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검색 결과

<행복한 라짜로> 다른 세계와 접속하는 환희의 순간

<행복한 라짜로> 다른 세계와 접속하는 환희의 순간

음악이 그들을 따라올 때 를 보며 선명한 계급 격차를 의식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지주가 마을 사람들 전부를 속여 노동력을 착취하고 이주를 엄격히 금지한 사건은 분절된 두 부분을 잇는 주된 서사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계급 착취 문제와 이것이 영속되는 양상에 주목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가 주는 감동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현실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 이야기는 어떤 연유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가. 그것이 이 글의 관심사다.
특별전 <매혹, 김혜수> 상영작 10편을 돌아보며

특별전 <매혹, 김혜수> 상영작 10편을 돌아보며

한국영화의 독보적 매력 배우는 흔히 두 종류로 분류된다. 연기파와 성격파. 전자는 배역에 맞춰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쪽이고, 후자는 자신이 가진 본래 매력을 캐릭터에 잘 녹여내는 쪽에 속한다. 배우 김혜수는 굳이 나누자면 성격파다. 그녀가 연기 변신을 시도하더라도, 그것이 김혜수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와 충돌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 천우희가 신인 시절 김혜수를 롤모델로 꼽으며 ‘다양한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앞선 설명과 적절히 조응한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 6월 첫째 주 개봉작 전문가 평

<엑스맨: 다크 피닉스> 등 6월 첫째 주 개봉작 전문가 평

엑스맨: 다크 피닉스감독 사이먼 킨버그출연 소피 터너, 제니퍼 로렌스, 제임스 맥어보이 송경원 기자원점으로 돌아간 마침표★★★오리지널 트릴로지 3부작의 마지막 (2006)이 망쳐 놨던 ‘피닉스포스’를 다시 부활시켜 제대로 마침표를 찍는다.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진 그레이 를 중심으로 엑스맨 내부의 분열과 대립을 그렸다. 소수자들의 저항과 내부 갈등, 그리고 공존이라는 엑스맨의 전통적인 테마로 돌아가 드라마를 구축한 점은 납득이 간다. 빌런과 중심 히어로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매혹의 대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김군>이 가진 힘에 대하여

매혹의 대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김군>이 가진 힘에 대하여

경험 너머의 경험 ‘엄숙주의에 대한 거부와 반발심. ’ 영화의 제작진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엄숙주의에 반대하는 것이 영화 의 중요한 제작 목적이었던 것 같다( 1206호 기획 기사).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도 넘은 왜곡’에 대한 반발이 아닌, 엄숙주의에 대한 반발이라니. 이러한 발언은 광주시민의 편에 선 영화 속 입장과도 언뜻 상반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발언과 영화에 관한 반응을 두루 살피다보면 이같이 강조해야 했던 이유를 수긍하게 된다.
<러브리스>가 비극적인 세계와 단절된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방식

<러브리스>가 비극적인 세계와 단절된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방식

상실의 망각과 마주하기 의 내용은 단순하다. 사랑하지 않는 부부, 그 사이에 한 아이가 있다. 자신이 부모에게 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는 그다음 날 종적을 감춘다. 남편과 아내는 아이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아이는 결국 찾지 못한다. 영화의 중요한 지점은 존재가 아니라 부재에 있다. 문제는 이 부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존재일 뿐이기에 부재는 존재를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 즉, 부재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할 자리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국경의 왕> 독립영화적인 서사에서 벗어나기

<국경의 왕> 독립영화적인 서사에서 벗어나기

가능의 장소, 가변적 관계 영화 만들기를 환유하는 영화에 관한 영화. 이 영화 만들기에 관한 자기 반영적 영화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배우 김새벽을 제외하면 감독의 전작 (2014) 출연진이 대부분 합류한 데다 감독을 포함한 대부분의 스탭이 배우를 겸한다. 주요 캐릭터는 영화를 만들었거나, 만들기 위해 일단은 무언가를 쓰거나 구상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쨌다는 말인가. 영화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이가 임정환 감독만은 아니며, 자기 반영성은 만드는 방식의 곤궁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때도 있다.
<가버나움>, 베이루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한계

<가버나움>, 베이루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한계

등록되지 않는 삶, 구원은 가능한가 영화 의 매 장면은 ‘도대체 이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관객에게 끊임없이 반성을 요구한다. 혼돈의 도가니 ‘가버나움’으로 환유된 베이루트 길거리에 내던져진 소년 자인 과 그를 둘러싼 삶의 풍경은 영화를 보는 행위를 하는 것마저 죄스럽게 만든다.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은 특히 자신의 존재를 배역에 완전히 녹여낸 소년 자인에게 쏟아졌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신파적 스토리나 네오리얼리즘을 연상케 하는 형식보다 자인의 얼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가버나움>, 존재의 영화적 증명

<가버나움>, 존재의 영화적 증명

나는 고발한다, 고로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빈곤의 이미지에서 동정을 구하지 않고 사람들을 찌를 수 있을까. 빈민을 다룬 최근 영화들을 보면 각국 영화 제작자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불쌍한 이미지가 넘쳐서 사람들이 더는 그에 자극받지 않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빈민을 보고 싶어 하지 않기에 다른 전략을 쓰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빈민을 다룬 영화를 볼 때,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보기 방식을 적용한다. 현실을 잊는 대신, 현실에서 나의 위치를 그대로 가지고 들어가 영화를 본다.
<레토>, 미완의 노래를 완성한 것은…

<레토>, 미완의 노래를 완성한 것은…

음악의 시간 “아직 미완성이야. ” 빅토르 는 마이크 가 자신의 음악을 칭찬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어떤 방점도 없이 툭 던진 이 말이 유독 귀에 박히는 건 그가 빅토르 최이기 때문이며, 빅토르 최는 우리에게 처음부터 완성형이자 완료형으로 너무 늦게 도착한 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빅토르 최가 알려진 건 그가 죽고 몇해가 지난 뒤였다. 한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어지는 러시아의 추모 열기를 조명하면서 빅토르 최 붐이 일었다. 우리에게 빅토르 최는 요절한 천재 가수이자 영웅의 이미지로 박제되었다.
당신 없는 당신의 집 <집의 시간들>

당신 없는 당신의 집 <집의 시간들>

투쟁과 파괴가 아닌, 어떤 헤어짐에 관한 소묘 라야 감독의 다큐멘터리 은 재개발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재개발’을 소재로 삼은 다큐멘터리가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재개발 다큐멘터리’로 분류되며 그러한 맥락 속에서 이야기된다. 문제는 ‘재개발 다큐멘터리’라는 분류가 아니라 그 분류가 영화에 관한 모종의 규정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재개발 다큐멘터리’라는 범주로 포괄되는 이상, 장소만 달라졌을 뿐 모든 영화가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환각이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