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새 식구로 들어오게 된 ‘쉬헐크’는 태생적으로 사촌오빠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70년대에 ‘헐크’를 주인공으로 한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TV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자, 마블 코믹스는 세계관 확장과 작품의 열기를 더하기 위해 헐크의 여성형인 쉬헐크를 내놓았다. 다만 마블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영화화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어서 제작은 끝내 무산되었지만, 몇 안 되는 힘쓰는 여성 히어로라는 특성으로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이제는 당당히 MCU의 한 축을 차지하며, 마블드라마 형식으로 오는 8월 디즈니+에서 실사화 작품이 등장한다. 이에 쉬헐크의 여러 가지 비하인드와 헐크와 어떤 점이 같고 또 다른지를 비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쉬헐크와 헐크 누가 더 셀까?

쉬헐크와 헐크, 같은 감마변이를 겪은 둘 다 감마선을 흡수하고 조작하는 공통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위험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방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둘 중에 누가 더 셀까? 겉보기에도 쉬헐크가 헐크보다 덩치도 더 작고 힘도 더 적다. 쉬헐크는 100톤 이상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에 제자리에서 최소 180m 높이를 뛰어오를 수 있는 다리 근육을 가지고 있다. 점프를 하면 300m 거리를 뛰어 넘는다고 한다. 이에 반해, 헐크의 힘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없는 것이 공식 설정이다. 분노와 스트레스의 크기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는 것도 있고, 브루스 배너가 잠재의식에서 헐크의 파괴적인 힘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그 힘을 제대로 측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부의 강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쉬헐크의 피부는 섭씨 영하 90도의 극저온과 영상 1600도까지의 고온을 견딜 수 있고, 웬만한 미사일은 직격으로 맞아도 버티는 강도를 지녔다. 헐크의 피부는 이보다 더 단단해서, 최대 55만도의 고온에도 버티며, 토르나 캡틴 마블, 제우스, 허큘리스 같은 강자들의 공격에도 해를 입지 않는다. 어쨌든 헐크가 쉬헐크보다 센 것은 확실하다. 이는 쉬헐크가 기본적으로 ‘제니퍼 월터스’로서의 이성과 지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쉬헐크 역시 지성이 없는 회색의 쉬헐크일 때엔 헐크만큼 강해진다. 물론, 헐크도 보다 사납고 지능적인 ‘그린 스카’ 인격과 ‘데블 헐크’ 인격일 경우엔 훨씬 더 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쉬헐크 VS ???

쉬헐크 VS 허큘리스

헐크가 워낙 말도 안 되게 막강해서 그렇지, 쉬헐크도 충분히 강력하다. 힘 자체는 사촌에 비해 부족하지만 싸우는 기술은 앞서 있어서, 힘과 기술의 결합으로 막강한 상대들을 물리쳐왔다. 브루스 배너는 싸움을 못하지만 제니퍼 월터스는 싸울 줄 안다. 토르에게 두 번 이겼고, 헐크도 쉽게 이기기 힘든 어보미네이션을 어렵지 않게 쓰러뜨렸다. 허큘리스와 팔씨름 대결을 벌일 때엔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힘을 빼고 시합에 임해, 허큘리스가 겨우 이길 수 있도록 해주기도 했다. 체력측정을 받으러 판타스틱 포에게 갔을 때엔, 씽의 운동기구를 가볍게 들어 올려 그보다 힘이 더 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런 힘의 차이는 절대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힘이 세다고 무조건 전투력이 더 세다는 것도 아니다.

쉬헐크도 여러명?

쉬헐크 VS 라이라

제니퍼 월터스나 아마데우스 조가 한때 헐크의 이름을 사용했듯이, 쉬헐크의 이름도 다른 캐릭터와 공유했다. 헐크의 딸인 라이라도 쉬헐크로 불린다. 헐크가 직접 결혼해서 낳은 딸은 아니고, 멀티버스의 다른 세계에서 온 여전사 썬드라가 가장 강한 남자인 헐크의 DNA를 확보해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딸이다. 최소 90톤의 무게를 들어 올려 쉬헐크보다 기본적인 힘이 살짝 힘이 모자라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면 100톤까지 힘을 낼 수 있다. 명상을 하는 이유는 헐크나 쉬헐크가 분노하면 더 강해지는 것과 달리, 라이라는 화를 낼수록 점점 약해진다. 이것은 라이라가 광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유전자 조작의 결과다. 다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전투 훈련을 받아온 부족 최고의 전사여서, 싸움실력은 쉬헐크를 능가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 감마선의 흔적을 감지할 수도 있는데, 정작 본인은 감마선에 노출되면 오히려 체력이 약화된다.

쉬헐크 VS 레드 쉬헐크

브루스 배너의 전 아내인 베티 로스는 브루스와 헐크를 죽이려는 아버지 사이에서 참으로 난처한 입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고 있다. 한때 죽었던 베티는 아버지 로스 장군에 의해 레드 쉬헐크의 형태로 부활했다. 레드 쉬헐크의 다리 힘은 쉬헐크와 동일하지만, 들어 올리는 힘은 75톤 정도로 쉬헐크보다 부족하다. 쉬헐크는 레드 쉬헐크와 싸웠을 때 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 그러나, 레드 쉬헐크도 훈련을 거치면 힘이 더 강해질 수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둘의 힘 차이는 거의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베티는 부활하면서 신체가 강화되어서 인간의 형태일 때엔 제니퍼보다 힘이 세다. 쉬헐크나 라이라와 달리, 산성의 침을 뱉는 특수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

쉬헐크 VS 아드레나존

감마선과 연관이 없는 쉬헐크들도 존재했다. 일종의 사기꾼들인데, 같은 이름을 쓰는 만큼 힘이 세다는 공통점은 있다. 에이드리안 린이라는 여성은 교통사고로 걷지 못하게 되었으나 실험적인 치료 덕분에, 회복을 넘어 초인 수준의 힘까지 갖게 되었다. 쉬헐크가 범죄를 저지른 린의 남편을 체포하자, 전신을 초록으로 칠해 쉬헐크로 변장하고 나쁜 짓을 저질러 명성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복수에 나섰다. 하지만, 나중엔 자신이 진짜 쉬헐크라고 믿어버리는 부작용이 나타나버렸다. 힘, 속도, 체력 등이 모두 인간의 수준을 능가했으나, 역시 쉬헐크에겐 부족했다.

코타티 쉬헐크

쉬헐크의 행세를 한 외계인도 있다. 크리 족과 같은 행성에서 거주하던 식물 외계인 코타티 족이 지구를 침공하면서, 지구인들 틈에 자신들의 요원을 잠입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쉬헐크의 몸 안에 뿌리를 내려 그 몸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쉬헐크 행세를 하며 스파이 활동을 한 것이다. 쉬헐크의 몸을 차지했으므로 당연히 그 힘도 그대로 다 사용할 수 있었고, 판타스틱 포의 씽을 상대로 싸워 우위를 점했다. 당연히, 내면에 있던 제니퍼 월터스가 자신의 통제권을 되찾음으로 인해 잘 해결될 수 있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 영화 칼럼니스트 김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