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그리고 한국) 뮤지션들이 꾸린 OST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현존 최강의 래퍼 켄드릭 라마가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아티스트들을 불러와 프로듀싱해 히트했던 <블랙 팬서>처럼 이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선 미국 내 활동하는 (아시안) 뮤지션들 외에 중국, 한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88라이징의 션 미야시로가 직접 프로듀싱한 이번 인스파이어드 앨범은 할리우드에서 그간 찾아보기 힘들었던 동양계가 추축이 된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이란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빌보드에서 BTS의 활약과 필리핀 출신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약진 그리고 K팝 위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점도 한몫했다. 그런 점에서 총 18개의 노래 중 앤더슨 팩과 오드리 누나 등 한국계 뮤지션들을 포함해 국내 뮤지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일본의 가수 겸 배우 호시노 겐과 함께 한 자이언 티를 비롯해, DPR LIVE(디피알 라이브)와 DPR IAN(디피알 이안), 그룹 갓세븐 출신 마크와 비비, 그리고 88라이징에 소속된 서리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음악들을 선보이며 풍성한 만찬을 선사한다. 심지어 주연인 시무 리우와 프로듀서인 션 미야시로까지 직접 참여했다. 이들 외에 21세비지나 스웨 리, 궵대드 포어 싸우전드, DJ 스네이크, 사위티, 니키, 리치 브라이언 등 힙합과 R&B 뮤지션들이 가족과 사랑, 추억 그리고 고통과 치유에 대해 다채롭게 털어놓는다. 2주째 정상을 차지한 영화 흥행에 힘입어 사운드트랙은 빌보드 차트 160위로 데뷔했다. OST엔 실리지 않았지만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가 영화 중간 중간 개그 포인트로 흘러나와 웃음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