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웨인스타인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요? 수십 년간 성폭행을 저지른 할리우드의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 그의 범죄가 밝혀지고 나서부터 할리우드의 성범죄 고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범죄자들이 워낙 많은지라,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인이 충격스러운 2017년 하반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2017년 할리우드 성범죄 사건을 비롯해, 최근 1년 새 경악스러운 논란에 휩싸여 비난의 대상이 된 할리우드 영화인들을 한자리에 정리해보았습니다.


케빈 스페이시
Kevin Spacey

지난 10월 30일, <스타 트렉>에 출연했던 배우 안소니 랩은 14살이었던 시절 케빈 스페이시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케빈 스페이시는 SNS를 통해 '30여 년 전 그날은 술에 취해있었기 때문에 잘 기억나지 않지만 사실이라면 사과하겠다'고 밝힌 후, 사생활을 밝힐 용기가 생겼다며 '앞으로 게이 남성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는 글을 남겼죠.

케빈 스페이시의 사과문 전문

사과문이 공개된 이후 논란은 더 거세졌습니다. 할리우드의 거물로 자리 잡을 동안 본인의 성 정체성에 대한 언급을 거절해왔던 그. 느닷없는 그의 고백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건을 술과 커밍아웃으로 덮으려는 케빈 스파이시의 '꼼수'라는 의견이 쏟아졌죠.  

안타깝게도 충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고발이 연이어 이어졌죠. 감독 토니 몬타나, 익명의 언론인, 앵커 헤더 언루의 아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하우스 오브 카드> 스태프들까지 케빈 스페이시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대부분의 피해자가 10대, 20대의 어린 남성들이었죠.

<하우스 오브 카드>, <올 더 머니>

넷플릭스는 케빈 스페이시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것을 선포했습니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제작은 잠시 중단되었고, 제작진은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케빈 스페이시를 하차시킬 것이라 밝혔죠. 그의 차기작인 <올 더 머니>에서 그는 통편집될 예정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제작진 측은 케빈 스페이시의 배역을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로 교체한 후 재촬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벤 애플렉
Ben Affleck

요즘 들어 잠깐 정신을 딴 곳에 두고 다니는 것 같은(...) 배우, 벤 애플렉입니다.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 파문으로 시끌시끌하던 할리우드. 벤 애플렉 역시 SNS를 통해 '이 사건에 슬프고 화가 난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할 일을 찾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성범죄자 중 한 명이었죠.

벤 애플렉의 성추행을 고발한 팬의 트윗과 이에 '잊지 않았다'고 답변한 힐러리 버튼의 트윗
벤 애플렉의 사과 트윗

벤 애플렉의 성명이 발표되자마자 한 팬은 그가 과거 힐러리 버튼을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에 배우 힐러리 버튼이 '벤 애플렉이 나에게 한 행동을 잊지 않았다'고 답변하며 큰 파장이 일었죠. 지난 2003년 방송 중에 당시 VJ였던 힐러리 버튼의 가슴을 만졌던 벤 애플렉. 그는 그 다음날 '힐러리 버튼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전했습니다.

갈 곳을 잃은 에즈라의 동공, 헨리 표정은 내 표정....

최근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 모인 인터뷰 속 그의 행동은 또다시 논란을 불렀죠. "<저스티스 리그>에 '슈퍼걸' 등 다른 멤버가 추가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진 기자. 벤 애플렉은 대답 중인 레이 피셔의 말을 끊고 "요즘 뉴스도 안 보고 사세요?"라 대답했습니다. 할리우드 성추문과 본인의 성폭력 혐의를 비꼰 농담(...)이었죠. 뜬금없고 맥락 없고 어이없는 그의 농담으로 순식간에 싸늘해진 인터뷰 현장. 그의 태도는 SNS로 퍼져나가며 네티즌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존 라세터
John Lasseter

개인적으로 에디터가 가장 충격받았던 인물입니다. 픽사의 수장 존 라세터 역시 사내 성추행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껴안고, 귓속말을 속삭이며, 직원들의 신체에 대해 지적하고, 사교 행사 등에서 술을 과하게 마시는 직장 상사였죠. <토이스토리 4> 작가로 합류했던 배우 라시다 존스도 그의 부적절한 접근 때문에 프로젝트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익명의 디즈니·픽사 직원들은 그가 키스를 하기 전에 재빨리 고개를 돌린다든지, 다리에 손을 올리지 못하게 일부러 허리를 굽히고 팔을 뻗는 '레스터' 동작을 취한다든지 하는 '성추행 대응 매뉴얼'을 지니고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 21일, 존 라세터는 전 직원들에게 사과문을 돌리고 6개월간 자진 휴직에 돌입했습니다. '선을 넘은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낀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밝히며 본인의 혐의를 인정했죠. 뒤이어 창의성을 끌어내야 하는 조직은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이런 가치가 깨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본인이 책임을 지고 자리를 떠난다고 발표했습니다.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코코>의 북미 개봉과 동시에 터진 존 라세터의 성추문. 부활한 픽사의 명성이 어떻게 유지될지 두고 봐야겠군요.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또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월 19일,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사실을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1995년 당시, 본인의 여자친구였던 미라 소르비노조차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피해자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죠. 그는 "지금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변명으로 들릴 것"이라고 말하며 당시에는 그의 범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고백했습니다.

"그와 함께 일하지 말았어야 했고, 내가 들은 사실에 대한 책임을 졌어야 했다"고 본인의 태도에 대해 후회의 말을 남긴 그. 타란티노는 웨인스타인 컴퍼니와 관계를 끊고, 2019년 공개 예정인 신작은 소니 픽처스와 함께 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비 웨인스타인 성범죄 파문' 그 외
더스틴 호프만, 찰리 쉰, 제임스 토백, 브라이언 싱어, 스티븐 시걸..

찰리 쉰, 루이스 C.K., 더스틴 호프만
스티븐 시걸, 제임스 토백, 브라이언 싱어

이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인들이 할리우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었습니다. 1986년 영화 <루카스> 촬영 당시 상대역이었던 배우 코리 하임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찰리 쉰, 미성년자 인턴을 성추행한 과거가 드러난 더스틴 호프만부터 '제2의 웨인스타인'이라 불리는 제임스 토백 감독,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을 받자 트위터 계정을 삭제한 <엑스맨> 시리즈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한 루이스 C.K., 최근 성추행 사실이 드러난 스티븐 시걸, 실베스터 스탤론 등. 보기만 해도 속 터지는 명단이네요. 많은 영화인들이 힘을 모아 하루빨리 할리우드의 성범죄가 청산되길 바랍니다.


케이시 애플렉
Casey Affleck

케이시 애플렉은 올해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온갖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심지어 오스카의 트로피마저 그에게로 돌아갔죠. 이는 적잖은 논란을 불렀습니다. 그는 함께 일한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케이시 애플렉은 2010년 <아임 스틸 히어> 촬영 당시 두 명의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애플렉은 당시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엔 피해자와 합의하여 사건을 마무리지었죠.

올해 그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건 작년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브리 라슨의 몫이었습니다. <룸>에서 끔찍한 성범죄의 피해자로 열연했던 브리 라슨. 케이시 애플렉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그녀의 떨떠름한 표정이 화제가 되었죠. 케이시 애플렉은 본인의 수상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부당 대우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고 혐오스럽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들 곁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는 심경을 전했죠.


조니 뎁
Johnny Depp

지난 11월 16일 워너 브러더스는 <신비한 동물사전>의 속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많은 팬들이 열광함과 동시에 분노를 표출했죠. <신비한 동물사전> 세계관에 합류한 조니 뎁 때문입니다. 지난해 조니 뎁은 전 부인 엠버 허드에게 가정 폭력을 휘둘렀다는 논란에 휩싸였죠. 엠버 허드가 내세운 이혼 사유는 '조니 뎁의 가정 폭력'이었고, 그녀는 멍이 든 얼굴로 법원에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조니 뎁은 법원으로부터 아내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죠.   

포스터가 공개된 후 팬들이 쏟아낸 반응들입니다. '그린델왈드의 범죄, 가정 폭력?', '수많은 가정 폭력의 피해자들이 <해리 포터> 시리즈로부터 치유를 얻었지만,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팬들에게 신경 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린델왈드의 진짜 범죄는 콜린 파렐 대신 조니 뎁을 데려온 것이다' 등 조니 뎁을 반기지 않는 의견이 다수죠. 팬들의 의견에 대한 J.K. 롤링이나 워너 브러더스 측의 입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브래드 피트
Brad Pitt

작년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 브란젤리나 커플의 이혼이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들의 이혼에 외신들은 여러 추측을 쏟아내며 주목했는데요. 이들의 이혼 사유가 피트의 외도, 피트의 아동 학대란 루머가 확산되며 브래드 피트는 전 세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FBI가 '수사 결과 브래드 피트의 아동학대 혐의는 없다'고 결론짓고 나서야 논란이 사그라들었지만, 브래드 피트의 출연작 <얼라이드>가 논란과 겹치며 흥행에 직격탄를 맞았죠.

브래드 피트는 올해 5월이 되어서야 이혼 후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그게 바로 문제가 됐다"며 본인의 알코올 중독이 이혼의 큰 원인이 되었다 말했죠. 그는 이후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루퍼트 샌더스
Rupert Sanders

올해의 기대작(!)이었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의 감독이자, 2012년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촬영 당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의 불륜으로 논란에 올랐던 루퍼스 샌더스. 그는 지난 11월 4일 한 인터뷰에서 과거 저질렀던 불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당시의 불륜이 '실수'였다고 털어놓았죠. 뒤이어 "인생을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나는 앞으로도 실수를 할 거고 그런 실수가 없다면 인생이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흠. 이건 뭐, 다시 실수를 저지르겠다는 말인 걸까요?(...)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그의 대답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말 많고 탈 많은 할리우드, 올해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인들을 알아봤습니다. 성범죄, 가정 폭력, 불륜 모두 엑스 엑스! '기본'만이라도 똑바로 갖춘 할리우드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이 알고 있는 논란 이슈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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