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가기 망설여진다. 끈질긴 코로나19다. 자연스레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을 비롯한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그렇게 넷플릭스를 켰는데 뭘 볼지 모를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다. 영화, TV시리즈 목록만 수 차례 돌려 보다가 전원을 끄는 일도 생기곤 한다. 자, 이제 고민하지 말자. 세상의 모든 영화가 훌륭하지 않다. 그저 그런 영화라도 반짝 빛나는 한 두 장면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일단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보자.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위대하지 않은 영화의 위대한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 나온 영화 가운데 5편만 추려서 소개한다. 이 영화들이 ‘슬기로운 OTT 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매트릭스 3: 레볼루션>

<매트릭스 3: 레볼루션>
과거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매트릭스> 3부작은 영화 역사에 클래식으로 남을 것이다. 다만 2편과 3편이 1편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1편에서 관객들은 빨간 약과 파란 약 사이에서 갈등하던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거의 유사한 영화적 충격을 경험한다. 2~3편은 1편과 같은 한 방이 부족한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그럼에도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의 시온 전투 시퀀스는 놀라운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수많은 센티넬을 상대로 장렬하게 싸우는 이 장면에서 미후네(나다니엘 리즈)의 활약이 특히 눈이 부시다.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감독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제이다 핀켓 스미스, 마리 앨리스, 해롤드 페리뉴, 모니카 벨루치, 해리 레닉스, 램버트 윌슨

개봉 200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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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더그라운드>

<6 언더그라운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에 호평을 하는 평론가는 거의 없다. 뭐든지 폭파시키는 이 감독의 영화 <6 언더그라운드>도 그렇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데드풀 캐릭터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도 이 영화를 혹평에서 구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는 그저그런 영화일지 몰라도 마이클 베이 특유의 화끈함은 살아 있다. ‘버라이어티’는 이탈리아 피렌체 자동차 추격 시퀀스에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썼다.

6 언더그라운드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데이브 프랭코,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조나,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코리 호킨스, 벤 하디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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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 더 다크>

<홀드 더 다크>
네이버 영화에 <늑대의 어둠>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홀드 더 다크>는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라일리 코프, 제프리 라이트 등이 출연한다. 감독 제레미 솔니에를 아는 팬들이라면 하얀 눈을 배경으로 검붉은 피가 흥건히 흐르는 잔혹한 장면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그는 펑크록 슬래셔 무비 <그린 룸>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홀드 더 다크>에서는 살벌한 긴장감이 녹아 있는 총격전이 볼거리다. 건물 2층에 있는 기관총에서 쏟아지는 총탄에 쓰러지는 경찰의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다.

늑대의 어둠

감독 제레미 솔니에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라일리 코프, 제프리 라이트, 제임스 뱃지 데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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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새로운 시작>

<트론: 새로운 시작>
<트론: 새로운 시작>은 흥행 실패작이다. 미국에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1982년에 개봉한 전작 <트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고 할까. 반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비교할 게 못 된다. 당시에는 최첨단이었으나 지금 보면 뭔가 이상한 <트론>의 그래픽 기술은 2010년 <트론: 새로운 시작>에 와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렇기에 네온 불빛이 잔상(?)을 남기는 ‘라이트 사이클’(light cycle) 경주 시퀀스는 넋을 놓고 보게 된다. 1982년 버전과 비교하는 것도 꽤나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론: 새로운 시작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제프 브리지스, 가렛 헤드룬드, 올리비아 와일드

개봉 201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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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 시저!>

<헤일, 시저!>
코엔 형제 감독의 <헤일, 시저!>는 거장의 범작으로 분류할 수 있다. ‘버라이어티’는 “여러 비네트(소품문, 小品文)가 섞여 있는 가방”(mixed bag of vignettes)이라는 표현을 썼다. 큰 서사가 아닌 작은 이야기들의 조합이라는 뜻이라고 풀이된다. 그런 까닭에 <헤일, 시저!>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은 위대한 평가는 받지 못했다. 다만 과거 할리우드의 전성기에 대한 오마주는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 채닝 테이텀이 해군으로 등장하는 댄스 넘버 ‘노 데임스’(No Dames) 시퀀스다. 테이텀은 전성기 할리우드 뮤지컬영화의 전설인 진 켈리 못지않은 춤을 선보인다. 코엔 형제가 누군지 몰라도, 어느 누구라도 이 장면에서는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헤일, 시저!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조슈 브롤린, 조지 클루니, 채닝 테이텀,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조나 힐, 스칼렛 요한슨, 엘든 이렌리치, 프란시스 맥도맨드

개봉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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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