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인형 같은 얼굴. 시얼샤 로넌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다. 이질적일 정도로 푸른 눈동자, 창백한 피부,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독보적 아우라를 지닌 시얼샤 로넌은 9살 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24세의 나이로 아카데미 후보에 3번이나 이름을 올린 실력파 배우. 할리우드에서 가장 굳건히 제 입지를 다진 아역 출신 배우이자, 탄탄한 필모를 구축한 20대 여성 배우이기도 하다. 올해 아카데미의 화제작이었던 <레이디 버드>로 돌아온 시얼샤 로넌, 현재의 그녀를 만든 베스트 캐릭터들을 정리해봤다.

브라이오니 탤리스
어톤먼트
Atonement, 2007

시얼샤 로넌은 TV 시리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데뷔 4년 만에 만난 영화 <어톤먼트>에서부터. 영화 제목 그대로, 평생 ‘속죄(Atonement)’에 얽매여 사는 캐릭터 ‘브라이오니’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브라이오니가 뱉은 거짓말은 그녀의 언니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와 언니의 연인 로비(제임스 맥어보이)의 삶을 무너뜨린다. 시얼샤 로넌의 눈빛이 지닌 힘을 알 수 있는 작품.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확신하는 브라이오니의 오만함, 그 뒤에 서린 불안함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시얼샤 로넌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당시 14살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어톤먼트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개봉 200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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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샐몬
러블리 본즈
The Lovely Bones, 2009

<어톤먼트>로 할리우드 중심에 선 시얼샤 로넌은 이후 거장들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은 <러블리 본즈>. 제작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을 맡은 피터 잭슨과 천재 아역 시얼샤 로넌이 만났다는 소식에 당시 영화계가 들썩였음은 물론이다. 그녀가 연기한 ‘수지’는 시얼샤 로넌의 필모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캐릭터다.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첫사랑을 경험하던 10대 소녀 수지는 살해당한 후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맴돈다. 시얼샤 로넌만의 맑고 신비한 분위기가 십분 발휘된 캐릭터. 작품 자체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시얼샤 로넌의 연기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러블리 본즈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크 월버그, 레이첼 와이즈, 시얼샤 로넌

개봉 2009 미국, 영국,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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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한나
Hanna, 2011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 병기. <한나>는 시얼샤 로넌의 이미지 활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핏기없는 얼굴에 깡마른 체구, 연약할 것만 같은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살기와 강인함. ‘한나’는 전 CIA 요원 출신 아버지에 의해 완벽한 살인 병기로 키워진 소녀다. 동시에 고립된 곳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외로운 소녀이기도 하다. 전작에서 쌓아온 시얼샤 로넌 특유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캐릭터의 이미지와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낸 케이스. ‘제이슨 본’ 못지않은 그녀의 액션 연기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심과 설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액션 신이 나열된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이소룡의 제자인 댄 이노산토에게 두 달간 매일 4시간씩 무술 훈련을 받은 결과다.

한나

감독 조 라이트

출연 시얼샤 로넌, 에릭 바나, 케이트 블란쳇

개봉 2011 미국, 영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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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스트라이더 / 완다
호스트
The Host, 2013

<가타카>, <인 타임>을 연출한 앤드류 니콜 감독의 작품. <호스트>는 시얼샤 로넌의 일인이역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인간의 뇌에 침투해 몸을 조종하는 외계 생명체 소울이 인류를 정복한 미래. 인간 ‘멜라니’의 몸에 외계 생명체 ‘완다’의 영혼이 주입되고, 남다른 정신력을 지닌 멜라니의 영혼이 끝까지 살아남으며 하나의 몸에 두 영혼이 공존한다. 완다는 멜라니가 지닌 추억을 함께 공유하며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시얼샤 로넌은 상반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부터 걸음걸이, 손동작 하나까지 연기에 차별을 뒀다. 그녀의 짙은 로맨스 연기를 볼 수 있었던 첫 작품. <한나>에 이어 그녀의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스턴트 연기를 직접 소화했다.

호스트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시얼샤 로넌, 맥스 아이언스, 제이크 아벨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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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시얼샤 로넌표 첫사랑의 얼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시얼샤 로넌은 호텔 로비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의 연인 아가사를 연기한다. 제로에게 있어 아가사는 연인 그 이상의 존재다. 아가사는 M.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와 로비의 곁에서 조력자로 활약하지만, 존재감은 주연배우 못지않다. 매사 어리바리한 제로와 달리, 순간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지닌 캐릭터. 아가사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마치 동화 속 삽화가 움직이는 것만 같다. 웨스 앤더슨은 그만큼 아름다운 방식으로 시얼샤 로넌의 얼굴을 담아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시얼샤 로넌,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토니 레볼로리

개봉 2014 독일,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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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스
브루클린
Brooklyn, 2015

<브루클린>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아일랜드에서의 삶을 접고 뉴욕으로 향한 에일리스의 홀로서기를 담았다. 에일리스는 꿈의 도시였던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민자로 생활하며, 이곳이 꿈을 꾸는 것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곳이라는 걸 체감한다. 새로운 삶을 축적한 브루클린, 마음의 고향 아일랜드를 오가며 인생이 뒤바뀔 만한 커다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는 에일리스. 한없이 사랑스러운 상황에서도 이따금 보는 이의 마음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시얼샤 로넌의 표정 연기가 인상 깊다. 낯선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 제 선택을 믿고 따르는 곳은 시선은 온전히 시얼샤 로넌만의 것. 시얼샤 로넌은 이 작품으로 제88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브루클린

감독 존 크로울리

출연 시얼샤 로넌, 도널 글리슨, 에모리 코헨

개봉 2015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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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레이디 버드’ 맥퍼슨
레이디 버드
Lady Bird, 2018

시얼샤 로넌의 가장 생동적인 얼굴. ‘크리스틴’은 평범한 동네 새크라멘토에서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사는 소녀다. 그녀는 본인에게 직접 ‘레이디 버드’라 이름 붙이고,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삶을 살길 꿈꾼다. 지긋지긋한 현실을 탈피하고자 온몸으로 발악하는 소녀. 시얼샤 로넌의 필모에서 가장 현실과 맞닿아있는 캐릭터다. 크리스틴은 늘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 엄마와 가장 치열한 사랑을 나눈다. 이성 친구들보단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가 그녀의 인생을 좌우한다. 시얼샤 로넌은 <레이디 버드>로 올해 아카데미에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15년 차 배우 시얼샤 로넌에게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평범함을 이끌어낸 그레타 거윅 감독의 안목이 돋보인다.

레이디 버드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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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걸>

<레이디버드>를 이을 그녀의 차기작은 <더 시걸>이다.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 그녀는 연극배우를 꿈꾸는 캐릭터 ‘니나’를 연기한다. 보리스를 연기할 코리 스톨, 콘스탄틴을 연기할 빌리 하울과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지 준비중
더 시걸

감독 마이클 메이어

출연 코리 스톨, 시얼샤 로넌, 엘리자베스 모스, 메어 위닝햄, 아네트 베닝

개봉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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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퀸 오브 스코츠>

곧이어 공개될 <메리 퀸 오브 스코츠>는 후반 작업 중이다. 2018년 9월 북미 개봉 예정이다. 시얼샤 로넌은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연기한다. 그녀의 라이벌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는 마고 로비가 연기했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미지 준비중
메리 퀸 오브 스코츠

감독 조지 루크

출연 시얼샤 로넌, 마고 로비, 젬마 찬, 가이 피어스

개봉 2018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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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