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는 <캡틴 마블>을 통해 처음 등장한 변신 외계종족 스크럴이 닉 퓨리와 함께 <시크릿 인베이전>으로 돌아온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는 <시크릿 인베이전>은 그간 어벤져스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해 온 닉 퓨리가 본격 전면에 나서서 스크럴 종족이 비밀리에 지구를 침공하려는 것을 막아내는 작품이다. 마리아 힐, 탈로스, 에버렛 로스, 제임스 로즈(워머신) 등 친숙한 얼굴들과 함께 하지만, 어떤 인물로도 변신할 수 있는 특유의 능력 때문에 이 중에도 스크럴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스크럴의 지구 침공을 앞두고, 마블 유니버스에서 다양한 면모를 보이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크럴에 대해 알아본다.
스크럴이 지구를 침공한 이유
크리 제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고향이 파괴된 스크럴들은 난민이 되어 우주 곳곳으로 흩어졌고, 크리는 스크럴이 ‘위협적인 침략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스크럴의 사정을 알게 된 쉴드와 캡틴 마블은 난민들을 위한 새로운 집을 찾아주기로 하면서 협력 관계가 되었으나, 결국 새 집을 찾는 데 실패하자 분노한 난민들은 지구를 빼앗기로 결정하고 행동에 옮긴다.
원작에선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던 제국이었지만 잇따른 악재가 겹치면서 몰락을 가져왔다. 행성을 먹는 갤럭투스가 제국의 수도 행성을 먹어버리면서 중앙정부가 사라졌고, 이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내전을 불러왔다. 엄청난 인명 피해가 일어난 뒤에야 내전은 종식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어나일러스가 일으킨 전쟁(어나일레이션 데이)으로 수백 개의 행성이 파괴되면서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이에 남은 스크럴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집으로 지구를 선택하고 비밀리에 정복하려 했던 것이다.
탈로스
<캡틴 마블>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모습을 보였던 탈로스가 이번에도 역시 벤 멘델슨의 연기로 돌아온다. 그는 지구를 빼앗으려는 스크럴 반란군과 노선을 달리하여 인간들의 편에 선다. 스크럴의 장군이었던 탈로스는 평화주의자인 크리의 과학자 마-벨에게 가족을 포함한 자신의 세력을 맡기고 다른 난민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지구에서 연구를 하던 마-벨이 암살되면서 가족과의 연락이 끊긴 탈로스는 1995년에야 지구에 도착하고, 닉 퓨리와 쉴드에게 쫓기다가 결국엔 퓨리, 캡틴 마블과 함께 하게 되고, 아내 소렌과 딸 가이아와도 재회할 수 있었다.
타노스의 위협이 제거된 후 퓨리가 스크럴 우주선에 타서 우주로 휴가를 간 동안, 탈로스와 소렌이 퓨리와 마리아 힐로 위장해 대신 지구에서 미스테리오와 스파이더맨과 함께 했었다. 이번에는 <왕좌의 게임>의 대너리스였던 에밀리아 클라크가 탈로스와 소렌의 딸 가이아로 등장해 활약을 펼치게 된다. 원작에서의 탈로스는 상당히 다르다. 스크럴임에도 변신능력이 없어서 무시를 당하지만 그 유전적 결함은 대신 강력한 힘을 주었기 때문에 전투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좋은 사람은 아니다.
베란케
원작 「시크릿 인베이전」의 원흉은 스크럴의 공주였던 베란케다. 종말의 예언에 심취해 있던 광신도 베란케는 행성이 파괴되자 여제의 자리에 올라 지구 침공을 계획했다. 스파이더 우먼을 납치해 본인이 직접 스파이더 우먼으로 위장해 지구 사회에 침투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다른 영향력 있는 지구인들을 하나씩 스크럴로 바꿔치기했다.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된 후에는 토니 스타크에게 접근해 그 역시 스크럴 요원이라며 심리적으로 조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노먼 오스본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 비밀 장소에 감금되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슈퍼 스크럴
‘슈퍼 스크럴’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스크럴의 군인이었던 그는 지구 정복을 목표로 하는 황제의 지시로 인공적인 수술을 받고 판타스틱 포 멤버들과 동일한 초능력을 얻었다. 네 명의 초능력, 즉 신체를 길게 늘일 수 있고(미스터 판타스틱), 투명화되거나 방어막을 생성할 수 있으며(인비저블 우먼), 불꽃을 발사하고(휴먼 토치), 강력한 힘을 얻었는데(씽), 오히려 원조인 판타스틱 포보다도 더욱 강력한 수준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종족에서 추방되기도 하고 비밀 지구 침공에 반대해 적대세력인 지구와 크리에 협력하거나 하는 행보를 보이는 등 파란만장한 생애를 거쳤다가, 한동안 스크럴의 황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시크릿 인베이전> 시리즈에서는 ‘그래빅’이라는 인물이 스크럴 반란군을 이끄는 슈퍼 스크럴로서 등장한다.
파워 스크럴
스크럴의 군인이자 첩보요원이었던 파워 스크럴은 신체능력이 발달하여 일반 스크럴들보다도 훨씬 강한 힘과 빠른 속력을 지녔으나, 지구를 함께 공격한 데보스라는 외계인이 스크럴을 침공하는 바람에 반란자로 내몰렸다. 감옥 생활과 은하계 대전쟁에 참전한 후, 크리와 스크럴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면서 대사의 지위를 얻었다. 평소엔 상당히 공손한 모습이며, 불필요한 폭력을 싫어하는 의외의 일면을 가졌다.
헐클링
크리 출신의 오리지널 캡틴 마블(코믹스에선 남자다)과 스크럴 황제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도렉 8세는 유모와 함께 지구에서 자랐다. 자신의 기원을 모른 채 살던 도렉 8세는 영 어벤저스로 슈퍼히어로 세계에 뛰어든 뒤에야 혈통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스크럴 황실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임에도 슈퍼 스크럴은 그를 은밀히 보호해주기도 했다. 양쪽의 혈통을 모두 가진 도렉 8세는 스칼렛 위치의 아들인 위칸과 결혼식을 올린 뒤에 크리와 스크럴의 새로운 통합세력을 지배하는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라이자
파워 스크럴의 전 애인이었던 라이자는 판타스틱 포를 없애기 위해 그들의 시각장애인 동료인 앨리시아 마스터즈로 변신하여 접근하는 임무를 받았다. 그러나 라이자는 휴먼 토치와 진짜로 사랑에 빠져버렸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미스터 판타스틱의 장치를 파괴하려다 들킨 라이자는 납치된 진짜 앨리시아를 구출하는 것을 돕다가, 휴먼 토치를 노린 파워 스크럴의 공격을 대신 받아 죽었다. 파워 스크럴에 의해 부활한 라이자는 판타스틱 포에게 복수를 하려 했지만 끝내 휴먼 토치를 미워할 수가 없었고, 스크럴과의 관계를 끊은 채 지구인으로 변신하여 살았다.
지구를 사랑한 스크럴
천성이 잔인하다고 하지만 의외로 좋은 스크럴도 많이 존재한다. 지구인 신분으로 위장하여 자경단으로 활동한 크루세이더와 버추, 현상금사냥꾼으로서 쉬헐크의 친구가 된 슈퍼 스크럴의 딸 자진다, 가출 청소년 히어로들의 팀인 런어웨이즈에 합류한 재빈 등 지구의 편에 선 스크럴들이 존재한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