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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와 일본 청춘영화, 그리고 트라우마적 사건 이후의 세계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와 일본 청춘영화, 그리고 트라우마적 사건 이후의 세계

허무와 상실의 세계에서 버텨내는 삶 의 인물들은 모순적이다. 생동감이 넘치다가도 그 활기의 끝자락에서 씁쓸함이 우리를 덮쳐온다.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은 세 남녀가 클럽에서 맘껏 노는 장면이다. 특히 여주인공 사치코를 연기하는 ‘이시바시 시즈카’가 클럽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순간은 여느 영화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영화적 쾌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의 중력을 지웠기에 가능한 생기다. 시즈오 의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 이후 그들은 여전히 어울려 놀지만 그들에게는 그 이전의 자유와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무서운 극장 : 연재를 마치며

무서운 극장 : 연재를 마치며

1​“사유하며 영화보기” 스무 번의 연재를 오늘로 마칠까 한다. 작년 4월 말에 시작한 연재이니, 아이 하나를 품었다가 세상에 내보낸다는 열 달은 얼추 채운 셈이다. 그간 두 주에 한 번씩 영화에 ‘대해’, 혹은 영화를 ‘통해’ 꽤나 진지한 척 독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정기적으로 마감에 시달려야 하는 연재 글의 속성상, 나로서는 다른 원고들에 비해 여기 글들이 우선이었고, 제법 품도 많이 들였다. 그래서 마지막 글은 연재를 마치는 소회로 마무리할까 했다. ​ 그러나 소회라니, 이제 생각하니 좀 우습다.
다시 <어스 Us>(조던 필) - unheimlich, 내 안의 공포

다시 <어스 Us>(조던 필) - unheimlich, 내 안의 공포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지난 연재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 ​ ……전작 에서도 그랬듯이 조던 필의 공포는 좀 남다른 데가 있다. 잔인하고 구역질나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건 공포영화에 필수적이니까……. 그러나 의 공포는 이상하게 관객의 신경을 자극한다(적당히 검고 이목구비 뚜렷한 할리우드 주연급 흑인 배우들과 달리) 지나치게 검은 주인공들, 그들의 기계적인 움직임과 무표정, 자꾸 되풀이되는 우연한 반복(11), 1인 2역으로 소화해낸 분신 모티프들 등등…….
고치지 마세요! 개성 있는 사투리를 시그니처로 만든 배우들

고치지 마세요! 개성 있는 사투리를 시그니처로 만든 배우들

사투리가 비전문적인 인상을 준다는 건 옛말이다. 간혹 드물게 사투리를 지적하는 오지라퍼들의 목격담이 들려오곤 하지만 과거와는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 사실. 이젠 남의 말씨에 도 넘은 잔소리 얹었다간 꼰대 소리 듣기 딱 좋은 시대가 됐다. 매끈한 서울 말씨로 구태여 나의 정체성을 가려내지 않아도 괜찮다. 경상도 출신 기자가 더 강력한 개성으로 무장한 지방 출신 배우들을 응원코자 준비했다. 사투리를 본인만의 시그니처로 만들어버린 배우들이다. 배정남 ​부산광역시 배우의 세계에서 사투리는 꽤나 복병이었다.
조던 필 <어스>, (n).....1111:1111.....(n)

조던 필 <어스>, (n).....1111:1111.....(n)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위’와 ‘아래’ 쿠아론 감독의 영화 의 한 장면……. 하녀 클레오와 소피아네 가족이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난다. 떠들썩하고 풍요로운 백인 부르주아들의 거실에서 나와, 개와 닭이 어지럽게 돌아다니는 돌계단을 한참 걸어 내려가면, 마을 농민들과 하녀들이 모여 따로 파티를 열고 있는 허름한 지하 주점이 나온다. 복장과 음식과 문화 등등, ‘위’와 ‘아래’는 무척 다르다. ​ 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의 한 장면…….
무려 15년까지? 오랜 공백기 끝에 신작 발표한 감독들

무려 15년까지? 오랜 공백기 끝에 신작 발표한 감독들

손재곤 / 귀여운 제목처럼 해맑은 코미디 는 (2006), (2010)으로 남다른 코미디 연출을 뽐낸 손재곤 감독이 9년 만에 발표한 작품이다. 돈이 없어 동물을 죄다 팔아버린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구성원들이 인형을 쓰게 되면서 생기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한편, 오는 2월 개봉하는 (2020)은 (2010)으로 좋은 만듦새로 한국 독립영화계에 선례를 남긴 윤성현 감독이 근 10년 만에 전작의 주역인 배우 이제훈과 박정민은 물론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까지 캐스팅 해 만든 신작이다.
‘가족 다큐’ <사마에게>가 안내하는 목격자의 자리

‘가족 다큐’ <사마에게>가 안내하는 목격자의 자리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의 세상에는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시리아 내전의 한복판. 우유와 기저귀, 채소나 과일처럼 자라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전쟁터에서 태어난 아기에겐 보통의 사람에게 있는 청각적 반사신경이 없다. 지척에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에 엄마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장면에서 어린 딸 사마는 태연하다. 포탄이 쏟아질 때 터지는 굉음과 진동이 이곳 아이들에겐 그저 환경의 일부다.
<기생충>, 주인(hôte)과 기식자(parasite)

<기생충>, 주인(hôte)과 기식자(parasite)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인과 노예 ​ 좀 따분한 시작이 되겠지만, 지난 에 대한 글 말미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란 말을 뱉고 말았으니 그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한다. ‘주인과 노예’는 헤겔의 『정신 현상학 1』(임석진 역, 한길사. 심각하게 저자의 편집증을 의심해 보게 하는 이 책을 나는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4장 ‘자기확신의 진리’에서, 스토아학파와 회의주의를 논할 때 등장한다. 내 방식으로 성기게 요약하면 이렇다.
<로마>, 하녀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가족이 있다

<로마>, 하녀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가족이 있다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랑이라니 ​ 지난 글에서 나는 아도르노의 아주 삐딱한 문장 하나를 (『한 줌의 도덕』에서) 인용했었다. 아름다움은 대체로 거짓말이기 십상이라는 그 문장의 경고에 따라 이미 몇 편의 페미니즘 영화 속 ‘아름다운’ 공동체들을 의심하며 되돌아본 바 있으니, 내친 김에 그의 문장을 한 번 더 인용해 볼까 한다. “부엌 종업원을 사랑하고 싶어 하는 지식인이 있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등 12월 둘째주 개봉작 전문가 평

<쥬만지: 넥스트 레벨> 등 12월 둘째주 개봉작 전문가 평

쥬만지: 넥스트 레벨감독 제이크 캐스단출연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케빈 하트 정유미 에디터레벨업보다 시급한 업데이트★★☆1990년대 액션 어드벤처의 고전 쥬만지>를 부활시킨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8)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전편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해 쥬만지 게임 세계로 안내한다. 대배우 대니 드비토와 대니 글로버가 가세해 나이 듦의 의미를 설파하고 가족과 우정이라는 영화의 주제에 힘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