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믿보배’! 모델 출신 배우들의 커리어에 전환점이 된 작품들

(왼쪽부터) <걸캅스> 이성경, <나의 특별한 형제> 이솜

이솜이 출연한 <나의 특별한 형제>, 이성경이 출연한 <걸캅스>가 나란히 스크린을 찾았다. 이솜과 이성경은 2000년대 중후반 런웨이에서 활약했던 모델 출신 배우다. 지금은 나란히 영화 촬영장에서 제 개성을 뽐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이제 모델이란 수식어보다 배우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이들을 포함해, 모델 출신 배우들에게서 ‘모델 출신’ 꼬리표를 떼게 만든, 그들의 커리어에 전환점이 된 작품들을 짚어봤다. 2000-2010년대 모델로 활동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최근 영화·드라마·예능에 출연한 배우들을 위주로 리스트를 꾸렸음을 미리 밝힌다.

<괜찮아 사랑이야>

이광수 영화 <좋은 친구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지붕뚫고 하이킥> <런닝맨>에서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이광수는 <원더풀 라디오>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서 예능 캐릭터의 연장선에 선 감초 캐릭터를 연기하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이광수가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투렛 증후군을 앓는 수광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좋은 친구들>은 극단에 치달은 그의 어두움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세 남자가 서로의 우정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지옥도. 이광수는 죄책감에 몸부림치며 점점 피폐해지는 민수 역을 맡았다. 그의 예능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위치에 놓인 캐릭터로, 우울의 정점을 찍은 그를 만나볼 수 있다.

<좋은 친구들>

괜찮아, 사랑이야

연출 김규태

출연 조인성, 공효진, 성동일, 이광수, 디오, 윤진이, 이성경, 양익준, 진경, 차화연, 김미경, 도상우, 태항호

방송 2014, SBS

좋은 친구들

감독 이도윤

출연 지성, 주지훈, 이광수

개봉 2014.07.10.

<소공녀>

이솜 영화 <소공녀>, 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
이솜에게서 모델 출신이란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준 작품. <마담 뺑덕> 등 다양한 출연작이 있지만, <소공녀>의 힘을 따라잡진 못할 듯하다. <소공녀>에서 이솜은 집만 없을 뿐, 사랑하는 것들을 우선시하고 취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도시 하루살이 미소를 연기했다. 러닝타임 내내 흐트러짐 없이 극을 이끌어가는 이솜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그녀의 필모그래피 최초 여성 원톱 영화였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이솜은 이 작품으로 들꽃영화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번생은 처음이라>도 그녀의 인생 캐릭터를 언급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할 말은 하고 사는 사이다 캐릭터 수지는 많은 이들의 워너비로 손꼽히기도 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소공녀

감독 전고운

출연 이솜, 안재홍

개봉 2018.03.22.

이번 생은 처음이라

연출 박준화

출연 이민기, 정소민, 이솜, 김가은, 박병은, 김민석, 김병옥, 김선영, 김응수, 문희경, 황석정, 노종현

방송 2017, tvN

<역도요정 김복주>

이성경 영화 <걸캅스>,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대중이 기대했던 바와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하며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그녀. 이성경에게 배우로서 신뢰감을 얹어준 작품은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다. 역도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증량하는 등 외형적으로 변신을 더한 그녀의 노력이 빛났던 작품. 그간 선보였던 이지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박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신작 <걸캅스> 역시 배우로서 에너지 넘치는 그녀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적을 따지기 전에 사건 해결에 앞장서는 열혈 형사 지혜 역을 맡았다. 길쭉한 팔다리로 시원함을 전하는 그녀의 액션도 놓치지 말자.

<걸캅스>

역도요정 김복주

연출 오현종, 남성우

출연 이성경, 남주혁, 경수진, 이재윤, 장영남, 최무성, 안길강, 조혜정, 조수향, 지일주, 레이양, 김재현, 이주영, 오의식, 김우혁, 강기영, 정인기, 이정은

방송 2016, MBC

걸캅스

감독 정다원

출연 라미란, 이성경

개봉 2019.05.09.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 영화 <관상>,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은 서울컬렉션 최연소 남자 모델로 데뷔했다. 가녀린 선의 얼굴로 다채로운 이미지를 품을 줄 아는 그의 역량은 런웨이 무대뿐만 아니라 촬영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배우로 데뷔한 해 출연한 <시크릿 가든>에서 츤데레 캐릭터 썬을 자연스레 소화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은 이종석은 이후 부지런히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작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흥행까지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건 2013년부터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소년, 수하 역으로 출연한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평균 2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같은 해 출연한 <관상> 역시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 송강호, 백윤식, 이정재, 김혜수 등 충무로 제일 가는 선배들과 함께 출연한 작품으로, 그는 내경(송강호)의 아들이자 후반부 사건의 중심에 서는 인물 진형을 연기했다.

<관상>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감독 조수원

출연 이보영, 윤상현, 이종석, 이다희, 김소현, 김해숙, 정웅인, 김광규, 김가은, 최성준, 박두식, 김수연, 한기원, 한기웅, 윤주상, 정동환, 김병옥

개봉 2013.06.05.

관상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개봉 2013.09.11.

<안시성>

남주혁 영화 <안시성>,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이후 한 달 만에 서울컬렉션 무대에 서며 LTE급 데뷔를 치른 모델. 남주혁은 등장하자마자 평단의 시선을 독차지한 남다른 떡잎 시절을 거쳤다. 2014년 악동뮤지션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 <치즈인더트랩> 등 화제작에 줄줄이 출연했다. 십 대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남주혁의 팬층을 전 세대로 확장시킨 작품은 <역도요정 김복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불운의 수영 천재’라는, 한 줄 소개만으로도 완벽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로맨스 장인 배우 반열에 올랐다. 이듬해엔 <안시성>에 출연, 영화에 첫 도전하며 충무로에 제 존재감을 알렸다. 그가 연기한 사물은 연개소문(유오성)으로부터 양만춘(조인성)을 죽이라는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침투한 학도 병사다. 확신이 서지 않는 지령 앞에서 갈등하는 학도병의 내면을 관객에게 선명히 전달한 그는 그해 연말 대부분의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역도요정 김복주>

역도요정 김복주

감독 오현종

출연 이성경, 남주혁, 경수진, 이재윤

개봉 2016.11.16.

안시성

감독 김광식

출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개봉 2018.09.19.

<보안관>

배정남 영화 <보안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페인 하숙>을 비롯한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정남은 허당기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말 그대로 반전 매력, 10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모습이다. 모델 시절 배정남은 런웨이를 씹어먹을 듯한 포스를 뽐냈다. 모델이자 스타로 최고의 위치에 올랐던 그가 본격적으로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2012년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 출연하고서부터다. 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맡아왔던 배정남은 <보안관>에서 입만 열면 깨는 캐릭터 춘모를 연기하며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았다. 오랜 시간 쌓은 카리스마 장벽을 부수는 데 성공한 배정남의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진 초이(이병헌)를 돕는 만물상 주인 춘식 역을 맡아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신스틸러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