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올 한해 <광대들: 풍문조작단>, <퍼펙트맨> 두 편의 작품으로 스크린을 찾아왔던 배우 조진웅. 자칭 “충무로 가성비 갑(?) 배우”라는 그가 세 번째 작품인 <블랙머니>를 들고 연말 극장가로 돌아왔다. 론스타 금융범죄 실화를 소재로 한 <블랙머니>에서 거침없는 성정의 양민혁 검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영화는 현재(11월 19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데뷔부터 차기작까지 배우 조진웅에 대한 이모저모를 모았다.

블랙머니

감독 정지영

출연 조진웅, 이하늬

개봉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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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말죽거리 잔혹사>로 스크린 데뷔
조진웅이 스크린에 처음 얼굴을 비춘 건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서다. 학교 선도부장 종훈(이종혁)의 야생마 패거리 가운데 하나로, 우유를 맞은 종훈이 범인을 잡고자 현수(권상우) 반으로 향했을 때 종훈 옆에 서서 좋은 말로 할 때 빨리빨리 나와라잉~”, “X발놈이, X도 아닌 새끼가 어디서 깝죽대?” 말하던 단역이 그다. 이후 조진웅은 KBS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교포 브루터스 리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KBS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왼쪽부터) 드라마 <시그널>, <뿌리깊은 나무>

인생 캐릭터 제조기
조진웅의 인생 캐릭터를 고르자면? 이만한 난제도 없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고 가며 수많은 인생 캐릭터를 남긴 그. 맡은 배역마다 인상 깊은 연기를 통해 명장면을 남긴 조진웅 신드롬의 시작은 2011년 방영된 SBS <뿌리깊은 나무>가 아니었을까. “무사 무휼을 외치며 맨땅에 검 집을 박고 왕을 향해 칼을 겨누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 가운데 하나다. 이외에도 조진웅의 대표 캐릭터를 뽑아보자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김판호, <끝까지 간다> 박창민, <암살> 속사포, <아가씨> 코우즈키, 드라마 <시그널> 이재한 등이 있다.

본격_조진웅_인생캐릭터_고르기. 당신의 선택은?

(왼쪽부터) <명량>, <암살>

천만 배우
조진웅은 두 편의 영화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가장 먼저 천만 배우의 영예를 안겨 준 작품은 <명량>이다.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조진웅은 왜군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연기했다. 어눌한 일본어로 연기에 아쉬움을 샀지만 그다음 해에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서 독립군 속사포(추상옥) 역으로 호연을 펼치며 논란을 잠재웠다. <명량>, <암살> 각각 1761, 1270만 명을 동원했으며, 두 편을 합치면 약 3000만 이상 관객 몰이에 성공한 셈. 조진웅은 <암살>과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 신규 회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즉, 조진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왼쪽부터) <사냥>, <대장 김창수>, <광대들: 풍문조작단>

흥행 UP&DOWN
수많은 영화들 틈에서 흥행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법. 조진웅 역시 작품마다 흥행 편차가 꽤 있는 편에 속한다. 단적으로 지난해와 올해만 비교해 보아도 알 수 있다. 2018<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 세 작품 모두 각 520만 명, 497만 명, 529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파워를 입증했으나, 올해 개봉한 <광대들: 풍문조작단>, <퍼펙트맨> 안타깝게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가장 큰 편차가 났던 해에는 무려 1664만 명이라는 관객 수 차이를 보였다(2014<명량>, <우리는 형제입니다>). 대체로 2~3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광대들: 풍문조작단>, <사냥>, <대장 김창수>처럼 100만 관객을 넘지 못한 작품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독전>

고무줄 몸무게
고무줄 몸무게로 가장 유명한 배우는 크리스찬 베일이다. 국내엔? 조진웅이 있다! 20대 시절 마르고 훈훈한 외모가 공개되며 화제가 된 바 있지만 데뷔 초엔 살집이 있는 편에 속했던 조진웅. <우리형>(2004) 때는 단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요청에 따라 128kg까지 증량했다고.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때는 110kg에서 82kg까지30kg을 감량해 무사 무휼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외에도 <아가씨>18kg, <독전>에서는 순수 체지방만 10kg를 감량했다고. 조진웅은 다이어트에 대해 배우로서 응당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상당히 괴롭다”라고 밝혔다.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는 것이라 말했으며, “애주가지만 술도 마시지 않는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우리형>(2004) 당시 128kg였던 조진웅, 20대 시절 조진웅

조진웅 "(롯데 자이언츠) 존재만으로도 영원한 의미"

롯데 자이언츠 부산 갈매기
조진웅은 롯데 자이언츠의 골수팬이다. 부산 태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연고지가 부산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게 됐다고. 2013년 출연한 MBC <무릎팍도사>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으며, 같은 해 롯데 자이언츠 홈 개막전 시구를 하며 성공한 덕후 불리기도 했다. 조진웅은 한 인터뷰에서 월요일은 야구가 없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경기가 있다. 일요일에 경기를 지면, 화요일 새 경기 시작할 때까지 아무도 말 걸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광대들: 풍문조작단> 함께 출연했던 윤박은 조진웅은 롯데 자이언츠가 지고 있을 때만 옆에 없으면 좋은 사람이다. LG 팬인데 LG와 롯데가 야구를 하는 날에는 조진웅 옆에 가지 않았다라며 일화를 공개했다.


단편 영화 감독으로
오랜 시간 배우로 활동해온 조진웅이 메가폰을 잡는다.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담은 오락 영화 <예고편>은 조진웅이 직접 연출을 맡은 5회차 촬영 분량의 단편 영화다.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한 것이 아니지만 평소 오랜 시간 구상해 온 시나리오로, 아무도 제작해주려 하지 않아 자신이 직접 연출하게 된 것이라고. 배우로 활동해오며 쌓은 인맥으로 영화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촬영을 모두 마쳤다고 한다. 믹싱 작업 중에 있으며, 공개 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경관의 피> 시나리오 표지 이미지

차기작
매년 최소 세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오는 조진웅. ‘충무로 다작왕’답게 2020년도 부지런히 촬영할 계획이다. 현재 촬영 중에 있는 이규만 감독의 <경관의 피>(가제)는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경찰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 집안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형사물이다. 올해 <기생충>, <사자>에서 활약했던 최우식이 함께 출연한다. 10월엔 <대장 김창수>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원태 감독 신작 <대외비>에 캐스팅이 확정되기도 했다. 내년 2월 크랭크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거기에 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독전><시그널> 후속작에 관해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 하니, 2020년도 조진웅으로 풍요로운 한 해가 될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