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기간 중 체포된 스페인 배우, 모두 해프닝?
8월 30일부터 9월 9일 진행한 80회 베니스영화제는 여러 모로 화제를 모았다. 미국 영화계가 파업으로 정지된 상태에서 진행한 것, 그 여파로 개막작이 교체된 것, 전혀 생각지 못한 영화가 출품된 것 등등 크고 작은 얘깃거리가 있는 영화제였다. 그중에서도 이 사건은 아마 80년 전통의 베니스영화제에서도 정말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제 기간 중 배우 한 명이 체포된 것이다.
스페인 배우 가브리엘 게바라(Gabriel Guevara)는 현지 시간으로 9월 2일 베니스에서 체포됐다. 그가 성폭행을 했다는 신고가 프랑스에서 접수됐고(그는 스페인-프랑스 이중국적자다), 프랑스 경찰이 체포 영장을 발부해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것이다. 바로 다음 날인 9월 3일에 그는 ‘필르밍 이탈리’(Filming Italy, 이탈리아 촬영 협회)에서 수여하는 젊은배우상을 수상할 예정이었기에, 필르밍 이탈리는 곧바로 수상을 취소했다.
가브리엘 게바라는 <스캄 스페인>과 넷플릭스 시리즈 <넌 특별하지 않아> 등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로, 올해 6월 8일 공개한 아마존 프라임의 오리지널 영화 <마이 폴트>에 출연했다. <마이 폴트>는 메르세데스 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총 3부작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게바라의 체포 소식 후 아마존 프라임 또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 사건은 베니스영화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바라의 체포 보도 후 베니스영화제는 공식 채널을 통해 “가브리엘 게바라는 베니스영화제의 어떠한 공식 행사에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영화제 기간 중 배우가 체포된 사례 자체가 워낙 특이해 이런 식으로 알려진 것.
이후 9월 4일, 가브리엘 게바라가 구금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체포는 과거에 이미 무죄판결을 받은 건으로 일어난 해프닝이며 그 사건 당시 게바라는 13살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탈리아에 입국하기 전 프랑스에서 문제없이 여행했었었기에 이번 체포는 완전히 규정에서 어긋난 것이였다고 덧붙였다.
괜히 우정 챙기다가… 애쉬튼 커쳐-밀라 쿠니스, 사과 영상 게시
할리우드 스타 부부 애쉬튼 커쳐와 밀라 쿠니스가 사과했다. 이번에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동료를 옹호했다는 이유였다.
두 사람이 옹호한 건 동료 배우 대니 마스터슨(Danny Masterson). 시트콤 <70년대쇼>(여기서 커쳐-쿠니스 부부와 함께 출연했다), 영화 <예스맨> 등으로 유명한 그는 2건의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최소 30년형에서 최대 종신형 판결까지 점쳐지는 이번 재판에서 그의 몇몇 지인들은 그의 평소 행실 등을 증언하며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했는데 애쉬튼 커쳐-밀라 쿠니스도 그와 같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폭행범을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커쳐와 쿠니스는 본인들의 SNS 계정으로 해당 탄원서를 작성한 경위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전했다. 두 사람은 마스터슨의 가족들 요청으로 탄원서를 작성하게 됐다며 “피해자의 증언을 훼손하거나 트라우마를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사람은 성매매 근절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암시하며 “(성 범죄) 피해자들을 지원한다. 그런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커쳐는 2012년, 당시 연인이었던 데미 무어와 함께 인신매매 근절 조식 ‘쏜: 디펜더스 오브 칠드런’이란 단체를 설립한 바 있다. 또 성 매매를 반대하는 연설을 하는 등 그동안 성 범죄나 성 매매 피해자들을 옹호한 커쳐와 쿠니스였기에 이번 사건은 지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애쉬튼 커처는 현재 <롱 홈>을, 밀라 쿠니스는 <잭팟>과 <굿리치>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3일 만에 손익분기 돌파, 여전한 컨저링 유니버스 <더 넌 2>
‘컨저링 유니버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전 세계 개봉을 앞둔 <더 넌 2>가 벌써부터 흥행 광풍을 예고하고 있다.
<더 넌 2>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아홉 번째 영화이자, 2018년 개봉한 <더 넌>의 속편이다. <더 넌>은 수녀의 모습을 한 악마 ‘발락’과 발락의 악행에 휘말린 아이린 수녀(타이사 파미가)의 이야기를 그렸다. 북미에서 9월 8일 개봉한(한국에선 9월 27일 개봉할) <더 넌 2>는 1편으로부터 4년이 흐른 뒤 다시 발락과 맞닥뜨리게 된 아이린 수녀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1편의 코린 하디 감독 대신 <요로나의 저주>,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를 연출한 마이클 차베즈가 메가폰을 잡았다.
저예산으로 제작해 많은 흥행 수익을 남기는 장르가 공포영화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성공하는 건 무척 드문 일이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공포영화 장르의 대표 시리즈답게, 매 편 상당한 수익을 남겨왔다. 시리즈 중 가장 성적이 낮은 <요로나의 저주>(1억 2천만 달러)도 제작비(9백만 달러)에 비하면 대박일 정도니까.
그 컨저링 유니버스의 신작 <더 넌 2>도 그 흥행 승승장구의 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 넌 2>의 제작비는 3850만 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개봉 3일 만에 전 세계에서 8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굳이 따지자면 1편 <더 넌>에 비해선 확실히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북미 극장가 역시 수익이 예전처럼 폭발적이지 않다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은 시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개봉 직후 바로 1위 자리에 올랐으니 입소문만 잘 난다면 장기 흥행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1편보다 평가가 좋다는 호재도 있고.
다른 영화 흥행을 덧붙이자면, 노동절 흥행 기록 2위에 오른 <더 이퀄라이저 3>는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작들에 비하면, 그리고 제작비(7000만 달러)에 비하면 화력이 다소 아쉬운 상황. 그래도 상당히 오랜만에 속편을 낸 시리즈치고는 그럭저럭 좋은 성적이다. 9월 8일 개봉한 <나의 그리스식 웨딩 3>는 이제 막 1300만 달러를 돌파했다. 1편이 최종 3억 달러, 2편이 최종 9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지금으로선 그 근처까지도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