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언제나 하나!”

일반인과는 다른 예리한 관찰력과 명석한 두뇌, 빠른 판단력으로 천재적인 면모를 뽐내는 탐정 캐릭터는 매력적입니다. 형식에 매일 수밖에 없는 형사와는 달리 때로는 기상천외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은 비범한 사람에게 끌리는 법. <셜록홈즈>나 <코난> 시리즈처럼 탐정 캐릭터가 오래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일 겁니다.

영화 <써니> 속 영광흥신소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매력적인 탐정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탐정이 합법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탐정영화가 만들어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경찰, 형사는 수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지만 탐정은 수사권, 체포권이 없죠. 게다가 한국에서 탐정의 인식이란 흥신소 정도로 한국을 배경으로 탐정이 멋진 추리극을 보여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극장가에서 형사물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탐정물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탐정영화의 불모지같던 한국에서도 탐정영화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1957년 한국 최초의 탐정영화 <마인>부터 2018년 탐정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탐정: 리턴즈>까지. 오늘은 한국탐정영화 대표작을 알아보았습니다.


<마인> (1957)

(왼쪽부터) 영화 <마인> (1957) 포스터와 소설 <마인> (1939) 표지.

최초의 한국탐정영화는 1957년 한형모 감독의 <마인>입니다. 영화에서 세계적인 무희 공작부인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백영호라고 생각해, 그와 결혼하고 그의 가족들을 차례차례 죽여나갑니다.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민완탐정이자 비밀경찰인 유불란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한국 최초의 탐정소설 김내성의 <마인>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편 소설 <마인>은 1939년 2월 14일부터 10월 14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습니다. 그의 대표 캐릭터 유불란은 한국 최초의 명탐정 캐릭터로 세계적인 괴도 아르센 뤼팽을 창조한 모리스 르블랑의 이름을 본 뜬 것입니다. 처음 보는 날카롭고 천재적인 탐정의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겠죠.

마인

감독 한형모

출연 이룡, 이민자, 이빈화

개봉 195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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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 (1976)

<용비> (1976)

그 계보를 잇는 김정용의 <용비>는 1976년 3월 6일에 개봉했습니다. <용비>는 대만과 합작으로 만든 영화로 대만배우들과 현길수, 김남일 등 한국 액션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활극을 가미한 범죄수사물로 상하이의 어느 암흑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암흑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인정많고 노련한 사립 탐정 마군초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액션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김정용 감독의 탐정영화입니다.

이미지 준비중
용비

감독 김정용

출연 현길수, 김남일

개봉 197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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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살인> (2009)

<그림자 살인> (2009)

이제 시간을 한참 뛰어넘어 본격적으로 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곘습니다. 한국에도 셜록 홈즈와 왓슨같은 구도가 있습니다. 바로 박대민 감독의 <그림자 살인>입니다. 황정민은 현상금을 위해 움직이는 탐정 홍진호를 연기하고, 드라마 <신의 퀴즈> 시리즈에서 한진우를 연기했던 류덕환이 진호의 조수 광수역을 맡았습니다. 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단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전형적인 탐정추리극이지만 두뇌보단 발로 뛰는 탐정 스타일 덕분에 액션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림자 살인

감독 박대민

출연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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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시리즈> (2011, 2015, 2018)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한지민(오른쪽)이 한객주로 출연했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2015), 이연희(오른쪽)이 히사코로 출연했다.
<조선명탑정: 흡혈괴마의 비밀> (2018), 이민기(오른쪽)가 중요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탐정 시리즈의 문을 연 작품입니다. 명탐정 김명민과 개장수 오달수 콤비가 돋보이는 미스터리 코미디 영화로 트랜치코트 대신 갓을 쓰고 추리하는 조선시대 탐정영화입니다. 미스터리와 코미디, 시대극을 엮어 탐정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죠. 특히 김명민의 코미디 연기가 돋보입니다. 영화는 코미디를 주력으로 했지만 미스터리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건이 본격 미스터리물처럼 치밀하진 않지만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관객수 470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해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추리 요소는 적어지고 코믹의 비중이 늘고 있어 탐정물이라기보단 코미디, 드라마에 가까워졌지만 김명민-오달수 조합은 매력적입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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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개봉 201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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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김지원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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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 탐정사무소> (2012)

<영건 탐정사무소> (2012)

저예산 독립영화 <영건 탐정사무소>는 찌질한 탐정 영건(영건)이 타임머신을 둘러싼 일생일대의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사건만 맡던 탐정 영건은 어느 날 한 남자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게 됩니다. 영건은 의뢰를 거절하지만 눈앞에서 의뢰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타임머신이라는 SF요소가 튀어나옵니다. 현실적인 추리물과 환상적인 SF요소를 한데 섞었다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또한 센스 있는 화면분할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를 통해 화려한 액션신이 없어도 충분히 긴박감을 줍니다.

영건 탐정사무소

감독 오영두

출연 영건, 최송현, 하은정, 배용근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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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6)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6)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사고로 감정 인지 능력과 8살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 탐정이 등장합니다. 탐정 홍길동(이제훈)은 타인에 대한 공감은 결여되어 있지만 빠른 두뇌회전과 비상한 기억력으로 가장 탐정스러운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가워보이지만 사실은 여린 감성의 소유자로 위악적인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배역과 이제훈이 찰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는 미스터리 추리극이지만 동화적인 미장센이 돋보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모호하게 잡고 비주얼에 집중해 볼거리를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극 중 홍길동은 어린 아이 캐릭터 말순이(김하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실제 이제훈은 아이를 좋아해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광대승천으로 NG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감독 조성희

출연 이제훈, 김성균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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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시리즈> (2015, 2018)

<탐정: 더 비기닝> (2015)
<탐정: 리턴즈> (2018)

<탐정: 더 비기닝>은 추리 덕후 강대만(권상우)과 베테랑 형사 노태수(성동일)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영화입니다. 코미디가 기본으로 영화의 베이스를 이루지만 연쇄살인사건같은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추리도 탄탄합니다. 코미디와 추리의 황금비율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속편이 제작되었습니다.

<탐정: 리턴즈>에서는 권상우, 성동일 콤비에 이광수까지 합류해 미친 ‘케미’를 선보입니다. 자살한 약혼자의 죽음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강대만과 노태수는 전직 사이버수사대 여치(이광수)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실마리를 찾을 수록 이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님을 알게 되죠. 이광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탐정: 리턴즈>는 코미디의 요소를 강화했지만 추리도 놓지 않았습니다.

탐정 : 더 비기닝

감독 김정훈

출연 권상우, 성동일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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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감독 이언희

출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개봉 20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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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