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
겟 아웃

2017년 상반기,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 저예산 영화 두 편이 있었습니다. <23 아이덴티티>와 <겟 아웃>이죠. 9백만 달러를 들여 만든 <23 아이덴티티>는 전 세계에서 2억 7692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30배에 다다르는 수익을 냈죠. <겟 아웃>은 더 놀랍습니다. 450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 513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까요. 약 55배에 다다르는 흥행 수익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두 편의 흥행 수익은 엄청난 '대박'에 속하지 않습니다. 몇십 배는 물론, 제작비의 1만 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한 영화도 있으니까요. 오늘은 저예산으로 대박난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습니다.

* 리스트의 순서는 제작비 대비 수익률 기준입니다.
* 영화의 제작 예산과 총 수익은 IMDb(
http://www.imdb.com/)와 박스오피스 모조(http://www.boxofficemojo.com/)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제작비 150만 달러(약 17억) 이하의 영화들로만 선정하였습니다.


쏘우(2004)
수익률 → 87배

제작 예산
$1,200,000 (약 13억 6천만 원)
총 수익
$104,726,993 (약 1,190억 128만 원)

<컨저링>을 연출하고 <애나벨>, <라이트 아웃>을 제작한 제임스 완 감독. 그의 명성이 시작된 작품은 <쏘우>입니다. <쏘우>는 120만 달러로 제작되어 1억 500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습니다. 1편의 대박으로 탄탄한 팬덤이 형성된 <쏘우> 시리즈! 2010년까지 매해 한 작품씩 속편이 이어졌죠. 올해 10월엔 살인마 직쏘의 이야기를 담은 <직쏘>가 북미 개봉할 예정입니다.


용쟁호투(1973)
수익률 → 105배

제작 예산
$850,000 (약 9억 6천만 원)
총 수익
$90,000,000 (약 1,022억 2천2백만 원)

<용쟁호투>는 <사망유희>와 함께 이소룡의 베스트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서구권에 그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하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영화 속 엄청난 무술 실력은 물론! 고작 85만 달러의 제작비로 9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으니 말 다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소룡은 극장에 걸린 <용쟁호투>를 보지 못했습니다. <용쟁호투> 개봉 일주일 전 세상을 떠났죠.


13일의 금요일(1980)
수익률 → 108배

제작 예산
$550,000 (약 6억 2천만 원)
총 수익
$59,754,601 (약 678억 8천만 원)

영화는 안 봤어도 제목은 다 들어봤을 이 작품!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첫 작품, <13일의 금요일> 또한 전 세계적으로 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자극적인 소재가 많아 평론가들에겐 썩 좋은 평을 얻지 못했고, 주연 배우 뱃시 팔머 또한 "졸작 영화"라 말할 정도였으나...! 원래 욕하면서 보는 영화가 제일 재미있는 거 아니겠어요?(ㅋㅋㅋㅋ) 한국 개봉 당시에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13일의 금요일>은 총 10편까지 제작되었으며, 2009년엔 마이클 베이가 제작한 동명의 리메이크작이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2004)
수익률 → 115배

제작 예산
$400,000 (약 4억 5천만 원)
총 수익
$46,118,097 (약 524억 9백만 원)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갑 오브 너드 고등학생 나폴레옹이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꽤 난해한(!)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가 115배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데엔 입소문이 한몫했죠.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가 '웃다 죽을 작품'으로 평하는 등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고, 선댄스 영화제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폭스에서 배급되며 수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었죠.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MTV 영화상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동시에 주연 배우 존 헤저에겐 최고의 뮤지컬 퍼포먼스, 남우신인상이 돌아갔죠. 여담으로 존 헤저는 촬영 당시 1000달러(약 113만 원)의 출연료를 받았습니다(...).


원스(2007)
수익률 → 138배

제작 예산
$150,000 (1억 7천만 원)
총 수익
$20,710,513 (235억 2천만 원)

한국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존 카니 감독!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가 있기 전 <원스>가 있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남녀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애틋한 로맨스를 녹여낸 작품이었죠. 저예산으로 아일랜드에서 촬영된 이 영화, 전 세계에서 고루 사랑받으며 138배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영화의 주제곡인 'Falling slowly'는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죠.


록키(1976)
수익률 → 234배

제작 예산
$960,000 (약 10억 9천만 원)
총 수익
$225,000,000 (약 2,556억 4천5백만 원)

실베스터 스탤론이 무하마드 알리와 척 웨프너의 경기를 보고 영감을 얻어 단 3일 만에 각본을 완성한 이 영화! 무명이었던 그가 단번에 슈퍼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죠. 촬영비가 부족해 제작 도중에도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던 이 작품. 인생역전을 이룬 '록키'처럼, 무명의 감독, 각본가, 주연 배우를 기용한 이 영화 역시 엄청난 대반전을 선보였습니다. 그해 온갖 시상식의 감독상을 휩쓸며, 234배의 수익률을 올렸죠.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수익률 → 263배

제작 예산
$114,000 (약 1억 2천만 원)
총 수익
$30,000,000 (약 340억 9천만 원)

좀비 영화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본래 자동차 극장에서 상영하려 제작한 저예산 독립영화였습니다. 그러나 개봉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총 260배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슈퍼 사이즈 미(2004)
수익률 → 317배

제작 예산
$65,000 (약 7천만 원)
총 수익
$20,641,054 (약 234억 5천만 원)

패스트푸드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작품이죠. 모건 스펄록 감독은 직접 "30일 동안 삼시 세끼 패스트푸드 먹기"를 시전하며, 작품 속에 제 몸의 변화를 고대로 담아냈습니다. 그의 직접적인 생체 실험(!) 결과는 패스트푸드를 가까이하는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죠. 그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이 작품은 '안티 패스트푸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맥도날드는 매장의 '슈퍼 사이즈' 옵션을 폐지시키기도 했죠.


이레이저 헤드(1977)
수익률 → 350배

제작 예산
$20,000 (약 2천만 원)
총 수익
$7,000,000 (약 79억 5천만 원)

BBC 선정 21세기 가장 훌륭한 영화 1위로 선정되었던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감독, 데이빗 린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이죠. 광기 어린 한 남자를 그린 이 작품은 당시 '컬트 무비'란 호칭을 얻으며 젊은 층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미드 나잇 무비로 꽤 장기간 상영되었던 이 작품! 총 7백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제작비 대비 350배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오픈 워터(2003)
수익률 → 420배

제작 예산
$130,000 (약 1억 5천만 원)
총 수익
$54,667,954 (약 621억 1천만 원)

<오픈 워터>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조난을 당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13만 달러로 제작된 이 작품을 라이온스게이트에서 250만 달러에 구매했죠.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오픈 워터>는 제작비의 420배에 다다르는 수익을 냈거든요. 여담으로 이 작품은 국내에서 '환불 소동'이 일어난 영화로도 유명합니다. 과장된 홍보(!)로 인해,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를 생각하고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 "영화에 실망했다"는 이유로 상영이 끝난 후 단체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극장 측은 결국 15명에게 표를 환불해주었습니다.


매드 맥스(1979)
수익률 → 500배

제작 예산
$200,000 (약 2억 2천만 원)
총 수익
$100,000,000 (약 1,136억 2천만 원)

역시 레전드 시리즈는 시작부터 다르네요. 호주 영화 <매드 맥스>는 20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냈습니다. 제작비의 500배에 다다르는 수익이죠. 할리우드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멜 깁슨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조지 밀러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라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블레어 윗치(1999)
수익률 → 4143배

제작 예산
$60,000 (약 6천8백만 원)
총 수익
$248,600,000 (약 2,824억 6천만 원)

"1994년 10월, 세 명의 영화학도가 버키츠빌 숲에서 다큐멘터리 촬영 중 실종됐다. 1년 후 그들이 찍은 필름만 발견되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하는 이 영화! 모든 관객을 낚는 데(!) 성공하며 흥행도 잡았습니다. <블레어 윗치>는 페이크 다큐입니다. 문제는 관객들이 영화 속 사건이 진짜인 줄 알았다는 점이죠. 실제로 일부 관객은 직접 버키츠빌 숲으로 찾아가 마녀사냥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는군요. <블레어 윗치>는 최소 제작비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영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습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009)
수익률 → 1만2890배

제작 예산
$15,000 (약 1천7백만 원)
총 수익
$193,355,800 (약 2,196억 9천만 원)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정체불명의 존재를 밝혀내려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호러 영화입니다. 원래 2007년 바로 DVD로 출시된 저예산 영화였으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배급권을 산 후 내용을 조금 편집하고 엔딩 10분을 재촬영하여 2009년 극장에서 상영되었죠. 개봉 첫 주, 13개의 일부 극장의 미드 나잇 타임에만 상영한 이 영화. 온갖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점차 상영관을 늘려갔고, 개봉 5주차에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전 세계의 박스오피스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죠. 결과적으로 무려 1만 배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넘사벽 저예산 대박 영화'란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청춘낙서> / <점원들> / <엘 마리아치>

언제나 기발한 발상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저예산 영화들! 이외에도 저예산 흥행 대~박 영화는 꽤 많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영화가 아니라 리스트에서는 배제하였으나..!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연출한 <청춘 낙서>(1973)는 제작비 7만 7천 달러로 1억 4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요, 케빈 스미스 감독의 코미디 <점원들>(1994)은 제작비 2만 7천 달러로 3백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스페인어로 개봉된 최초의 미국 영화 <엘 마리아치>(1992)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흥행 기록을 지니고 있죠. 7천 달러의 제작비로 2백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냈습니다. 무려 2915배에 다다르는 수익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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