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를 자세히 뜯어보는 것은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2시간 남짓의 영화를 한 장의 이미지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보다 함축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해외 매체 <콜라이더>에서 선정한 2018년 베스트 영화 포스터를 소개한다. 국내에 공개된 작품도 있고, 미개봉한 작품도 꽤 있다.


15.
<블랙팬서>

한 장의 포스터에 거대한 캐스팅을 보기 좋게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블랙팬서>가 해냈다. 인물들의 안정감 있는 대칭이 돋보이며, 다수의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주인공 블랙 팬서의 모습에 집중도를 높여 지루하지 않은 포스터를 만들었다.

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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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더 프레데터>

콜라이더는 <프레데터>를 두고 "영화는 형편없지만 포스터는 좋다"고 평했다. <프레데터> 프랜차이즈 흥행 성적 업 다운은 심하지만 '프레데터' 자체 디자인은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터는 프레데터의 머리를 인간의 두개골과 척추뼈들을 이어붙여 디자인했다. 프레데터는 사냥한 인간의 뼈와 두개골을 전리품으로 수집하는 우주 최강의 사냥꾼이다.

더 프레데터

감독 셰인 블랙

출연 올리비아 문, 보이드 홀브룩, 트래반트 로즈, 스털링 K. 브라운, 키건 마이클 키, 제이콥 트렘블레이

개봉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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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바이스>

크리스마스에 북미 개봉한 신작 <바이스>도 이름을 올렸다. <바이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를 다룬 전기 영화다. 딕 체니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는 조용하게 엄청난 권력을 행사했던 인물이었다. 포스터는 그의 실루엣을 본 따 노란색, 검은색, 흰색을 조합해 깔끔하지만 강렬함을 선사하고, 동시에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바이스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샘 록웰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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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크레더블 2>

1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던 <인크레더블 2>. 워낙 두터운 팬층을 구축했기 때문에 2편에서 주인공 가족들을 소개할 필요가 없었다. 캐릭터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인크레더블'을 상징하는 로고가 박힌 옷을 활용해 영화의 플롯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아내 일라스티걸의 히어로 활동으로 Mr. 인크레더블 홀로 독박 육아와 가사를 맡게 되는 이야기의 <인크레더블 2> 플롯을 재미있게 압축한 포스터다.

인크레더블 2

감독 브래드 버드

출연 사무엘 L. 잭슨, 홀리 헌터, 크레이그 T. 넬슨, 사라 보웰, 헉 밀너

개봉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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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커뮤터>

<커뮤터>는 주인공 마이클(리암 니슨)이 열차에서 벌어지는 테러를 막기 위해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승객들 속에서 정체불명의 테러범을 쫓는 스릴러 영화다. 철로 위를 달리는 마이클의 실루엣과 그 뒤로 겹겹이 그려진 사람의 머리 실루엣을 통해 이 영화가 주인공의 기지를 필요로 하는 심리 스릴러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커뮤터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리암 니슨, 베라 파미가

개봉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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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에이스 그레이드>

이 포스터는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언뜻 보면 핸드폰에 집착하는 10대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 포스터의 포커스는 기술이 아닌 그녀에게 맞춰져있다. <에이스 그레이드>는 배우로 활동하던 보 번햄의 감독 데뷔작이다. 현실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보다 소셜미디어를 더 편하게 느끼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포스터는 어떠한 속임수도 없이 영화의 의도를 정확하게 담았다.

에이스 그레이드

감독 보 번햄

출연 엘시 피셔, 조쉬 해밀턴, 에밀리 로빈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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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서스페리아>

<서스페리아>의 모든 포스터가 훌륭해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이 포스터는 눈길을 사로잡으며 충격을 준다. <서스페리아>는 약 40여 년 만에 리메이크된 컬트 호러 영화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틸다 스윈튼, 다코타 존슨 등이 출연한다. 포스터는 영화 속 섬뜩하고 기괴한 어둠의 기운에 사로잡힌 이름난 댄스 아카데미의 댄서들과 공연단의 예술 감독을 형상화했다. 포스터 전체를 장식한 빨간색은 다가올 엄청난 유혈사태를 암시한다.

서스페리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다코타 존슨, 틸다 스윈튼, 클로이 모레츠, 미아 고스, 제시카 하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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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스터 스마일>

<미스터 스마일>의 포스터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얼굴을 감춤으로써 영화의 우아함과 섬세함을 전달한다. 이 영화가 그의 마지막 은퇴작이라는 점을 알고 나면 마치 커튼콜 무대에 올라선 배우의 제스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우아하고 낭만적인 은행털이 신사였던 실화 인물 포레스트 터커를 연기했다. 그의 지나온 연기 인생을 되짚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이라는 평.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심플한 영화처럼 포스터도 심플하다.

미스터 스마일

감독 데이빗 로워리

출연 로버트 레드포드, 케이시 애플렉, 씨씨 스페이식

개봉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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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할로윈>

보통 인물의 얼굴을 크게 넣는 포스터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지만 이 포스터만큼은 다르다. 영화 속 로리(제이미 리 커티스)와 마이클(닉 캐슬)의 싸움은 대단했다. 한동안 영화 포스터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제이미 리 커티스의 얼굴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도 멋진 일이다. 이 포스터는 마이클이 사람을 살육하는 것만큼이나 로리의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할로윈

감독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 주디 그리어, 제이미 리 커티스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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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영화 포스터만으로도 평범한 시대극이 아닐 것 같다는 것이 느껴진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18세기 초 영국, 앤 여왕(올리비아 콜맨)의 총애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애비게일(엠마 스톤)과 사라(레이첼 와이즈)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왕의 얼굴 위에 올라탄 두 사람. 한 명은 눈을 가리고 있고, 한 명은 입술 위에 올라타 있다. 무능력한 여왕을 사이에 둔 두 여자의 관계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디자인이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레이첼 와이즈, 엠마 스톤, 올리비아 콜맨

개봉 20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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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이 씽 위아 어론 나우>

영화의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하겠지만 이 포스터가 담고 있는 거칠고 공격적인 느낌은 주목을 끌게 한다. <아이 씽 위아 어론 나우>는 인류가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남은 델(피터 딘클리지)과 그레이스(엘르 패닝)의 관계를 그린 영화다. 포스터 하단 바닥에 무수히 깔린 시체들 위로 대재앙의 세상을 통과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아이 씽 위아 어론 나우

감독 리드 모라노

출연 피터 딘클리지, 엘르 패닝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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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블랙클랜스맨>

1978년 백인 우월 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 정보를 수집했던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블랙클랜스맨> 제목 가운데 K가 세 개 들어간 것도 인상적이지만 클랜스맨 모자를 뒤집어쓴 흑인의 모습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건방져 보이면서도 충격적인 비주얼의 이 남자. 그러나 그 전체적인 모양새는 어쩐지 이 이야기가 터무니없이 유쾌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블랙클랜스맨

감독 스파이크 리

출연 아담 드라이버, 존 데이비드 워싱턴, 토퍼 그레이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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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포스터는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단지 스파이더맨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아래 위로 뒤집었을 뿐이다. 영화에서 이 장면은 두려움 많던 마일스 모랄레스가 높은 곳에서 빌딩 숲 사이로 뛰어들며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의 각성을 의미하는 장면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이 장면을 뒤집으니 마치 이제 막 비상하는 듯한 스파이더맨의 모습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감독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맨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니콜라스 케이지, 제이크 존슨, 리브 슈라이버, 마허샬라 알리,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개봉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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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툴리>

이 포스터 한 장만으로 아이를 갖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들었다. 피로감과 절망감 가득한 엄마의 얼굴에는 아이용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육아 전쟁에 지친 엄마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의 지친 표정을 통해 모성애가 얼마나 어렵고 어쩌면 공포스러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툴리

감독 제이슨 라이트맨

출연 샤를리즈 테론, 맥켄지 데이비스

개봉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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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버로드>

때때로 A급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것이 창의적인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버로드> 포스터는 무척 기발하다. 필자도 이 기사를 읽기 전엔 단순 핏방울 자국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피 한 방울 한 방울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군인을 형상화 한 이미지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굉장히 창의적이다. <오버로드>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좀비 부대를 양산하는 나치의 비밀 실험실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오버로드

감독 줄리어스 에이버리

출연 와이어트 러셀, 요한 필립 애스백, 보킴 우드바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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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