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시험도 끝났겠다. 어디로 여행 갈지 고민중인 학생들, 연휴만 바라보며 열일하고 있는 직장인들, 언젠가 꼭 취직하고 돈 벌어서 여행 가고 말겠다는 취준생들 등등 모두 모이세요!!

나도 갈래!!! 결국 여행 뽐뿌를 참을 수 없게 된 에디터가 장인정신을 담아 한땀 한땀 포스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가는 것도 좋죠. 하.지.만. 이왕 겨울에 여행 가는 거 겨울을 좀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겨울 느낌 나는 영화 속 여행지들을 모았습니다.


<러브레터>
일본 홋카이도, 나가노

가장 만만하게 떠날 수 있는 나라는 역시 일본입니다. 사골국 같은 영화지만 그만큼 많이 소개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파리에 가면 당연히 에펠탑 봐야 하는 것처럼, 이 영화 보면 겨울의 홋카이도 안갈 수 없을 걸요? 얼마 전 홋카이도에 29년 만에 눈 폭탄이 내렸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그냥 우리는 집에서 편하게 VOD로 여행하자구요. 흑흑.

▶ 나가노현 야츠가다케 목장
<러브레터>를 안 본 사람들도 다 아는 바로 그 장면. "오겡끼데스까~" 장면 촬영은 홋카이도가 아니라 나가노현에 있는 한 목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의 알프스 산맥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에서 이츠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 홋카이도 오타루 운하
우체부가 오토바이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 아기자기한 건물이 있고 뒤쪽으로는 운하가 있죠. 이곳은 바로 오타루!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 곳인데요. 소복이 쌓인 눈과 물에 비쳐 아른거리는 노란 불빛. 추운데 따뜻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여기가 정말 옆 나라 일본 맞나요?


<세렌디피티>
미국 뉴욕

뉴욕은 1년 내내 관광객이 참 많은 도시인데요. 에디터는 왠지 뉴욕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겨울에 가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로맨틱한 뉴욕의 배경은 거의 겨울이었기 때문이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은 많은 미국 영화 속 단골 장면입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달달함을 듬뿍 넣은 <세렌디피티> 속 뉴욕을 여행해보자구요!

▶ 카페 '세렌디피티'
바로 이 장면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마주보며 운명(세렌디피티)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여자 주인공이 운명에 대해 얘기하지만 남자 주인공은 처음엔 흘려듣습니다. 하지만 로맨스 영화라면 무릇 이때부터 서로에게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이 달달한 장면을 찍은 곳이 뉴욕에 있습니다. 영화 이름과 같은 카페 '세렌디피티'는 무려 1954년에 연 뉴욕 최초의 부티크 카페인데요. 이 카페의 메인 메뉴이자 영화 속에도 나온 디저트의 이름은 '프로즌 핫 초콜릿'입니다. 그릇에 넘치도록 담겨있는 핫 초콜릿이라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연인과 함께 먹는 디저트, 상상만 해도 달달합니다.

▶ 센트럴파크 '울만 링크'
겨울 뉴욕 배경 영화에서 꼭 등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러브 스토리>, <나홀로 집에>도 나왔던 센트럴파크의 '울만 링크'인데요. 두 주인공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케이트를 타며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고, 나중에 수많은 우연 끝에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였죠. 물론 현실은 사람들로 꽉꽉 차 있겠지만요.


<겨울 왕국>
노르웨이 베르겐

진짜 겨울을 느끼려면 북유럽으로 가야 합니다. 물론 진짜 이 포스팅을 보고 겨울에 북유럽으로 간다면 어떤 고생을 할지 장담은 못하겠지만요. 먼저 디즈니 영화 속 모티브가 된 노르웨이로 떠나볼게요. <겨울 왕국>의 아렌델 왕국의 모티브가 된 곳은 노르웨이 베르겐입니다. 베르겐은 전체 인구가 20만 명뿐인 작은 항구도시인데요.

▶ 게이랑에르 피오르
작은 항구 도시가 관광도시가 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겨울 왕국>의 아렌델 왕국을 둘러싸고 있던 그 산맥. 게이랑에르 피오르인데요. 송네, 하르당에르와 함께 세계 3대 피오르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 피오르의 시작점이 바로 노르웨이 베르겐이라고 합니다.

에디터는 장엄한 피오르도 좋지만 노르웨이의 소도시 베르겐도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도 궁금하셨죠? 짠! 이렇게 아름다운 항구 도시였습니다. 머릿속에서 자체 CG로 눈을 입혀보세요. 정말 동화 속에서 톡 튀어나온 풍경입니다.


<남과 여>
핀란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

요즘 드라마 <도깨비>로 활약중인 공유와 전도연의 멜로 영화 <남과 여>는 핀란드와 에스토니아가 배경입니다. 2016년 흥행불패 공유의 유일한 흥행실패작이긴 하지만!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우리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북유럽 로케라는 것!

이런 곳을 찾고 싶었는데...

후덜덜한 북유럽의 물가는 영화 제작비에도 영향을 끼친 걸까요. 핀란드 헬싱키 로케라고 알려져 있지만, 어떤 장면은 물가가 저렴한 근처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찍은 장면도 있다고 하네요. 영화는 핀란드의 아름다운 장면 곳곳을 담았지만, 저곳이 어딘지 찾는 데 결국 실패. 아니면... 혹시 헬싱키 가면 이런 풍경은 기본인 건가요? 그런 건가요?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아시는 분 있으면 꼭꼭  알려주세요. 플리즈ㅠㅠ) 

결국 찾은 건 햄버거집이라고 한다. (또르르)

▶ 햄버거 만드는 정육점 '로스 룬드'
헬싱키에서 공유가 창밖으로 쳐다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이곳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졌다기보단 이미 헬싱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독일 괴를리츠, 드레스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화사한 색감과 의상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화면이 너무 예뻐 넋놓고 있다가 자막 읽는 타이밍을 놓칠 정도죠. 독일 동부의 작은 도시 '괴를리츠'와 인근 지역에서 촬영했습니다. 괴를리츠. 이름마저도 뭔가 딱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스럽지 않나요?

▶유제품 상점 '푼즈 몰케라이'
영화를 보셨다면 핑크핑크한 MENDL'S 상자와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만든 빵집을 잊지 못할 텐데요. 영화 속 빵집은 독일 드레스덴에 있었습니다. 영화처럼 케이크를 파는 곳은 아니고요. 유제품 상점입니다. 인테리어가 딱 봐도 심상치않아 보이죠? 무려 인테리어로 기네스에 등재된 곳입니다.

▶'칼슈타트' 백화점
그렇다면 영화의 핵심 배경이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실제로 존재했을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호텔 내부는 괴를리츠에 있는 파산한 '칼슈타트' 백화점 내부에 세트를 지어 촬영했습니다. 그래도 스틸컷 속 아치형 계단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실제 백화점에 있는 것입니다. 그 외 벽이나 색감들은 세트였죠. 그러니까 찾아가기 전 주의할 것!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영화만큼 쨍한 색감이 돋보이는 괴를리츠의 풍경 감상하고 가시죠!

<퐁네프의 연인들>
프랑스 파리

프랑스 파리는 도시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곳이죠. <퐁네프의 연인들>도 '예술'과 '사랑'의 도시 파리가 배경입니다. 시력을 잃은 여자와 거리에서 사는 남자는 폐쇄된 퐁네프 다리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집니다.

▶ 퐁네프 다리
퐁네프 다리는 사실 진짜 다리에서 찍은 게 아닙니다. 레오 까락스 감독은 영화 촬영을 파리시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죠. 어렵게 3주간의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이번엔 남자 주인공의 부상으로 5분 분량밖에 찍지 못하고...

결국 제작진은 각 분야의 예술가 2만 명을 동원해 길이 100m, 폭 15m의 퐁네프 다리 세트를 만듭니다. 다리 아래로는 센 강의 실제 수심과 같은 15~20m 땅을 파서 물을 채우기도 했죠. 250억 원의 제작비가 드는 동안 제작자 3명을 파산시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실사에 가깝게(?) 퐁네프를 재현했기 때문일까요?영화 덕분에 연인의 다리 퐁네프는 여행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Tip! 파리 센 강을 잇는 여러 다리는 파리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이 애정하는 장소입니다. 비라켕 다리는 <인셉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 나왔고,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으니 함께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뷰티 인사이드>
 인천, 체코 프라하

<뷰티 인사이드>는 겨울의 따뜻한 느낌이 묻어나는 영화입니다. CF 감독 출신이 만든 영화답게 예쁜 화면과 배우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죠.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 우진과 이수(한효주)의 독특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입니다.

▶ 가구 매장 겸 카페 '발로'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서 엔딩에 나오는 체코 프라하만큼 에디터 눈에 띈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인천에 있는 가구 매장 겸 카페 '발로'인데요. 이수가 매니저로 일하는 빈티지 가구 매장으로 나옵니다. 극중 이수는 특별한 사연의 의자에 대해 설명하는데요. 이 사연은 진짜 '발로'의 사연에서 비롯된 대사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가구와 소품을 감상하다 보면 익숙한 공간이 나오는데요. 아예 '이수로드'라고 이름 붙인 통로도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는 영화의 파티장 세트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죠. 촬영 당시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해 몽환적인 안개 효과를 만들었는데요. 지금도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해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군요. 

노란 색감이 인상적이었던 이수의 가구 매장 외관은 '인천 아트플랫폼'이었습니다.

▶카를 교
헤어졌던 우진과 이수는 체코 프라하에서 조우합니다. 두 사람 뒤편으로 보이는 다리 '카를교'는 프라하의 상징이죠. 프라하는 엔딩에 잠깐 나오지만 영화 내용과 무척 잘 어울리는 도시라고 생각했던 1인인데요. 쓸쓸하고 스산한 동유럽, 하지만 그럼에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은 역시 프라하죠!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프라하 야경. 막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입니다. 정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횡성

할아버지, 할머니가 실제로 살았던 집을 그대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두 분은 이곳에 살고 계시지 않습니다. 다만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팬들이 종종 들르고 있죠. 

여행 가려고 해도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구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공짜로, 여행 계획도 필요 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바로 시골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이죠ㅋㅋㅋㅋㅋ 물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오순도순한 모습보다는 싸우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겠지만요;;;

에디터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하얀 눈으로 화면을 꽉 채운 이 장면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요.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겨울 풍경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런 발길도 닿지 않은 소복이 쌓인 시골 숲길을 목적 없이 걷는 이런 여행도 해보고 싶네요. 


지금까지 에디터 개취로 선정한 '영화 따라 세계여행' 재밌으셨나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아이슬란드, <원스>의 아일랜드는 애매한 겨울 느낌에 눈물을 머금고 뺐습니다ㅠㅠ 

여기 한 번 꼭 가보고 싶다는 댓글 환영하구요. 여기 진짜 괜찮다 마구마구 추천해주시는 댓글은 더더욱 환영합니다!! (언젠가 떠날 날을 위해 공유, 하트는 필수죠!)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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