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최강의 블록버스터가 역대급 스케일로 찾아옵니다. 시리즈 최고 제작비를 들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가 곧 개봉하거든요.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평가는 후퇴하는데, 정작 흥행 기록은 매번 경신 중인 이 신기한 영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보면 여러 '구설수'야말로 이 시리즈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굴러온 복덩이 찬 메간 폭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주인공 3단 변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1~3편, 그리고 4편부터 이후 제작될 7편까지 총 두 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2편 개봉 직후 가장 큰 폭풍이 몰아쳤죠. 수작이었던 1편보다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주연이던 메간 폭스의 실언이 있었거든요.

(남성 관객들이 뽑은) 1편의 메간 폭스 등장 장면.

2009년, 2편의 개봉을 앞두고 메간 폭스는 '원더랜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베이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세트장에서 꼭 히틀러처럼 군다.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메간 폭스가 감독에게 억하심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나름의 위트라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지만 "히틀러"라는 비유는 일파만파 퍼져나갔습니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휴고 위빙, 조쉬 더하멜, 존 터투로

개봉 200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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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2편 역시 월드 와이드 8억 3천만 달러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파라마운트 측은 3편에서 메간 폭스 대신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투입된다고 알립니다. 실언 때문에 교체당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추측에 메간 폭스 측은 "배우의 자진하차"라고 입장을 표명했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마이클 베이 감독

하지만 2011년 3편 개봉 때, 'GQ'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베이는 "스티븐 스필버그(이 명감독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총괄 제작자입니다)가 와서 '당장 해고시켜'라고 말했다"고 사정을 밝혔습니다. 사실 2편도 성공하고 3편도 성공했으니 억울한 쪽은 메간 폭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마이클 베이 감독은 촬영장에서 독불장군 같다는 뒷얘기가 많거든요.

어쨌든 이후 메간 폭스는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 사과했고, 마이클 베이 감독도 쿨하게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제작하는 <닌자 터틀>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낙점했죠. 아쉽게도 2편이 망하고 말았지만요….

닌자터틀 : 어둠의 히어로

감독 데이브 그린

출연 메간 폭스, 스티븐 아멜, 로라 리니, 윌 아넷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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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터틀> 2편은 흥행만이 아니라 메간 폭스의 연기도 망했다고…
여기도 입이 문제, 샤이아 라보프

<트랜스포머>는 로봇과 액션 외에도 샘 윗윅키, 즉 샤이아 라보프의 코믹한 캐릭터 연기가 버무려졌었죠. 샤이아 라보프는 당시 <트랜스포머>에다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글 아이>,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희대의 스타로 자리매김할 '뻔'했죠.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 <이글 아이>

하지만 그도 결국 구설수에 올라 시리즈에서 하차합니다. 2010년에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싫다. 촬영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가끔은 촬영장에서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를 정도였다"고 출연 중인 시리즈를 디스했습니다. 2012년에는 직접 만든 단편영화가 표절 시비에 휩싸이자 남이 쓴 사과문을 자신이 쓴 것처럼 공개해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표절 시비 이후 베를린 영화제에 등장한 샤이아 라보프. "난 유명한 사람 아님."

그의 하차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인디아나 존스: 해골의 왕국>까지 비판하며 할리우드 시스템에 반감을 드러낸 게 한 이유였습니다. <트랜스포머>의 총괄 제작자이자 <인디아나 존스: 해골의 왕국>의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관계는 당연히 소원해졌죠.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해리슨 포드, 케이트 블란쳇, 카렌 알렌, 샤이아 라보프, 레이 윈스턴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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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4편의 수장으로 돌아온 마이클 베이가 "같은 캐릭터로 4편을 만드는 게 힘들어서 그만두려 했다"고 언급했던 걸 고려하면, 블록버스터에서 벗어나고 싶은 샤이아 라보프의 의지와 시리즈를 환기시키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서로 맞았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런 '미친' 연기와 진지함도 갖춘 그가 그립긴 합니다.
교체된 주인공이 왜 하필 인종차별주의자?
역대 최고의 '캘빈 클라인' 모델로도 유명한 마크 월버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스탠리 투치, 리빙빙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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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아 라보프 대신 4편의 주인공으로 등판한 마크 월버그도 썩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어리숙하면서 결단력 있는 주인공이 활약하던 시리즈가 갑자기 마크 월버그 같은 진지한 분위기의 배우를 주연으로 삼았으니까요.

거기에 마크 월버그는 십대 시절 베트남인의 집을 습격해 경찰에게 쫓기던 와중 자신을 숨겨준 다른 베트남인을 폭행해 구속되는 등 인종주의자로 낙인 찍힌 배우입니다. 이런 탓에 새로운 주인공 교체가 팬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마크 월버그는 이후 자신의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용서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작성하며 과거를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주류 판매 허가증을 받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지면서 비난이 쇄도했고, 결국 그는 탄원서 제출을 철회했습니다. 마크 월버그를 담당했던 보디가드는 그에게 공격당한 적이 있다며 "그는 결코 자신의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훈훈했던 외모지만 '한 성격' 하는 분

이러나 저러나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최초로 중국 자본이 투입돼 월드 와이드 11억 달러의 수입을 올려 2014년 흥행 성적 1위에 등극합니다. 마크 월버그도 5편에서 다시 돌아오고요. 이쯤 되면 정말 구설수가 오히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입방정 끝판왕, 마이클 베이 감독

사실 두 배우 못지않은 '입방정리스트'는 또 있습니다. 바로 마이클 베이 감독입니다. 

'끝판왕'다운 히틀… 마이클 베이 감독

마이클 베이 감독의 '설레발'은 매 편이 제작될 때마다 점점 심해지면서 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2편이 나올 당시 "약 35종의 로봇이 나오고 굉장히 어두운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머드플랩-스키즈 같은 개그 콤비가 등장하는가 하면 수많은 로봇들이 등장과 함께 흐지부지되는 '공기 비중'이 됐죠.

후속작 제작 때마다 전편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2편 제작 때는 작가 파업으로 대본도 완성되지 못했고 모두가 힘들었다. 2편보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선언은 이해합니다만, 4편을 제작할 때도 "지난 작품은 너무 멍청했었다. 훨씬 더 영화적인 것이 나올 것이다"라고 한 것은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폭발 장면을 특히 좋아하는 그의 취향 때문에 이런 패러디도 많죠.

팬들은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갈수록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마이클 베이 감독의 하차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베이 감독은 4편으로 복귀하며 "피터 잭슨도 아직 중간계에 있다(You know, Peter Jackson is still in Middle-earth)"는 말을 남겨 팬들의 혈압을 상승시켰죠. 

그럼에도 마이클 베이를 다시 잡은 파라마운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2편은 8억 달러, 3편은 11억 달러, 4편은 10억 달러의 월드 와이드 흥행성적을 냈으니까요. 5편에 그 많은 제작비를 들인 것도 매 작품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흥행만큼은 성공한 데 대한 대가라 할 수 있죠.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안소니 홉킨스, 로라 하드독, 조쉬 더하멜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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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역대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인 만큼 분량의 98%를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앞세웠습니다. 물량공세만큼 그 '내용물'이 얼마나 성숙해졌을지는 21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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