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하얗다> - 죽기 위해 사는 사람들
“죽어야지. 오늘은 죽어야지. ” 모인 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죽기를 다짐하고, 그것을 잊은 채 잠자리에 드는 남자다. 기억을 잃는 이유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다. 생의 흔적이 말라붙은 그의 집엔 소주병과 밧줄만 가득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화림 도 종일 술을 마신다. 슈퍼에 들러 술을 사고, 방에 앉아 명상하고, 가끔 이유 없이 눈물 한줄기 흘리는 게 일과다. 화림은 모인처럼 기억을 잃진 않으나 거짓말을 한다. 매번 이름과 직업을 새로 꾸며낸다. 어느 날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후로 둘은 같이 술을 마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