서 어느 정도 방송감이 있다는 점은 보는 사람마다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듯. 그렇지만 너무 뜨겁기만 한 연애 리얼리티의 요즘 추세가 부담스럽다면 이것만큼 ‘꽁냥꽁한’한 분위기를 만끽할 프로그램도 없을 듯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