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목소리) 출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방향도 결과도 모두 옳은 완벽한 귀환
★★★★
성장과 통찰, 반성과 화해. 방향도 결과도 모두 옳은 완벽한 귀환이다. 엘사가 지닌 마법의 근원을 찾아 떠난 모험은 자연에 대한 경외,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물론이고 과거 서구 중심 세계관의 반성까지 훌륭하게 담아낸다. 동화적 환상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진보적 메시지를 자연스레 담은 스토리도 돋보인다. ‘렛 잇 고’처럼 폭발적인 순간은 아니더라고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유려한 음악들은 이번에도 힘이 세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두려움을 딛고 진정한 ‘나'를 찾아서
★★★
그 자체로 완결성이 뛰어났던 전편에 걸맞은 속편 제작이 가능할까. 다행히 <겨울왕국 2>는 사족이 아닌 의미 있는 둘째다. 음악 구성과 스토리텔링이 한층 복잡해지고, 클라이맥스로 가는 전개가 늘어지는 것은 눈에 띄는 약점. 다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낯선 세계에 뛰어드는 엘사와 안나의 모험담은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하는 구석이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진보를 목격하게 하는 압도적인 장면 구성, 스스로의 진정한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가장 강해질 수 있음을 말하는 메시지도 좋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왕관의 무게를 견뎌낸 속편
★★★☆
상대적 평가에선 1편에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놓고 보면 충분히 빼어난 오락 영화다. 전편이 그랬듯 엘사와 안나는 왕자의 키스나 구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행복을 쟁취하며 디즈니 프린세스 프랜차이즈 주체성 평균치를 끌어올렸다. 업그레이드된 기술적 완성도와 울라프의 존재감이 인상적이다. 엘사가 파도를 이용해 서핑하는 수중 액션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 귀여움과 개그에 이어 감동까지 능숙하게 담당해내는 울라프의 매력은 군계일학이다. 성인 관객이라면 굿즈를 사 달라는 아이들로부터 지갑을 잘 사수하시길.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현실과 통하는 디즈니의 마법
★★★★
5년 동안 올랐던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의 왕좌를 다시 지켜낸다. 엘사와 안나의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의상, 물량 공세에 가까운 뮤지컬 음악으로 눈과 귀를 현혹한다. 물론 이것은 팬들을 위한 즐거운 서비스다. 2편의 큰 그림은 여성 서사의 완벽한 재건이다. 직접 말을 타고 내달리는 엘사 여왕이 있으니 더 이상 백마 탄 왕자가 필요 없다. 과거를 바로잡고 진실과 마주하는 안나 공주의 성장은 변화를 외치는 디즈니의 선언을 공고히 다진다. 올라프와 크리스토프-스벤 콤비는 잔재미를 챙기고 물과 얼음을 쥐락펴락하는 영상 기술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우리말 녹음 버전도 노래와 연기의 완성도, 나름의 매력이 출중하니 오리지널 버전과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겨울왕국 2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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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송경원 <씨네21> 기자
마틴 스코세이지라는 시네마(혹은 고유명사)의 존재 방식
★★★★☆
찰스 브랜트의 논픽션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스>를 원작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중 하나인 노조위원장 지미 호파의 실종 사건을 극화했다. 이탈리아 마피아의 히트맨이 된 아이리시 남자의 60년 생이 미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교차하며 장대한 서사시가 된다. 세 개의 시간 축을 플래시백과 내레이션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은 비범하지만 익숙하다. 놀라운 건 209분이 거의 한 호흡에 정리, 전달된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그건 한 사람의 생이 3시간 안에 압축되는 거에 비하면 별로 놀라운 것도 아니다. 비가역적 시간에 관한 체험을 통해 마틴 스코세이지의 현재를 목격할 수 있는, 스코세이지 영화사의 총합.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는 클래식에 관하여.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미국 현대사 귀퉁이에 적힌 한 갱스터의 삶
★★★★☆
모든 것을 가진 듯하지만, 또한 모든 것을 잃은 한 갱스터의 굴곡진 삶을 통해 전후 미국 현대사 이면에 감춰진 사건들을 들춰낸다. 시대를 느긋하게 훑으며 인물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이 숨 가쁘지는 않지만, 믿음과 배신이 얽힌 이들의 생이 마지막에 닿아갈 때 휘몰아치는 비애와 죄책감은 묵직한 성찰로 다가온다. 전부를 쏟아 낸 거장의 품격과 삶을 온전히 스크린에 새긴 명배우들의 열연이란 이런 것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말이 필요 없는 마스터피스
★★★★☆
연출, 연기, 촬영, 음악, 의상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잘 조율된 오케스트라처럼 세트 피스로 움직인다. 이 작품 그대로를 ‘시네마의 교본'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다. 인물들이 길 위에서 지나간 시대를 반추하는 구성은 끊임없이 시간이라는 장치를 상기시킨다. 후회로 점철됐든 자랑스러움으로 점철됐든, 인간의 시간은 다시 앞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비가역성. 한 시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졌던 무언가가 세월이 흐르면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한다는 무상함. 이 영화는 인간의 삶과 시간에 대한 일깨움을 남긴다. 

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개봉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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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니모
감독 전후석
출연 헤로니모 임, 전후석

송경원 <씨네21> 기자
세계시민이자 인본주의자였던 헤로니모. 한국인의 정체성을 새삼 되묻다.
★★★☆
쿠바 한인 2세대로서 혁명의 주역 중 한 사람이 된 헤로니모. 재미 한인 변호사 전후석이 우연히 떠난 쿠바 여행길에 헤로니모의 흔적을 접하고 인연처럼 따라가며 완성한 다큐멘터리. 헤로니모(한국명 임은조) 누구인지 따라가던 이야기는 쿠바 이민자 3,4세대의 삶으로 연결되고 결국엔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재외 동포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지키고 각자의 삶 속에서 의미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연출이 아니라 그저 진심 어린 태도로 살려낸 역사. 그리고 감독의 고민과 함께 성장하는 질문들. 차이를 두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같음을 바라보고 포용하게 만드는 태도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
재미교포 변호사 전후석이 연출한 한인 디아스포라 다큐멘터리. 전 감독은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 이후인 2015년 쿠바 여행에서 우연히 쿠바 한인 2  헤로니모 임(임은조) 가족을 만났고 그의 업적을 세상에 알리고자 3년 동안 작업한 결과물이다. 헤로니모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질곡의 한인 이민사와 혁명의 성공과 몰락이 드리워진 쿠바 정치사가 포개진다. 강한 신념과 의지를 가진 영웅을 다각도에서 조명하면서 후손들의 목소리를 더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감독의 의지가 역력하게 느껴진다.

헤로니모

감독 전후석

출연 전후석, 헤로니모 임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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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예쁘다
감독 박수민, 김성국
출연 김명국, 진선미, 손민지

이화정 <씨네21> 기자
잃어버린 표정을 찾는 시도
★★☆
실추된 가장이 자존감을 찾는 이야기는 익숙하다. 어쩌면 너무 많이 봐오기도 했다. <아빠는 예쁘다>는 집과 회사 모두에서 겉도는 덕재가 클럽에서 여장을 하면서 자신의 잃어버린 표정을 찾는 과정이다. ‘를 인정받은 그는, 결국 이전까지 소원했던 가족과의 관계에도 자신을 되찾는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아쉽지만, 김명국, 백서빈 등 배우들의 도전과 하모니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아빠는 예쁘다

감독 박수민, 김성국

출연 김명국, 진선미, 손민지, 백서빈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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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감독 저스틴 트리엣
출연 버지니아 에피라,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존재감 돋보이는 여성 심리 드라마
★★★
소설을 쓰기로 한 심리치료사가 내담자인 여배우의 사생활에 개입하게 되면서 악화일로를 걷는다. 타인의 삶을 훔쳐 소설을 집필하려는 주인공의 얄팍한 욕망은 도리어 자신의 상처를 들추고 활화산처럼 들끓는 본능을 표출시킨다. 위기의 여자가 겪는 심리 스릴러였다가 치정이 얽힌 블랙 코미디로 전환하던 영화는 시행착오를 겪은 여성의 인생을 응시하는 드라마로 귀결된다. 버지니아 에피라,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산드라 휠러의 요동치는 연기가 격렬한 감정의 진폭을 일으킨다. 장르의 전형성에 갇히지 않고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연출을 선택한 저스틴 트리에 감독의 이름이 각인되는 프랑스 영화다.

시빌

감독 저스틴 트리엣

출연 버지니아 에피라,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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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감독 후 보
출연 펑유창, 왕위원, 장 위

송경원 <씨네21> 기자
함부로 희망을 입에 올리지 않기에 전달 가능한 것들
★★★★
2018년 중국 영화계에 투척된 최대의 문제작. 네 명의 인물들이 겪는 최악의 하루를 중심으로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는다. 사실 영화 안팎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다분하다. 234분에 이르는 장대한 러닝타임이 그렇고, 중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고발하는 최근 보기 드문 영화라는 점이 그렇다. 무엇보다 강렬한 데뷔작을 남긴 후보 감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유작이 되어버린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접하고 나면 이런 정보들이 모두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느낄 것이다. 양심, 정의, 사랑 같은 말랑한 단어들이 진즉에 빛바랜 사회에는 동물원의 쇠창살이라는 보호조차 받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배회한다.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것,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몸부림이 곧 이다. 덤덤해서 더 차갑게 느껴지는 시선으로 절망이란 단어조차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타협 없는 영화.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감독 후 보

출연 펑유창, 장 위, 왕위원, 리총시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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