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영화, '메소드연기' 시사 최초 리뷰 및 기자간담회 현장의 말말말

〈메소드연기〉 포스터
〈메소드연기〉 포스터

모든 영화가 〈극한직업〉이 될 필요도, 〈극한직업〉을 꿈꿀 필요도 없다. 〈극한직업〉처럼 큰 스케일로 액션과 코미디를 버무릴 필요도, 모든 이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대중적인 유머로 무장할 필요도 없다.

3월 18일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연기〉는 소박한 규모 속에서, 대중적이지 않을지라도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작품이다. 영화는 〈극한직업〉과 같은 코미디 영화의 백스테이지를 파헤치는 메타 코미디다. 〈메소드연기〉는 코미디 배우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저마다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모든 인물들에게 바치는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은 영화’다.

‘메소드 연기’란, 배우가 극 중 인물과 자신을 심리적으로 동일시해 극사실주의를 구현하는 연기 방식을 뜻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이홍위(단종)를 연기한 배우 박지훈이 두 달간 하루 사과 한 알만 먹으며 피골이 상접한 듯한 인물을 구현했다면, 〈메소드연기〉의 이동휘는 영화 속에서도 ‘이동휘’를 연기하며, 그야말로 ‘메소드 연기’를 펼친다.

〈메소드연기〉
〈메소드연기〉

〈메소드연기〉의 이동휘는 배우 이동휘와 겹친다. 적어도 대중의 기억 속에서는 그렇다. 〈카지노〉와 〈범죄도시4〉에서 강렬한 빌런의 얼굴까지 선보였음에도, 이동휘에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는 여전히 ‘코미디 배우’다. 〈메소드연기〉는 바로 그 지점을 출발선으로 삼는다. 코미디로 뜨고 코미디로 소비되어 온 배우가, 이번엔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동휘를 직접 연기한다.

〈메소드연기〉의 이동휘는 코미디 배우로 이름을 날렸지만 코미디가 하기 싫어 매너리즘에 빠진 인물로, 코미디 영화 ‘알계인’으로 떴지만, 정작 하고 싶은 것은 정극이다. 영화 속 이동휘는 마침내 제안받은 사극 드라마 ‘경화수월’에서 금식을 하며 메소드 연기를 할 것을 선언한다. 바지 속에 삼각김밥을 숨겨, 첫 촬영부터 들통나고 말지만.

그러나 〈메소드연기〉는 장난기 어린 풍자적 장면들만 가득하지 않다. 〈메소드연기〉는 박지환이 ‘태런트 킴’으로 출연하는 초반 시퀀스를 통해 영화가 픽션과 팩트 사이를 교란하는 ‘메타 코미디’임을 분명히 견지하고 시작하지만, 중반부 이후 사뭇 무게감을 더해 ‘메소드 연기’에 대한 감독의 고찰을 녹여낸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산다’는 이야기를 ‘메소드 연기가 하고 싶은 배우’를 통해 전달하는 식이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매일 고민하는 우리도, 그만둘 수 없으니 어떻게든 끝까지 완주만을 위해 달려가는 직업인도, 아픈 몸을 자식 앞에서 끝까지 숨기는 어머니도, 결국 각자의 배역을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러니까 〈메소드연기〉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인 셈이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지난 3월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메소드연기〉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감독 이기혁과 배우 이동휘, 윤경호, 강찬희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했다. 이날 나온 감독과 배우들의 말을 옮긴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기혁 감독.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기혁 감독.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삶에는 온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가 공존” 이기혁 감독

〈메소드연기〉에는 정극 연기를 하고 싶은 코미디 배우 ‘이동휘’ 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삶을 애쓰며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오랫동안 배우의 꿈을 가지고 살았지만 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태(윤경호), 아역 배우로 시작해 톱스타가 된 정태민(강찬희), 이동휘와 이동태의 흥 많은 어머니 정복자(김금순), 유일한 소속 배우 이동휘의 일감이 끊겨 배달 알바까지 뛰는 소속사 박대표(윤병희), 작가가 제멋대로 설정을 바꿔도 어떻게든 드라마를 찍어야 하는 임감독(공민정)까지. 각 인물은 저마다의 고민 앞에서 고군분투한다.

다양한 삶을 다룬 〈메소드연기〉가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기혁 감독은 “삶에는 온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가 공존한다”며 영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기혁 감독은 “나 역시 나다운 게 뭔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늘 고민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때로는 남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혹은 보여주고 싶은 모습대로 살아가고, 또 그 이면에 온전히 혼자 있을 때 나의 진짜 모습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질적 양면성이다”라고 관객들이 〈메소드연기〉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전했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동휘.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동휘.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배우 이동휘

배우 이동휘는 〈메소드연기〉의 기획·개발 단계부터 참여했다. 이동휘는 영화를 기획하며 “이 이야기가 배우의 고충과 고민만 담고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이기혁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동휘는 ‘메소드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2월 31일에 다쳐서 1월 1일을 응급실에서 맞이했다. 그런데 한참 동안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했다. 내가 응급실에 있으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더라”며 순간이 곧 ‘메소드 연기’라고 말했다. 이동휘는 “메소드 연기는 배우만의 연기 방식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매일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나를 연기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배우 이동휘

이동휘는 〈메소드연기〉에서 자신을 연기한 경험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헷갈렸다. 어디까지 보여드려야 할지, 어떤 부분은 덜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훨씬 컸다”라며 “이번 작품을 끝으로 제가 저를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영화는 이동휘와 이기혁 감독의 20년 인연에서 출발했다. “대학 시절부터 친구이자 동료였다. 갑자기 연출을 하겠다고 했을 때 당황스러웠지만, 처음 쓴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그 정성과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고 이동휘는 전했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메소드연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런업컴퍼니/㈜바이포엠스튜디오)

동명의 단편으로부터 출발한 장편영화

영화 〈메소드연기〉는 동명의 단편에서 출발한 장편이기도 하다. 이기혁 감독의 단편영화 〈메소드연기〉는 장편영화와 동일하게 배우 이동휘가 출연한 작품으로, 거식증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금식하며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배우 이동휘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기혁 감독은 장편화의 계기로 윤종빈 감독의 조언을 꼽았다.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단편의 앞뒤를 확장해봐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게 동력이 됐다”며 장편으로 넓히는 과정에서 이동휘 배우의 실제 고민, 그리고 자신이 배우로 활동하며 느꼈던 현장의 공기와 시선, 가족에 대한 정서를 캐릭터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단편과의 차별점에 대해서 이기혁 감독은 “단편과는 달리,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각자의 배역을 부여받고 연기하며 살아가는 많은 캐릭터들을 펼쳐놨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에서는 이동휘-이동태 형제와 어머니 정복자의 서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기혁 감독은 “가족 이야기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관람 포인트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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