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음악 프로그램이라면 뭘까요? 아마도 '복면가왕'을 떠올리실 텐데요,
얼굴을 가린 채 가창력, 순수 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배우들도 때때로 그렇게 얼굴을 가린 채 연기력만으로 승부하는 순간이 있는데요,
과연 어떤 얘기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모션 캡쳐의 세계로 빠져보시죠!
모션캡쳐란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배우의 몸에 장착한 센서로 배우의 움직임을 감지, 그 정보를 영상에 구현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영화 메이킹 필름을 찾아보시는 분이라면 이런 걸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바로 저 동그란 점들이 하나의 센서로 배우의 움직임을 포착, 데이터로 만들어줍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얼굴 표정을 따내는 페이셜 캡쳐, 센서가 아닌 특수카메라로 움직임을 읽어내는 프레임 캡쳐까지 등장했죠.
이런 모션캡쳐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품이 있다면, <폴라 익스프레스>와 <아바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풀3D 애니메이션이지만 톰 행크스가 모션 캡쳐로 1인 6역을 소화했고, <아바타>는 페이셜 캡쳐를 활용해 실사영화에 가장 근접한 배우의 연기를 포착하는 척도를 만들었죠. 이제 모션캡쳐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안 쓰는 영상분야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캐릭터의 진짜 얼굴은?
설명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배우들의 모션캡쳐 연기를 만나볼까요? 이 배우, 얼굴은 몰라도 그의 연기를 못 본 관객은 없을 겁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마이 프레셔스~". 이 한 마디면 온국민이 다 알 그 캐릭터!
바로 골룸, 그리고 앤디 서키스입니다. 앤디 서키스는 골룸, 킹콩, 시저, 그리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슈프림 리더 스노크까지, 현재 할리우드 영화에서 명실상부 모션캡쳐 배우 1순위인데요, 그야말로 모션캡쳐의 '대부'란 말이 아깝지 않습니다.
그만큼 유명하기에, 앤디 서키스의 얼굴은 꽤 낯익기도 합니다. 왜냐구요? 바로 <킹콩>에서 요리사 럽피 역으로 등장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정도는 돼야 진정한 1인 2역이라 할 수 있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도 모션캡쳐 자문과 율리시스 크로 역으로 출연했고요. 모션캡쳐의 달인답게 현재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 중인 <정글북>의 감독이자 배우로 준비 중입니다. 디즈니의 <정글북>과 어떤 차이점을 가진 작품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잠깐, 앤디 서키스가 <킹콩>을 했으면 설마 이번 <콩: 스컬 아일랜드>도? 라고 생각하신 분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번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는 테리 노터리가 콩 역을 했습니다. <혹성탈출> 시리즈에서도 로켓 역으로 출연한 그는 현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즉 '어벤져스' 시리즈 캐스팅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제2의 앤디 서키스'라는 명칭을 받을 만한 배우로 등극한 셈이죠.
'신기하긴 한데 누군지도 모르겠는데?'라고 생각하신다면 이번엔 유명 배우들의 모션캡쳐 연기를 전해드려야겠죠?
잠시 마블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어벤져스의 적, 울트론! 단단해보이는 금속 신체 아래에는 배우 제임스 스페이더가 숨어있습니다. 미드 <블랙리스트>의 레이먼드 레딩턴으로 활약 중인 제임스 스페이더는 울트론의 다양한 모습을 모션캡쳐로 연기했는데요, 브루스 배너인 마크 러팔로 역시 모션캡쳐까지 소화하며 헐크의 다양한 심리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모습은 달라도 목소리는 익숙하다면? 아마 팬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동굴 목소리'의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입니다. 우리의 셜록은 이 세계에 날아가서 용이 됐다는 슬픈 전설이...(왈칵) <호빗> 시리즈에서 컴버배치는 스마우그로 변신했는데요, 짧게나마 그의 연기를 감상해볼까요?
용이 돼서도 혼신의 연기를 펼친 컴버배치! 그는 이 작품에서 강령술사의 목소리로도 출연했습니다.워너의 <정글북>에서 쉬어 칸 역을 맡는다니, 과연 그 동굴 목소리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겠죠?
한국 관객들에게 '주책바가지 가수', '다정다감한 아버지'로 익숙한 배우가 있죠? 바로 빌 나이입니다.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등 로맨틱 영화로 친숙한 이미지를 단번에 뒤엎은 영화는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입니다. 문어촉수괴물 데비 존스로 캐스팅된 그는 영화 내내 모션캡쳐 연기로 악역다운 악역의 존재감을 드러냈죠.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도 훌륭한 배우들로 무장한 모션캡쳐 애니메이션입니다. 국내에선 "땡땡의 모험"으로 더 익숙한 작품이죠? 주인공 제이미 벨부터 다니엘 크레이그, 사이먼 페그, 토비 존스, 앤디 서키스(이 사람만 따라가도 모션캡쳐 영화는 다 볼 듯하죠) 등이 출연합니다. 작품 자체의 호불호는 조금 갈리지만 모션캡쳐의 가능성을 극대화한 영화입니다. 특히 중간에 롱테이크 추격전은 에디터로서 꼭! 관람을 추천드려요!
사실 이밖에도 CG 장면을 위해 모션캡쳐를 대신하는 배우들도 있습니다. 속편을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로켓 라쿤과 그루트의 경우 목소리 연기는 각각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이 맡았으나 현장에선 제임스 건 감독의 동생이자 배우 션 건과 크리스티안 고들레프스키가 모션캡쳐 연기를 펼쳤습니다.
국내에서도 <대호>에서 호랑이를 연기한 배우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모션액터 곽진석이 현장에서 호랑이의 움직임을 연기했습니다. 서울액션스쿨 스턴트맨 출신답게 호랑이의 움직임을 꼼꼼히 기록한 후 고스란히 감정을 실어넣으며 <대호>의 사실감을 살렸습니다.
영화만큼 모션캡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게임 분야입니다다. 성우의 목소리와 연기를 동시에 담아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들을 만들었죠. 특히 <비욘드: 투 소울즈>는 아예 할리우드 배우 엘렌 페이지와 윌렘 대포를 캐스팅, 시네마틱 게임이라 불리던 자신들의 장르를 더욱 굳건하게 했죠.
아예 대놓고 B급 슬래셔무비를 모티브로 한 <언틸 던>에서는 헤이든 파네티어, 레미 맬렉 등 미드에서 활약 중인 배우들의 실제 연기를 담았고, 최근에는 '메탈 기어 솔리드'의 제작자로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가 <워킹 데드>의 '대릴 딕슨' 노먼 리더스와 '한니발' 매즈 미켈슨을 캐스팅해 게임 제작에 돌입해서 영화 팬과 게임 팬의 마음에 불을 질렀죠.
이처럼 모션캡쳐는 연기의 영역을 넓혀 배우들의 한계를 뛰어넘게 도와주고, 또 관객들에게 늘 신비한 환상을 줍니다. 앞으로도 어떤 배우들이 모션캡쳐를 통해 멋진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