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게> 생존자의 목소리가 지닌 진실의 힘
‘피해자의 말하기’는 숨겨진 폭력을 드러내고 그것에 맞서는 강력한 저항 수단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부터 미투 운동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은 다양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공론화될 수 있던 것도 모두 그러한 증언 덕분이었다. 생존자들의 목소리에는 역사가 배제하고 누락한 세부를 살려내는 힘이 있다. 하지만 말하기에 집중하는 방식은 자칫하면 피해자 개인에게만 지나치게 의지하며 그들에게 과도한 짐을 부과하는 일이 되기 쉽다. 말을 검증하고 사실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처럼 부각될 위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