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해영 감독의 <독전>, <천하장사 마돈나>

좋아하는 것만, 잘하는 것만, 한 놈만 패면 좋으련만. 때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해야 할 때가 오기도 한다. 감독들의 경우, 다른 장르로 인정을 받기 위해 혹은 더 많은 작품을 자유롭게 하려고, 여러 이유로 기존 선보인 영화들과 다른 느낌의 작품들을 들고나올 때가 있다. '그 감독이랑 이 감독이랑 같은 감독이었어?'라는 생각이 들 법한, 같은 감독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영화들을 골라봤다.


이해영 감독
작품 | 독전(2018),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 26년(2012) 등

<독전>

지난 6월 26, 영화 <독전>이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 관객수 500만을 돌파했다. 영화는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렸다. 원작은 홍콩영화,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이다.

놀랍게도(?) 이 누아르 영화를 재해석한 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페스티발> 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다. 게다가 이해영 감독의 데뷔작은 소년의 수줍은 감성이 인상적인 <천하장사 마돈나>(공동연출, 이해준)였다. 영화는 씨름 대회 상금으로, 여자가 되기 위한 수술비를 마련하려는 소년 오동구(류덕환)의 이야기를 다뤘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해영 감독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영화로 <독전>을 선보인 이해영 감독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을 끝내고 차기작을 고민하던 시기에 감독으로서 이전과는 달라지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며 연출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천하장사 마돈나

감독 이해영, 이해준

출연 류덕환

개봉 200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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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감독 이해영

출연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김성령, 박해준

개봉 20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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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희 감독
작품 | 탐정: 리턴즈(2018), 미씽: 사라진 여자(2016), 어깨너머의 연인(2007) 등

<미씽: 사라진 여자>

<고양이를 부탁해>,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등의 각본에 참여한 이언희 감독은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주목을 받아 왔다. 이후, 연출에도 직접 참여한 그는 <….ing>, <어깨너머의 연인> 등을 통해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선보여왔다. 가장 최근작은 엄지원, 공효진 주연의 <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

<미씽>을 성공시킨 후, 2년 만에 돌아온 이언희 감독의 차기작은 의외로 (추리의 탈을 쓴) 코미디 영화였다. 이언희 감독은 <탐정: 더 비기닝>의 바통을 이어받아 <탐정: 리턴즈연출을 맡았다. <미씽>에서 느껴지던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탐정: 리턴즈>는 유쾌하고 코믹 요소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이언희 감독

이언희 감독은 이런 반전 행보에 대해 “<미씽>의 영향으로 이언희라는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진지한 면이 있는 것 같아 덜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전했다.

미씽: 사라진 여자

감독 이언희

출연 엄지원, 공효진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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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감독 이언희

출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개봉 2018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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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
작품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 나의 PS 파트너(2012), 청춘 그루브(2010) 등

<청춘 그루브>
<나의 PS 파트너>

변성현 감독의 데뷔작은 청춘 영화 <청춘 그루브>. 언더그라운드의 힙합을 그려내며 패기 넘치게 충무로에 등장한 그가 차기작으로 선보인 영화는 <나의 PS 파트너>였다. 지성, 김아중을 앞세운 <나의 PS 파트너> 19금 폰 스캔들이라는 대담한 설정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청춘물에서 로맨틱코미디로 노선을 바꾼 그는 다시 한번 누아르 영화로 장르를 변경했다. 변성현 감독이 “어느 순간남성영화에 대한 갈증이 생겨 <나의 PS 파트너> 작업을 같이한 김민수 작가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는 작품이 바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다.

변성현 감독

변성현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불한당> 개봉 당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청춘 그루브> 때부터 가졌던 목표가 각기 다른 장르의 장편영화 다섯 편을 만드는 거였다. 감독은 배우나 다른 파트의 스탭들에 비해서 영화를 많이 만들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제 최소, 다른 장르의 영화 두 편은 남아있는 셈이다.

나의 PS 파트너

감독 변성현

출연 지성, 김아중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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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감독 변성현

출연 설경구, 임시완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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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감독
작품 | 서복(2017), 건축학개론(2012), 불신지옥(2009) 등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은 연기돌이었던 수지를 국민 첫사랑이자, 한편으로는 어마어마한 ‘X으로 남게 한 장본인이다. <건축학개론>은 실제 건축공학과 출신인 이용주 감독이 데뷔 시절부터 공들여 준비해온 작품으로, 그가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온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불신지옥>

그리고 <건축학개론>이 탄생하기 전전혀 다른 결의 데뷔작이 있었으니. 남상미, 심은경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호러 영화 <불신지옥>이다. 신들린 소녀를 향한 잔혹한 믿음을 다룬 <불신지옥>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점점 더 커지는 공포감과 숨 막히는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제대로 만든 한국 공포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왼쪽부터) 수지, 이용주 감독

이에 이용주 감독은 “<불신지옥>이 입봉용 전략이었다면 <건축학개론>은 내 인생의 속죄 영화였고, 이제야 진짜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하는 기분으로, 내가 만들면서 함께 성숙할 수 있는 이야기가 어떤 게 있을까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불신지옥

감독 이용주

출연 남상미, 류승룡, 김보연, 심은경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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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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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