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 검색 결과

<언더 더 실버레이크>, 미스터리를 통해 이뤄낸 세계와의 접촉

<언더 더 실버레이크>, 미스터리를 통해 이뤄낸 세계와의 접촉

잔혹을 응시하는 두개의 눈 영화의 초반부, 배우지망생 파트너와 지루한 섹스를 치르면서 샘 은 이곳저곳으로 시선을 분산시킨다. 벽에 붙은 커트 코베인 포스터에 관해 이야기하고, TV에 나오는 도시의 대부호 제퍼슨 세븐스의 실종 뉴스에 눈을 돌리는 식이다. 산만한 보기, 또는 성기와 눈이 따로 움직이는 분열적인 신체의 활동이라 말하고 싶다. 이런 증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눈앞의 섹스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원인을 유추하는 것도,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분명치 않다.
<나는 부정한다>, 재판은 치료가 아닙니다

<나는 부정한다>, 재판은 치료가 아닙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우슈비츠’를 부정한다 ​ 당연히 똥이 무서운 건 아니다. 괜히 마주쳐봐야 옷만 더럽힐 게 뻔해서, 그저 피하는 것일 뿐…… 반유대주의 역사가 데이비드 어빙이 명예훼손 혐의로 자신을 고소하기 전, 데보라 립스타트 교수의 태도가 그랬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 있다고 말하는 이들과 논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어빙의 비열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아우슈비츠 부정론자들과 논쟁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주변 사람들의 입장도 비슷하다.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영된 2019년 기대작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영된 2019년 기대작

​ 토론토 영화제는 9월 초에 개최돼, 매해 가을 즈음 영화계에서 크게 주목 받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칸과 베니스 영화제의 상영작은 물론, 토론토 영화제를 통해 세계 최초 공개되는 작품 역시 즐비하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가운데 유독 기대되는 아홉 영화를 선정해 간단한 소개를 더했다. Le Daim ··· 캉텡 두피유 캉텡 두피유는 MR. 와조라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모든 걸 폭파시킬 수 있는 타이어(), 영화역사 상 최고의 비명소리를 찾으려는 감독() 등 황당무계한 소재의 코미디를 통해 영화감독으로서도 확고한...
<사울의 아들>, 죽은 나를 묻으러

<사울의 아들>, 죽은 나를 묻으러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건과 재현의 딜레마 ​ 지난 글에 인용한 오카 마리의 문장으로부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사건’의 폭력을 현재형으로 하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이유로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을 지닐 수 없는 것은 아닐까. ” 『기억 서사』, 김병구 옮김, 소명출판, 2004 “말을 지닐 수 없다”고 했으니 이 문장을 (상식적인 세계의 질서와 언어를 초과하는) ‘사건의 재현 불가능성’에 대한 언급으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맥머피의 사인(死因), 추장의 행방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맥머피의 사인(死因), 추장의 행방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가운데 모자를 쓴 인물이 랜들 패트릭 맥머피. 맥머피, 등장 ​ 무대는 미국의 한 정신병동, 유들유들하고 거칠어서 다루기 힘들어 보이는 한 사내가 경찰에 이끌려 건물에 들어선다. ‘의학권력’(생명정치 시대에 의학은 완연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최종적으로 한 신체의 처벌 가능성 여부는 의학 권력이 결정한다)이 호명하는 바에 따르면, 그의 이름은 랜들 패트릭 맥머피 , 그러나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를 ‘댄’이라고 불렀듯 그 역시 편하게 ‘맥머피’라 부를 참이다.
쉼표와 침묵 사이, 처절한 부르주아 가족의 풍경 <해피엔드>

쉼표와 침묵 사이, 처절한 부르주아 가족의 풍경 <해피엔드>

보이지 않는 것 한편의 영화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영화적 경험이란 과연 무엇일까. 미하일 하네케의 는 지금껏 그가 선보여온 모든 영화적 여정이 장면마다 담겨 있다. 그의 영화를 보고 나면 몸 어딘가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겹다. 걷다가 이내 무릎이 뚝뚝 꺾일 것만 같다. 하네케는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칸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받은 (2012) 이후 하네케는 모든 것으로부터 한뼘 더 거리를 두기로 결심한 듯싶다. 프랑스 북부지방은 역사적으로 영국과 인접해 양모가 수입되는 거점이었다.
<해피엔드> 어떤 죽음의 예고

<해피엔드> 어떤 죽음의 예고

어떤 죽음의 예고 미하엘 하네케의 가 보여주는 가족이 있는 신경증적 풍경에 대하여 미하엘 하네케는 자신의 열두 번째 장편영화 에서 이전까지 했던 작업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이를테면 작품 전반에 사용되는 ‘서스펜스가 동반된 퍼즐 맞추기’ 방식은 (1994)에서 이미 보았던 것이며, 햄스터가 죽는 오프닝 장면은 (1992)의 돼지잡기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가족’이라는 기초 세포와 ‘타인’이라는 외부와의 관계는 (1997)에서 보았던 대립의 양상과 비슷하고, ‘커뮤니케이션 가능성 없음’의 키워드는 (2000)에서 보았던...
<비스트> 등 6월 넷째 주 개봉작 전문가 평

<비스트> 등 6월 넷째 주 개봉작 전문가 평

비스트감독 이정호출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심규한 기자 분주하게 애쓰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 잔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을 함께 쫓던 두 형사 사이에 회복할 수 없는 균열이 일어난다. 범죄 스릴러에 두 형사의 대립을 섞어내 참신하고 독특한 서사를 보여주려 하지만 특별해 보이는 이야기의 구조는 실상 허술하기 짝이 없다. 둘의 관계가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가는 이유를 영화는 제대로 설득해내지 못한다. 성격의 차이, 조직 내에서의 경쟁 등 헐겁게 드러나는 힌트를 통해서 이들의 절실함에 감정을 이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폭풍 성장한 아역 유망주, 에이사 버터필드에 관한 사실들

폭풍 성장한 아역 유망주, 에이사 버터필드에 관한 사실들

에이사 버터필드 에이사 버터필드가 영화 로 돌아왔다. 평단의 지지를 받은 전쟁 영화 로 지난해 관객들과 만났고, 올 초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로 많은 열성팬들을 얻었다. 아역 시절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유망주로 손꼽히던 때부터 어느새 폭풍 성장해 여심까지 사로잡고 있는 에이사 버터필드의 여러 가지 사실들을 모았다.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감독 피터 리볼시 출연 에이사 버터필드, 알렉스 울프 개봉 2019. 06. 20. 브루노 에이사 버터필드가 관객들의 눈에 들기 시작한 작품은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 이다.
김기영, 클로드 샤브롤,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와 <기생충> 함께 보기

김기영, 클로드 샤브롤,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와 <기생충> 함께 보기

*스포일러 주의, 관람의 재미를 해칠 수 있는 상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걸작들을 향한, 봉준호의 도발적 대답 창작자로서 봉준호는 언제나 영감의 출처를 밝히길 주저하지 않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열렬한 영화광이며 동료들의 애호가다. 이 장르영화의 최전선에 우뚝 서기까지, 오마주와 창조적 변주, 그리고 무의식적인 측면을 포함해 감독의 지하실에서 어떤 영화적 유령들이 배회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