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사해〉 우리가 알고 사랑했던 홍콩 시네마의 어떤 절정
“그것이 홍콩이니까요.” 친구 A씨에게 영화 〈종횡사해〉(1991)를 추천하면서 나는 긴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A씨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따거’ 주윤발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별생각 없이 〈영웅본색〉(1986)을 봤다가 심각한 주윤발 앓이에 빠진 터였다. 평소 미조구치 겐지와 허우 샤오시엔의 필모그래피를 줄줄이 외울 정도로 영화를 즐겨봤던 A씨가 전성기 홍콩 시네마를 한 편도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라웠지만, 주윤발에 새삼 반했다는 건 놀랍지 않았다. 주윤발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알고도 빠지지 않은 사람은 없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