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씨네21> 기자
원점으로 돌아간 마침표
★★★
오리지널 트릴로지 3부작의 마지막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이 망쳐 놨던 ‘피닉스포스’를 다시 부활시켜 제대로 마침표를 찍는다.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진 그레이(소피 터너)를 중심으로 엑스맨 내부의 분열과 대립을 그렸다. 소수자들의 저항과 내부 갈등, 그리고 공존이라는 엑스맨의 전통적인 테마로 돌아가 드라마를 구축한 점은 납득이 간다. 빌런과 중심 히어로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한 명을 제외하곤) 캐릭터에게 고루 돌아간 작별 인사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동어반복이란 이상을 지우기엔 임팩트가 약해 보인다. 갈등의 봉합과 화해가 급작스러운 것도 아쉬운 지점. 그럼에도 재촬영과 개봉 연기로 인해 우려했던 것보다는 안정적인, 적절하고 적당한 마무리.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특별했던 시리즈의 평범한 피날레
★★★
다름에 대한 인정과 공감, <엑스맨> 시리즈가 지속해 온 특별함은 여전하다. 특히 시대의 감정을 소화하듯 주요한 캐릭터를 여성이 주도한 점도 인상 깊다. 하지만, 특별한 시리즈의 마무리로는 아쉬운 점이 두드러진다. 진 그레이의 활약을 제외하곤 그동안 시리즈를 지탱해 왔던 기존 캐릭터들의 서사는 평면적이고 연약하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쌓아 올린 이야기를 쫓기듯 서둘러 주워 담아 마침표의 지점에서 도리어 물음표를 발견하게 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조금은 아쉬운 최종장
★★☆
히어로와 빌런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다크 피닉스>는 시리즈 안에서도, 또한 모든 슈퍼히어로 영화들 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른 존재’라는 이유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삶을 살고, 때론 사랑하는 이들을 다치게 한 뮤턴트들의 고뇌는 진(소피 터너)의 상처를 중심으로 여전히 작품 전체를 지탱하는 힘. 액션은 준수하며, 개별 작품 하나로만 보면 나름 안정적인 시작과 마무리다. 다만 작품마다 크고 작은 설정 충돌로 물음표를 안겼던 <엑스맨> 시리즈의 맹점은 여전하다. 프리퀄 시리즈를 매력적으로 이끌어 온 기존 멤버들의 마지막을 처리하는 방식도 아쉬운 편. 몇몇 인물은 캐릭터 붕괴 수준으로 보이기도 한다. 시리즈 원작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다크 피닉스 사가’의 깊이 있는 세계관을 납작하게 소화한 점도 아쉬움 중 하나.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폭스의 맹맹한 마무리. 디즈니에서 새롭게 만나요
★★★
진 그레이의 솔로 무비로 바라본다면 그럭저럭 즐길만하다. 문제는 그러니까, 이게 폭스에서 만드는 마지막 엑스맨 작품으로서의 위용을 보여줄 만한 기획이었느냐는 것이다. 진 그레이의 방황과 성장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면서, <엑스맨> 프리퀄을 이끌어 온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 등 주요 인물들의 서사가 너무 희미하게 마무리되는 아쉬움을 낳고 말았다. 여러모로 19년의 시간을 이어온 시리즈의 피날레로서 맹맹하다. 소수자들을 향한 <엑스맨>의 주제관은 이번에도 극을 강하게 관통하나, 그것이 반복될 뿐 기존 시리즈에서 발전된 모습은 보이지 못한다. 이 와중에서도 환호를 부르는 건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하는 매그니토다. 감정 변화의 계기가 시나리오적으로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패스밴더의 뛰어난 표정 연기는 납작한 개연성을 초월해 버린다. 솔로 무비가 나와야 한다면 응당 패스벤더가 그리는 매그니토여야 하지 않았을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훨훨 날지 못하고 주춤한 시리즈
★★☆
19년을 이어온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하기엔 여러모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진 그레이를 중심에 내세워 시리즈가 줄곧 다뤄온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부각하지만, 설득력 있게 그리지는 못했다. 메인 캐릭터의 가공할 만한 능력과 갈등 관계에 힘을 주려다가 되레 기존 주요 캐릭터의 힘을 약화시킨 꼴이다. 급작스럽게 전개하는 캐릭터의 등퇴장 방식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여성 캐릭터의 입을 빌려 남성의 활약만 강조한 기존 시리즈에 시원한 일침을 가하고, 메인 악당에 제시카 차스테인을 등판시켜 변화를 꾀한 야심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차별을 다루면서 시대를 선도한 시리즈의 정체성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져야 하는 지금, 엑스맨의 존재감이 퇴색되어 목소리를 드높이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