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알지 못했던 영화를 만나는 첫 순간이 언제일까요?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기 힘든 요즘은 아마 팜플렛이나 포스터일 겁니다. 그만큼 영화의 첫 이미지를 결정짓는 포스터는 이제 팬들의 '덕심'을 드러내는 척도이기도 한데요, 영화 팬들의 또 다른 재미인 팬메이드 포스터를 만나볼까요?

신작에 명작을 끼얹나? 오마주 포스터

잠깐, 팬메이드 포스터를 만나기 전에 센스만점 공식 포스터들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최근 공개된 시리즈들의 포스터를 보면 세련되면서도 원작의 향수를 은근하게 풍기는데요, <스타워즈: 더 라스트 제다이>와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바로 그렇습니다. 특히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디터가 최고의 티저포스터라고 혼자라도 소문낼 만큼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죠.

전체적인 구도는 다르지만 주인공의 포즈만큼은 확실합니다
두상이 동글동글한 제노모프 때문에 더 비슷해보입니다.

사실 이런 '원작 끼얹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 사례는 <트론: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장 28년 만에 나온 직접적인 속편이었기에 더욱 원작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겠죠?

패러디가 일품! 한국의 포스터 패러디

한국 영화의 포스터는 오마주보다 패러디를 자주 사용합니다. 특히 장르를 전복시키는 독특한 패러디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요, 그 중에서도 <내부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왠지 같은 사진을 2번 쓴 거 같은 건 느낌 탓입니다
화성에서도 몰디브 찾는 갓상구...

'응답하라' 시리즈만큼 복고 열풍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누리꾼들이 만든 포스터인데요, <건축학개론> 복고풍 패러디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모 극장체인에서 만우절마다 복고풍 포스터를 만들어 '미친 센스'를 발산하고 있죠.

<겨울왕국>은 아티스트 사우스 빅이, <건축학개론>은 (한국에서 제일 쎄다는) 지나가던 행인이 만들었습니다
아티스트도 총출동! 역시 '양덕'의 힘

할리우드 영화,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많은 팬들의 손에서 포스터가 재탄생되고 있습니다. 일반 팬덤은 물론이고 디자이너나 코믹북 작가들도 참여해 놀랄 정도로 '고퀄'의 팬메이드 포스터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어느 게 원본일까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팬메이드 포스터는 우측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본따 만들었습니다
왼쪽 팬메이드 포스터는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식에 비주얼 아티스트 조쉬 랭지가 그가 연출했던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변주한 것이죠.

특히 해외 팬메이드 포스터는 간결하게 영화의 분위기나 특징을 전하는 미니멀리즘이 대세인데요, 그래서 유독 배우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블록버스터도 팬메이드 포스터에선 남다른 시각이 돋보이곤 합니다.

독자분들의 손가락을 위해 가로로 붙였지만 세로로 쭉 이어져있는 <빽 투 더 퓨쳐> 시리즈
제목만 지우면 완전 수수께끼 같겠죠? <죠스>와 <플라이>, <드라이브>의 팬메이드 포스터입니다.
<메멘토>, <다크 나이트>, <저수지의 개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입니다. 참고로 마지막 팬메이드는 에디터가 폰 배경으로까지 했었는데요, 하지만 영화가...(주륵)

국내에서도 인기 많았던 작품들은 팬들에게 어떻게 그려졌을까요? 히어로무비부터 SF까지, 제각기 다른 느낌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팬메이드 포스터를 뽑아봤습니다.

<라라랜드>
<로건>
<인터스텔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엑스맨: 아포칼립스>
<어벤져스> 시리즈

어떠셨나요? 포스터만으로도 영화가 색달라 보이지 않나요? 에디터는 그 재미에 영화를 보고 항상 팬메이드 포스터를 찾아보곤 합니다. 때로는 정식 포스터보다 훨~~씬 감각적인 팬들의 솜씨에 감탄하는 맛도 있고요. 그럼 마지막으로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하지만 팬들의 기원이 담긴 팬메이드 포스터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 정도면, 호수도 있고…(울컥)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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