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개봉 첫날 오프닝 기록을 경신한 영화는 개봉 첫 주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미이라>에서 톰 크루즈만큼 관객들의 호감을 사로잡은 배우가 있다. 아마네트 역의 소피아 부텔라다. 눈밝은 관객이라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살벌한 킬러 가젤을 연기한 배우임을 곧장 알아챘을 것이다.

소피아 부텔라는 <킹스맨>, <스타트렉 비욘드>를 지나 이번 <미이라>까지 거치며 명실공히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존재감을 빛내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아직 낯설지만, 실은 굉장히 탄탄한 경력을 쌓아온 그녀의 이력을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알아보자.


#CHILDHOOD

소피아 부텔라는 1982년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태어났다. 재즈 뮤지션인 아버지와 건축가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 5살 때부터 고전무용을 배웠다. 그녀는 "예술적인 집안 분위기가 어려서부터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알제리 내전 당시, 가족 모두가 프랑스로 이주해 리듬체조를 시작했고 18살에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BREAK_DANCE

10대 후반 즈음부터 브레이크댄스에 빠져 거기에 매진했다. '바가본드 크루'라는 팀의 일원으로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안무가 블랑카 리의 눈에 들어 2002년 리가 연출한 댄스영화 <도전>(Le défi)에 주연으로 참여하고, 이후 몇몇 영화와 TV시리즈에 출연했다. 물론, 연기보다 춤이 돋보이는 역할이었다.

<도전>의 한 시퀀스

#MADONNA

2006년, 2012년 마돈나와의 투어

자미로콰이, M. 포코라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던 부텔라는 2005년 저명한 안무가 제이미 킹에게 발탁돼 마돈나의 투어 팀에 합류하게 된다. 무대나 뮤직비디오에서 마돈나의 바로 옆에 설 정도의 비중을 자랑하면서 댄서로서 커리어를 다졌다. 댄서로서는 마지막 무대 역시 마돈나의 2012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였을 만큼 그 연이 대단하다. 그 사이 리아나, 크리스 브라운, 어셔, 니요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투어 역시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일정상 무산됐지만, 'Hollywood Tonight'의 뮤직비디오에 주연으로 등장했다.

Michael Jackson - Hollywood Tonight (Official Video)

#NIKE

2007년엔 나이키 광고 모델로 기용됐다. 이번에도 제이미 킹과의 연으로 가능했던 기회. 당시 나이키의 캠페인 'Make Yourself'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화보, CF를 촬영했다. 화려한 육체와 댄서로서의 장기를 살려 건강한 여성성의 롤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ACTOR

<스트리트댄스 2: 라틴 배틀>

댄서로 저변을 넓히던 소피아 부텔라는 2012년 춤만큼이나 사랑하는 연기에 전념하기로 결정한다. 그해 영국의 3D 댄스영화 <스트리트댄스 2: 라틴 배틀>에 출연해 배우로서 본격적인 출사표를 내밀었다. 영화가 그럭저럭 성공했던 데에 반해, 그녀의 캐리어는 쉽사리 풀리진 못했다.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한 채 2년을 보내야만 했다.

<스트리트댄스 2: 라틴 배틀>

#KINGSMAN

소피아 부텔라에게 다시금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건 2015년 매튜 본의 액션 시리즈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덕분이었다. 메인 빌런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에게 고용된 살인병기 가젤 역을 맡아서, 태런 에저튼과 콜린 퍼스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았다. 칼날이 달린 의족을 무기 삼아, 감정을 완벽히 거둔 채 적을 처리하는 가젤이 선사하는 위협은 어마어마했다. 댄서였던 경력을 살려 우아한 동선과 액션에 브레이크댄스 동작을 가미하는 등 특별한 시도가 돋보였다.

스치기만 해도 목이 날아갈 것 같은 토마스 공격

#STAR_TREK

그 이듬해엔 <스타트렉 비욘드>에 출연해 '떠오르는 신예'의 존재감을 단단히 했다. 소피아 부텔라가 분한 제이라는 수려한 액션과 신비한 외모를 뽐내며 자연스럽게 '스타트렉 월드'에 합류했다. 본래 모습을 가늠하기 어려운 분장 탓에 이 배우가 누구냐에 대한 관심이 쏠렸고, '<킹스맨>의 가젤'이라고 알려지면서 할리우드의 새로운 액션 히로인으로서 소피아 부텔라의 위세가 점점 두터워졌다.


#LOVE

M. 포코라와 로버트 쉬헌과의 투샷

지금까지 두루 알려진 소피아 부텔라의 연인은 프랑스 뮤지션 M. 포코라와 아일랜드 배우 로버트 쉬헌이다. 가수-댄서 관계로 만났던 포코라와는 2008년, 쉬헌과는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만났다. 지난 4월, <스타트렉>에 함께 출연했던 크리스 파인과의 열애설이 크게 보도됐는데, 연인임을 확실히 인정한 정황은 없다.

친구치곤 너무 가까운 거 아니에요?

#INFLUENCE

프레드 아스테어, 밥 포시

소피아 부텔라는 평소 영향받은 이로 가무와 연기에 모두 능통했던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와 감독 겸 배우 밥 포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번 수상에 빛나는 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 그리고 요절한 팝 아티스트 장 미셸 바스키아를 꼽는다. 춤에도 능한 그녀인 만큼 아스테어와 포시의 존재가 크게 다가온다. 뮤지컬 영화에서 프레임을 활보하는 그녀를 상상해본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 장 미셸 바스키아

#UPCOMING

<아토믹 블론드>

<미이라>에 이은 차기작은 무엇일까? 우선 <존 윅> 시리즈의 감독 데이빗 레이치의 새 영화 <아토믹 블론드>가 7월 말 개봉 예정이다. 감독의 이름과 제목만으로도 아주 살벌한 액션으로 채워져 있음이 분명한 영화인데, 예고편을 보면 소피아 부텔라는 주연인 샤를리즈 테론과 진한 동성애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초엔 SNS를 통해 조디 포스터와 함께하는 스릴러 <호텔 아르테미스> 촬영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아이언 맨3>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이야기를 만든 드류 피어스의 첫 연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오랜 파트너 정정훈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다. 이달 초엔 레이 브래버리의 걸작 SF소설을 바탕으로 한, HBO 제작 영화 <화씨 451>에 마이클 B. 조던, 마이클 섀넌과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소피아 부텔라의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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