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캐릭터에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가 함께 캐스팅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배우의 변화가 극에서 튀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게 관건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던 사례를 모았습니다.


어떤 아역과 가장 싱크로율 높았나

김현수 vs 김소현 vs 경수진
→ 손예진

먼저 손예진의 아역들을 어린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신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요즘 떠오르는 아역배우 김현수가 맡았습니다. 소지섭의 아역 이유진과 풋풋한 첫사랑 로맨스 연기를 펼쳤죠. 외모적으로 크게 비슷하진 않지만 손예진과 비슷한 맑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좋은 어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손예진 닮은꼴로 불렸던 김소현은 <덕혜옹주>에서 아역으로 등장해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는데요. 김소현이 이전 작품들에서 청순가련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들은 손예진의 데뷔 초 얼굴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분위기도 얼굴도 비슷합니다. 

경수진은 1987년생으로 손예진과 불과 6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드라마 <상어>에서 손예진의 고등학생 시기를 연기했습니다. 극중 손예진의 눈빛, 제스처 등의 디테일한 요소까지 고려한 연기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 이장훈

출연 소지섭, 손예진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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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감독 허진호

출연 손예진, 박해일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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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제 vs 이유진
→ 소지섭

주연 캐릭터가 아님에도 인상적인 싱크로율을 보여줬던 <사도>의 이효제와 소지섭. 이효제는 정조의 세손 시절, 소지섭은 왕이 된 정조를 연기했죠.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며 슬프게 울부짖던 연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 찍으며, '리틀 소지섭'이란 수식어도 얻었습니다.

이유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의 아역을 연기했습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 참가자로도 알려진 그는 몇몇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소지섭의 아역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닮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에서 생각보다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인중이 닮은 것 같네요.   

사도

감독 이준익

출연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개봉 201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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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제 vs 양경모
강동원

강동원의 아역을 연기했던 이효제와 양경모도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효제는 <사도> 이후 <검은 사제들>과 <가려진 시간>에서 두 번이나 강동원의 아역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소지섭과 강동원을 둘 다 닮았다니. 떡잎부터 훈훈합니다.

그러나 외모의 싱크로율에서만큼은 <초능력자>의 양경모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요. 초능력자로 태어난 강동원의 불행한 어린 시절을 맡았습니다. 양쪽 눈 생김새가 다른 것 하며, 앙다문 입매까지 똑 닮았습니다. 원래는 양경모의 형이 캐스팅되었는데, 촬영 준비기간 동안 키가 10cm나 자라는 바람에 캐스팅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가려진 시간

감독 엄태화

출연 강동원, 신은수, 이효제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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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감독 김민석

출연 강동원, 고수, 정은채

개봉 201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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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우 아역만 세 번
싱크로율 100%

남다름 → 이종석

각종 영화, 드라마에서 강동원, 임시완, 이동욱 등 많은 남배우들의 아역들을 도맡아 온 남다름. 그 중 무려 세 작품에서 이종석의 아역으로 캐스팅되었는데요.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이대로 성장하다 이종석이 될 것 같은(ㅋㅋㅋ) 느낌까지 듭니다. <노브레싱>에서 처음 이종석의 아역을 연기했던 남다름은 드라마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도 이종석과 함께했습니다. 똑 닮았다 할 수는 없지만 흰 얼굴, 간결한 이목구비의 여린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닮아 성인 배우로 연결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노브레싱

감독 조용선

출연 서인국, 이종석, 유리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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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우 아역만 두 번
충격도 두 번

이현우 → 엄태웅

그리고 여기, 성인 배우로의 연결이 아쉬웠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한 배우의 아역을 두 번이나 연기했지만 두 번 다 충격을 안겨주었죠.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엄태웅 아역으로 등장했던 이현우. 여리여리한 이목구비의 귀여웠던 어린 김유신이 몇 년 후 청년기 없이 엄태웅이 돼버린 것.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또 한 번 엄태웅의 아역을 맡았는데요. 병실에 누워있던 이현우가 1년 후 엄태웅으로 깨어난다는 무리수(!) 설정이 싱크로율과 상관없이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여러 의미로 충격이었던

이완 → 신현준

그러나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 비할 바 아니죠. 회전목마를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이완에서 신현준으로 바뀌던 순간은 '공포의 회전목마'라 불리며 역변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사실 배우로만 놓고 봤을 때 그렇게 크게 충격적이었나 싶지만...

장발에 빵모자를 눌러쓴 난해한 패션 세계 때문에 국적이 바뀐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들어야 했었습니다.


박은빈  문소리

연기로 흑역사라고는 없을 것 같은 문소리지만 이때만큼은 달랐습니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아역을  맡은 박은빈과 너무 달랐기 때문. 화장기 없는 얼굴에 왜소한 몸집이었던 박은빈에서 짙은 아이라인과 보다 강건한(?) 비주얼의 문소리로 바뀌자 시청자들은 쉽게 이입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문소리는 하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촬영 시기가 겹쳐 근육량을 5kg 늘리느라 얼굴이 부어서 나왔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한지민 → 송혜교

드라마 <올인>의 아역, 성인 배우의 캐스팅은 특이했습니다. 1982년생 동갑이었던 한지민과 송혜교가 각각 아역과 성인 배우를 맡아 큰 화제가 되었었죠. (뒤늦게 송혜교의 나이가 호적상으로는 1982년생이지만, 원래는 1981년생으로 밝혀져 엄밀히 말하면 동갑은 아니었습니다.) 


도플갱어...?

최유리 → 김유정

여러 여배우들의 아역을 도맡았던 아역 배우 출신 김유정도 어느덧 아역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최유리는 영화 <비밀>에서 김유정의 아역을 맡았는데요. 그 모습이 김유정이 과거 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얼굴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가 최유리고, 김유정인지 모를 만큼 닮았습니다. 위의 사진들이 최유리고, 아래 사진들이 김유정이 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사진입니다. 동그란 얼굴형과 눈매, 입매까지 똑같습니다.

비밀

감독 박은경, 이동하

출연 성동일, 손호준, 김유정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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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아역, 성인 배우들의 싱크로율 여러 유형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이 밖에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변화가 인상적이었던 영화가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