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

12월이다. 누군가는 ‘벌써?’지만, ‘드디어!’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바로 (필자처럼) 오매불망 <아쿠아맨>을 기다려온 DC팬들의 마음이다. 2월 <블랙팬서>를 시작으로 마블코믹스 원작 영화는 5편이나 쏟아진 것에 비해 DC코믹스 원작 영화는 12월에 개봉하는 <아쿠아맨> 한 편뿐이니까. 매 번 DC영화에 속았던 팬들까지 “이번엔 다르다!”를 외치는 이유는 뭘까? <아쿠아맨>의 기대포인트를 5가지로 정리해봤다.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출연 앰버 허드, 제이슨 모모아, 윌렘 대포, 패트릭 윌슨, 니콜 키드먼, 돌프 룬드그렌

개봉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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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심폐소생 1인자의 만남, 제임스 완X제프 존스
제임스 완 감독(왼쪽에서 두번째 인물)

<아쿠아맨>은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했다. 제임스 완은 <쏘우>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후 <인 시디어스>, <컨저링>으로 호러 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구축했다. 저예산 영화는 물론이고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세븐>으로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제작이든 연출이든 적어도 재밌는 영화를 만들 줄 아는 제임스 완 감독이기에 <아쿠아맨>은 꾸준히 DC의 구원타자로 거론됐었다.
  

제프 존스 / 그가 스토리를 담당한 <아쿠아맨> 리뉴얼 코믹스

또 제임스 완은 <아쿠아맨>의 확고한 비전이 있었다. 그는 <아쿠아맨> 연출 조건으로 ‘모든 결정권을 보장받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제임스 완은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의 경이롭고 환상적인 세계”를 <아쿠아맨>으로 담았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망해가던 아쿠아맨 원작 코믹스를 인기 시리즈로 부활시킨 ‘시리즈 갱생 공장장’ 제프 존스가 각본으로 참여했다. 이미 아쿠아맨을 살려본 작가의 시나리오라면 이번에도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주인공 자리로 돌아온 아쿠아맨과 제이슨 모모아
등장은 멋있었으나
결국 ‘쩌리’ 신세였던 <저스티스 리그>

아쿠아맨은 팀업 무비인 <저스티스 리그>에서 플래시(에즈라 밀러)와 사이보그(레이 피셔)와 함께 소개돼 ‘물을 사용하는 초능력 히어로’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아쿠아맨>에선 아틀란티스인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 커리가 아틀란티스 우월주의자 옴/오션마스터(패트릭 윌슨)에 맞서며 영웅 아쿠아맨으로 거듭나는 내용이 담길 것이다.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와 오션 마스터(패트릭 윌슨)

상투적이지만 고전적인 신화를 닮은 <아쿠아맨>의 스토리는 태생적 한계에서 머뭇거리는 ‘이방인’의 고민과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영웅의 숭고함이 묻어난다. 제이슨 모모아의 반항아적인 이미지와 건장한 근육질 몸매에서 나오는 근엄한 아우라가 캐릭터의 존재감을 더욱 빛내줄 것이다. 또 <저스티스 리그>에서 ‘설명충’에 그쳤던 앰버 허드의 메라도 이번 영화로 아쿠아맨의 조력자로 영화 전반에 활약하며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이다.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메라(앰버 허드)

여전히 건재한 DC식 캐스팅
네레우스 왕 역의 돌프 룬드그렌

DC팬들은 말한다. DC 영화의 장점은 ‘캐스팅’이라고. <아쿠아맨>도 마찬가지다. 수중의 아틀란티스와 지상의 미국을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배우는 다음과 같다. 니콜 키드먼, 패트릭 윌슨, 윌렘 대포, 다이몬 혼주, 랜달 파크, 돌프 룬드그렌. 다른 영화에서 주연급 배우들이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 아쿠아맨의 서사시를 채워줄 예정이다.  

특히 아틀라나 여왕 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은 최근 공개된 확장 예고편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창을 휘두르며 급습한 적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원작 팬보다 그의 팬들이 더 환호할 만하다. 한때 액션의 아이콘이었으나 B급 영화에 전전해야 했던 돌프 룬드그렌의 네레우스 왕도 묵직한 포스를 뿜어내지 않을까.

아틀라나 여왕 역의 니콜 키드먼
예고편 속 니콜 키드먼의 액션 장면

화려해진 심해, 아틀란티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저스티스 리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속 아쿠아맨의 첫 등장은 실망스러웠다. 팬들은 입을 모아 ‘바다에서 숨 참는 아쿠아맨’이라고 비웃었다. <저스티스 리그>의 아쿠아맨의 물 속 활주, 스테픈울프와 아틀란티스인들의 묵직한 액션 장면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특별하진 않았다. <아쿠아맨>은 <저스티스 리그>의 칙칙한 색감을 거둬내고 화려한 색감과 하이테크가 뒤섞인 아틀란티스를 과시하며 많은 이들의 ‘심해 판타지’를 만족시켰다.

<아쿠아맨> 예고편의 아틀란티스

특히 예고편에서 보여준 아틀란티스 세력이 양분된 대규모 내전은 웅장한 규모로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몇몇 팬들은 “영덕 대게랑 레이저 쏘는 상어가 싸우는데 재미없을 리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극중 아쿠아맨과 메라, 블랙만타의 추격전이나 옴과 아쿠아맨의 결투 등도 예고편에서 감탄을 자아냈다. 25분 선공개 영상을 본 관계자가 SNS에 “수족관에 놀러가서 종합격투기까지 구경한 기분”라고 호평을 내렸으니 블록버스터의 맛을 만끽하면 되겠다.


역시 믿을 수 있는 DC의 코스튬 센스

마블 영화나 DC 영화나 코스튬은 중대사안이다. 원작을 따라가자니 촌스럽고, 완전히 바꾸면 팬들의 반발이 상당하니까. 그동안 마블이 시대적 배경에 맞게 코스튬을 변주한다면, DC는 원작의 톤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아쿠아맨>의 블랙 만타는 DC식 코스튬 변형의 정점을 보여준다. 원작 속 붉은 눈의 큰 마스크에 신체 전체를 보호하는 전투복 스타일의 수트를 더해 원작과 실사화의 균형점을 찾았다.

(왼쪽부터) 원작 코믹스, <아쿠아맨>


아쿠아맨의 새로운 코스튬도 인상적이다. 초창기의 ‘주황빛 쫄쫄이’나 리뉴얼된 비늘 문양 ‘금색 쫄쫄이’도 실사에 적합하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제임스 완은 이 금색 유니폼을 완벽한 배색과 질감으로 제작해 제이슨 모모아의 거친 외모에 딱 어울리는 코스튬으로 재탄생시켰다.

(왼쪽부터) 가장 고전적인 코스튬의 애니메이션 아쿠아맨, 리뉴얼로 정착된 아쿠아맨 코스튬

DC팬들은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를 보고 “물맨 붐은 반드시 온다!”는 자조적인 농담으로 2018년을 보냈다. 그렇지만 최근 SNS에 공개된 <아쿠아맨> 호평을 보면 이 장난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단 기대를 하게 한다. 과연 정말로 ‘물맨 붐’, ‘DC 붐’은 올까. 오는 12월 19일 개봉할 <아쿠아맨>이 결정지어줄 것이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