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448)

<강변의 무코리타> 벽이 있어도 소용없는 연립주택

<강변의 무코리타> 벽이 있어도 소용없는 연립주택

오기가미 나오코는 데뷔작 (2004)부터 근 20년간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한 감독이다. 결핍을 지닌 개인이 더불어 사는 삶이란 어떻게 가능한지 질문하면서, 그는 세상에 존재했으면 하는 최소의 단위와 최후의 보루를 상상한다. 대다수 영화는 필연적으로 현실과 격리된 이상 지대 묘사에 치중하는데, 인적 드문 헬싱키 골목에 일식당을 연 (2006) 속 주인공을 따라 출신지와 접점이 전혀 없는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가 하면, (2007)에서는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고자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바닷가로 터전을 옮긴다.
모차르트와 베토벤부터 현대의 지휘자들까지….클라쓰 넘치는 클래식 음악 영화들 5

모차르트와 베토벤부터 현대의 지휘자들까지….클라쓰 넘치는 클래식 음악 영화들 5

서양의 고전음악을 일컫는 ‘클래식 음악’은 굉장히 정교하고 학문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길다’, ‘어렵다’, ‘지루하다’라는 오해에 갇히기 쉽지만, 클래식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각종 영화와 광고, BTS나 블랙핑크를 비롯한 케이팝 속에도 클래식은 녹아 있다. 이처럼 고전의 향유를 넘어선 현대적인 재해석은 클래식의 새로운 감동과 전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또한 새로운 감동과 전율을 선사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 nowhere은 존재하는가.

<콘크리트 유토피아> : nowhere은 존재하는가.

아카데미 영화제 출품을 축하합니다 ※ 의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유토피아는 영어로 Utopia라고 표기한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 Ou 와 topos 의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즉, 아무 데도 없는 곳이란 뜻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같은 발음인 Eu topos 와는 상
2023년 최고작이자 크리스토퍼 놀란의 정점, <오펜하이머>

2023년 최고작이자 크리스토퍼 놀란의 정점, <오펜하이머>

단연코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고작이 아닐 수 없다. 각본, 연출, 음악, 촬영, 편집까지… 는 영화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그 어떤 부분에서의 아쉬움도 주지 않는, 2023년 기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영화의 가장 완벽한 구현이랄까. 1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된 대작, 는 개봉 한 달여 만에 7억 2천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8월 25일 기준) 전 세계에서도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 북미에선 7월 21일 개봉했다.
<지옥만세> 함께 죽음을 꿈꾼 두 소녀가 도달한 결말

<지옥만세> 함께 죽음을 꿈꾼 두 소녀가 도달한 결말

“그냥 다 망해버렸으면 했어. ” 세상에 도무지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소녀는 저주의 마음을 담아 악플을 쓴다. 그저 악플일 뿐이다. 또 다른 소녀는 억울함과 분노가 차오를 때 굵은 나무 허리를 있는 힘껏 걷어찬다. 걷어차는 발만 엄청나게 아파 보인다. 가슴 속에 차오르는 절망의 크기는 너무나 큰데, 몸집 작은 여자아이들은 그걸 도무지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모르는 것만 같다. 그래서. 이들은 그냥 죽기로 한다.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나미 와 선우 는 제대로 세상 하직할 방법을 찾고 있다.
〈암살〉 뜻도 소속도 달랐던 이들이 함께 넘은 사선

〈암살〉 뜻도 소속도 달랐던 이들이 함께 넘은 사선

“한국독립당, 한국혁명당, 조선혁명당, 의열단, 고려공산당… 서른 개가 넘는 단체들이 파벌 싸움을 하는데 거룩한 독립운동이냐? 돈 들어오는 구멍이 다 다르니까 찢어지지.” ​
고통의 끝, 행복에 대한 믿음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조수미의 ‘봄의 소리 왈츠’

고통의 끝, 행복에 대한 믿음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조수미의 ‘봄의 소리 왈츠’

황궁아파트 영화관에서 우리는 ‘소리’를 경험한다. 표준 5.1 채널이든 사운드 특화관이든 상영관에서 듣는 소리는 왜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되어준다. (보통 가정집에서 상영관만큼 최적화된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엄태화 감독의 는 그 ‘소리’ 때문에 꼭 극장에서 만나야 할 여름 블록버스터이다. 영화 전반부를 압도하는 것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봄의 소리 왈츠’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다 같이 출연해 찍은 아파트 광고의 배경 음악처럼 사용되어 긴 여운을 남긴다. ​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반핵주의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반핵주의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

(2023) (2014), (2020)으로 물리학을 갖고 놀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 를 내놓았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스스로를 ‘세상의 파괴자’라 자책하며 후엔 핵무기 개발 반대를 주장했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비밀의 언덕>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비밀의 언덕>

​ ​ 졸업 증명서를 요구할리도, 당사자에게 구태여 전화를 걸어 확인할리도 만무했다. 부모님이 가정환경조사서를 볼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 괜히 주변을 한번 힐끔거린 후 앞에 놓인 종이에 어머니의 학력을 '고졸'로 휘갈겼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중학교를 채 마치기도 전에 집안일을 도와야 했다. 그래서 어머니의 최종 학력은 '중학교 중퇴', 다시 말해 '초졸'이다. 혼자서 행정 서류를 작성하지 못해 땀을 훔치는, 간단한 영어 단어를 몰라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어머니가 창피했다.
사랑의 추억에 갇힌 영혼, 모던보이

사랑의 추억에 갇힌 영혼, 모던보이

이미지: CJ엔터테인먼트 2008년 개봉한 박해일, 김혜수, 김남길 주연의 영화 는 , , 등 작품성 높은 영화들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신문물에 빠진 청년이 의문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며 독립투사로 변모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