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만으로도 한 세기를 평정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여기, 세기를 풍미한 역대급 비주얼 고전 미남들을 소개합니다. 이렇게까지 잘생길 필요가 있나 싶은 이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알랭 들롱
프랑스, 1935-

알랭 드롱은 1970년대 미남의 대명사였는데요. 그때부터 1990년대 초까지도 '알랭 들롱 같다'라는 말은 '잘생겼다'는 뜻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와우! 지금 봐도 느낌 대폭발...!!

전혀 고생 같은 거 하지 않았을 것 같지만, 데뷔 전에는 돈이 없어서 웨이터, 짐꾼, 비서, 점원 등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다고 해요. 물론 배가 고파서 레스토랑 앞에 서있으면 종업원이 공짜 밥을 먹여주고, 옷가게 앞에 서있으면 공짜로 옷을 주었다고 하지만요.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여배우 브리짓 오버와 함께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가 미국 영화 제작자에게 발탁되죠.

에디터 전생이 있다면 아마 이 분 덕질했었을 듯...!!

<태양은 가득히>의 위험하고 잘생긴 남자 '리플리'로 엄청난 매력 포텐을 터뜨렸는데요. 실제 알랭 들롱과 가장 성격이 닮은 캐릭터라는데요, 얼마나 치명적인 나쁜 남자일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여성 편력도 상당했죠. 여러 여자들과 약혼과 결별을 반복하고, 복잡한 연애 관계에서 친자 인정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2017년 5월 9일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는데요. 2008년 <아스테릭스: 미션 올림픽 게임> 코미디 영화를 마지막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레고리 펙
미국, 1916-2003

알랭 들롱이 치명적인 나쁜 남자라면, 그레고리 펙은 완벽한 신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에 가정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살았는데요. 오스카 수상, 골든글러브 3회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진보적이었다고 해요.

지적미부터 푸근미까지 (+오지호 닮았음)

<로마의 휴일> 촬영 당시 아직 스타가 아니었던 오드리 헵번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자신의 이름만 크게 쓰여있는 포스터에 그녀를 공동 주연으로 올려줄 것을 어필했는데요. 헵번이 오스카상을 탈 게 분명한데 포스터에 내 이름만 나와있으면 얼마나 치졸한 사람으로 보겠느냐고 하면서 제작사에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성격마저 쿨내 진동!)

그레고리 펙의 손자 이튼 펙

그의 손자 이튼 펙도 할아버지를 따라 배우가 되었는데요. 눈매가 판박이지만 선 굵은 고전 미남형인 할아버지에 비해 현대적인 꽃미남과에 가까운 것 같네요.


비요른 안데르센
스웨덴, 1955-

바람에 흩날리는 구불구불한 중발펌이 꼭 옛날 순정만화에서 톡 튀어나온 모습인데요. 역시나 <베르사유의 장미> 오스칼의 실제 모델이었습니다. (원조 만찢남!)

비요른 안데르센이 나왔던 영화 <베니스의 죽음>은 흥행은 못했지만 비요른 안데르센의 리즈시절 모습이 담겨있는 전설이 되어버렸죠. 그의 이목구비는 좌우대칭이 거의 완벽하다고 하는데요. (의료기술의 힘으로도 따라 하지 못할 정도라네요!) 

나이 들어도 여전히 미소년(?) 할아버지 포스가 뿜뿜합니다. 나이 들어서는 음악교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제임스 딘
미국, 1931-1955

사진만 봐도 치명치명함이 느껴집니다. 제임스 딘은 <이유 없는 반항>으로 방황하는 10대 청춘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실제 삶도 평범하지 않았는데요. 만 24세에 사고로 단명했지만, 사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는 등 사람들은 그를 좀처럼 잊지 못했습니다. 그가 죽자 미국의 소녀 팬들이 따라 자살했으며,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소문들이 돌기도 했습니다. 

왼쪽 아래 사진은 제임스 딘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사진작가 데니스 스톡이 찍은 사진인데요. 이 사진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라이프>의 포스터 모습과 흡사합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비오는 거리를 걸었을 뿐인데 사진 속 그의 모습만 봐도 홀리는 것 같는 느낌입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패션들도 눈에 띄는군요.


게리 쿠퍼
미국, 1901-1961

수많은 염문설을 뿌리고 다녔던 게리 쿠퍼.(오죽하면 절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열애설도 있었다고 합니다;;) 32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자신이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 게리 쿠퍼가 나왔다면 패했을 거라며, 그렇게 생긴 친구는 생전 처음 봤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를 곁에서 지켜본 빌리 와일더 감독은 게리 쿠퍼가 여자를 사로잡는 데 단 세 마디면 충분했다고 합니다. "설마", "정말로", "그건 처음 듣는 말인데". 네. 이 얼굴로요.


로버트 테일러
미국, 1911-1969

공들여 빚어도 이렇게 안 만들어질 것 같은 콧대를 소유한 로버트 테일러는 20세기 미남 배우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미남이라 쉽게 스타가 됐지만, 연기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비극"이라고 평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로버트 테일러의 대표작 <애수>에서 안개 낀 워털루 다리 위에서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모습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죠.


에드워드 펄롱
미국, 1977-

아쉬우니까 여기부터는 앞으로 고전으로 기록될 미남 배우들을 찾아보았는데요. <터미네이터 2>로 무명시절 없이 단숨에 유명해져버린 에드워드 펄롱입니다. 당시 농구장에서 농구를 하다가 감독 눈에 띄어 캐스팅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는 일본 팬들이 먼저 알아본 하이틴 스타였습니다. 형편없는 노래 실력이었지만, 음반 타이틀곡이 일본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기존 기록을 깨고 1위를 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였다고 합니다. '캘빈 클라인' 화보 사진은 레전드 화보로 손꼽힙니다.

찾아보지 말걸 그랬어....

충....격!! (그나마 덜 충격적인 사진들을 골라온 것...!!) 간간이 작품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B급 영화들이 대다수이고요. 마약, 알코올, 폭행 등 여러 안 좋은 사건으로만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때 세기의 미남으로 명성을 떨치던 그였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미국, 1974-

최근까지 톱배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 어쩐지 '고전 미남'이란 수식어에 어울릴까 싶었지만, 디카프리오보다 동생인 에드워드 펄롱도 넣었기 때문에 그냥 넣었습니다. 어쨌든 그도 미남으로 한 세기를 풍미했으니까요.

장난, 심드렁, 금사빠, 내 손 좀 잡아줘.jpg (어차피 모든 것의 완성은 잘생김)

어릴 적엔 워낙 비범한 외모 탓에 평범한 역할은 맡지 못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고전 작품 주인공으로 '로미오'가 떠오르는 건 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항 유리 너머의 줄리엣에게 '금사빠'하는 순간 그런 로미오에게 '금사빠'한 전 세계 세대 불문 여성들이 과연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손발이 크고 못생긴 게 콤플렉스라고 하지만... 음.. 동의하긴 어렵네요.

모두가 아시다시피 벼르고 벼르던 오스카 남우 주연상도 받고, 환경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여전히 건재한 셀럽으로 승승장구 중이죠.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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