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또 나이 한 살 적립한다고 생각하니 우울한 분 계신가요? 우울해하지 마세요. 올 연말 우리를 다시 과거로 소환할 예전의 오빠(혹은 누나, 동생)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솔솔 들려오고 있거든요! SES, 젝스키스, 신화의 새 앨범 발매 소식부터, god의 전국투어 소식까지.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그 시절엔 풋풋한 아이돌 가수였지만, 지금은 배우가 된 추억 속 가수들을 소환합니다. 그러나 보기 전 명심할 것.  

망! 작! 주! 의!

그 시절, 망했던 아이돌 영화들

긴급조치 19호

<긴급조치 19호>(2002) 포스터, '신화' 스틸컷

에디터는 추억의 아이돌들의 영화 필모들을 검색하면서 공통된 영화 한 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의 카피처럼 여기 나온 가수들 모두가 '하지 말았어야' 했던 영화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이 영화, 추억의 아이돌들은 거의 다 나온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핑클', '클릭비' 스틸컷

'정부의 긴급조치 19호가 발동되고, 주영훈은 정부 첩자가 되어 숨어있는 가수를 꼬드겨 체포한다. 가수들은 신분을 속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고, 잡혀온 가수들은 고문과 가수 포기 각서를 쓴다'는 황당한 줄거리의 영화인데요.

네이버 아이디 raw7****는 '그 많은 팬들이 오빠들을 외면한 유일한 영화랄까'라는 영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혹시 외면했다면, 추억을 되새기며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누가 나왔나 숨은 그림 찾기 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강타', '싸이' 스틸컷

젝스키스 <세븐틴> 
vs
HOT <평화의 시대>

<세븐틴>(1998) vs <평화의 시대>(2000)

1990년대를 <응답하라> 시리즈와 <토토가>로 배운 에디터.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젝스키스 vs HOT'의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는데요. 당시 최고의 아이돌 그룹답게 전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보지 않아도 오글거림이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들을 남기게 됩니다.

#열일곱 #살에는 #누구나 #자기가 #서 #있는 #장소에서 #전투를# 치룬다
- <세븐틴> 네이버 영화 줄거리 소개 中

SNS 감성이 돋보이는 문구들. 아니 그때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시절이었을까요. 아무튼 당시 10대 팬들을 저격한 건지 허세 감성이 뚝뚝 흐르는 것 같습니다.

은하 백년전쟁이 끝난 서기 2200년, 지구 대표 HOT와 우주 축구계의 신예 제우스팀의 평화 기원 축구제전 - <평화의 시대> 네이버 영화 줄거리 소개 요약

역시 SM엔터테인먼트답습니다. 이렇게 거국적이고 진지한데 4차원인 세계관을 만들 곳은 여기밖에 없죠. 두 영화 중 영화로는 누가누가 더 망작이었을까요. 보신 분 있으면 댓글로 두 작품의 우열을 가려주시길.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룹별로 영화 필모 탐구를 해보겠습니다. 여기는 '영화' 전문 블로그 씨네플레이. 영화의 성공여부를 따져보려 하는데요. 아이돌 시절에는 빛을 못 봤을지언정, 영화판은 또 다른 법!

S.E.S
유진

바로 어제, 따끈따끈한 신곡을 들고 온 SES부터 시작합니다. 멤버가 세 명뿐이지만 각자의 개성이 확실했던 SES. '바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레티 역의 성우 경력이 있지만 뮤지컬에서 활동하고 있죠. SES에서는 유진만 지속적인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로맨틱 아일랜드>(2008), <요가 학원>(2009)

과거엔 요정이었지만 주말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많이 맡으며 친숙한 이미지를 쌓았습니다. <그 남자의 책 198쪽>, <로맨틱 아일랜드>로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을, 공포 영화 <요가학원>에도 도전했지만 영화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시청률은 어마어마한데 영화는 참 잘 안 풀렸습니다.


핑클
성유리

다음은 SES와 걸그룹 양대산맥이었던 핑클입니다. 해체 후 노래 담당은 뮤지컬로, 미모 담당은 연기로 빠지게 된 것도 두 그룹이 비슷합니다. 연기자로 활동하는 멤버는 성유리, 이진뿐인데요. 이진은 영화 한 편의 주연만 맡았지만, 성유리는 꾸준히 영화 배우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2014), <차형사>(2012)

한 드라마에서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강렬한 대사 덕에 성유리에게는 오랫동안 '아이돌 출신 발연기 배우'라는 딱지가 붙게 됩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한 덕분일까요? 조금씩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마저 평행이론인 듯, 성유리 역시 유진처럼 영화로 크게 알려지지 못하고 조용히(?) 영화 필모를 쌓았습니다.


god
윤계상

어느덧 데뷔 18주년을 맞은 god. 오는 2017년 1월 전국 투어 일정이 잡혔다는군요. 윤계상의 탈퇴 이유가 연기 때문이라는 오해가 풀린 뒤 god의 완전체를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god에서 윤계상만 연기했을 것 같지만 데니 안 2편, 손호영도 1편의 필모가 있습니다. 박준형은 네이버 기자·네티즌 평점 2~3점대를 받은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주연을 맡기도 했죠.

<죽여주는 여자>(2016)

그러나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는 멤버는 윤계상뿐입니다. god의 인기 덕분인지 초기작부터 주연을 맡아 쉽게 영화계에 입성했는데요. <발레 교습소>, <6년째 연애중>, <비스티 보이즈>, <풍산개>, <소수의견>, <극적인 하룻밤>, <죽여주는 여자>까지. 연기력이 필요한 캐릭터들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화
김동완, 문정혁

신화는 지금까지 해체하지 않은 장수 아이돌이죠. 11월 29일 정규 13집으로 돌아온 신화의 타이틀 곡은 '오렌지(Orange)'. 예전에 주황 풍선 좀 흔들어본 분들이라면 이미 다들 들으셨겠죠? 신화에서 연기 활동을 겸하고 있는 배우는 김동완과 문정혁(에릭)입니다.

<시선사이>(2016), <6월의 일기>(2005)

김동완은 20~30대들에겐 아이돌, 아주머니들에겐 '미스터 김', 10대들에겐 (아마도?) 혼자남(독거남)이라는 은근 폭넓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요. 최근 인권 독립영화 <시선사이>에 출연했고, <연가시> 주연을 맡았습니다. 다른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 다르게 연기력 논란보다 오히려 호평이 많았습니다. 삼시세끼 '에셰프'로 익숙한 문정혁(에릭)은 배우 이미지가 강한데 의외로 영화 주연작은 <6월의 일기>뿐이었습니다. 


밀크(M.I.L.K)
서현진, 박희본

2001년 '제2의 SES'라 불리며 탄생한 걸그룹 '밀크'. 1집 데뷔와 동시에 기억 속에서 잊혀진 걸그룹. (그래서 추억으로 소환될 리도 없음.) 그러나 이 그룹에는 배우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멤버 두 명이 있는데요. 바로 서현진, 박희본이 그 주인공! 아이돌로 잘 풀리지 않아 단역부터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온  자수성가형 아이돌 출신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2016), <돼지의 왕>(2011)

서현진은 초기에는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했지만, 연이은 드라마의 성공으로 요즘엔 <굿바이 싱글>, <사랑하기 때문에>(개봉 예정) 등 상업영화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입니다

박희본은 독립영화계를 이끄는 배우라 해도 될 정도로 독립영화의 커리어를 꾸준히 쌓고 있는데요.  <사이비>, <돼지의 왕>에 더빙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출출한 여자>, <대세는 백합> 등 뜨는 웹드라마마다 출연하기도 했죠.


LUV
오연서, 전혜빈

여기 추억으로 소환될 수 없는 또 하나의 1집 걸그룹이 있습니다. 센터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그 양 옆은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바로 요즘 더 잘나가는 오연서와 전혜빈입니다.

<럭키>(2015), <국가대표2>(2016)

전혜빈은 아이돌 가수보다는 추억의 예능 <X맨>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연서는 놀토(이젠 없어진 추억의 단어)도 없던 시절 10대들을 일요일 아침 기상하게 만들었던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1>의 옥림이 언니였죠.

둘 다 과거의 아이돌이라고 하기엔 모두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전혜빈은 <럭키>로 흥행 성공, 오연서는 웹툰 싱크로율 100%로 영화판 <치즈인더트랩>에 캐스팅되었죠.


슈가
황정음

슈가 출신 배우들로는 황정음, 박수진이 있습니다. 그러나 박수진은 영화가 아닌 케이블 예능, 드라마 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황정음은 '슈가'에서 연기를 위해 2년 만에 탈퇴할 정도로 연기 열정이 남달랐는데요.

<바람>(2009), <돼지 같은 여자>(2013)

뒤늦게 회자된 영화 <바람>에 출연했었고, <고사 두 번째 이야기>, <돼지 같은 여자>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믿보(믿고 보는) 황정음'이지만 영화 성적은 조금 아쉽네요.


이정현

이정현은 추억 소환 가수로도, 영화 배우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애초 배우로 먼저 데뷔한데다 아이돌 가수라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그럼에도 리스트에 넣고 싶었습니다. 당시 이정현의 무대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가 정말 대단했죠. 가수 겸 배우 활동을 하는 연예인 중 유일하게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꽃잎>(1996),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

<명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흥행성과 작품성 있는 작품에 두루 등장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는데요. 최근 <스플릿>의 성적은 부진했지만, 2017년 기대작인 <군함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배우입니다. 활발한 연기 활동도 좋지만, 예전처럼 독특한 컨셉의 이정현표 음악을 무대에서보고 싶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연기자로 변신한 추억의 아이돌들을 모아보았는데요! 대부분 외모 담당이었던 멤버들이 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아이돌의 인기와 영화 흥행은 전혀 무관한 결과를 보였는데요.

그럼 에디터는 여기 있는 아이돌 팬질 좀 해보신 분들을 댓글로 소환해보며 이만!  
(팬심으로 봤지만 나만 당할 수 없지 하는 영화 리스트들도 환영합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