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드로잉" 검색 결과

[강정의 씬드로잉]피에로는 언제나 보는 이의 가면이지! <미치광이 피에로>

[강정의 씬드로잉]피에로는 언제나 보는 이의 가면이지! <미치광이 피에로>

예나 지금이나 고다르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곧 영화를 얘기한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에 대해 다르게 얘기하거나 영화라는 것을 배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는, 영화가 영화 아닌 것과 내통하거나 영화 자체가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거꾸로 증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상한 말이다. 적어도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일말의 의심이나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궤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왜 이런 이상한 말을 나는 하고 있는 걸까.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강정의 씬드로잉] 바람아, 불어라! 말이여, 문명의 꼬리를 깨물어라!! <로니 브레이브>

[강정의 씬드로잉] 바람아, 불어라! 말이여, 문명의 꼬리를 깨물어라!! <로니 브레이브>

언젠가 지인과 세태에 관해 대화하다 이런 말이 나왔다. “요즘엔 골짜기가 없다. ” 곱씹어볼 만한 말이었다. 세상의 모든 정보는 물론, 개인 신상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생각이나 욕망마저 알고리즘화되어 툭 하면 만방에 공개되는 세상. 굳이 몰라도 될 것들을 알게 되고,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될 개인사를 남들이 알게 되는 세상. 골짜기란 자신만의 서늘한 그늘을 뜻하는 말일 거다. 그곳에선 세상의 소란이나 온갖 뉴스들을 걸러낸 채 온전히 자기 자신만의 생활 방식대로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강정의 씬드로잉]“나는 성령이고, 나는 제정신이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

[강정의 씬드로잉]“나는 성령이고, 나는 제정신이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

이른바 ‘반 고흐 타살설’이란 게 존재한다. 언제부터 운위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마 여러 과학적, 의학적 검증 기술이 발달한 이후였지 않을까 싶다. 이 가설은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자신의 배에 총을 쏘지 않았을 거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왜 배에다 총을 쐈을까. 처음엔 일종의 음모론 취급을 받았다. ‘20세기 미술을 혁명적 바꾼 위대한 예술가의 자살’이라는 신화에 흠집을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술을 통해 권력과 부를 움켜쥔 자들에겐 일종의 신성모독처럼 여겨졌을 수도 있다.
[강정의 씬드로잉]날 못 믿겠어? 내가 영화야!! <로스트 하이웨이>

[강정의 씬드로잉]날 못 믿겠어? 내가 영화야!! <로스트 하이웨이>

영화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진행된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이라고 했을 경우, 시작할 시점과 끝날 시점에 시계를 확인하면 딱 두 시간이 흘러가 있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시간이 모두에게 공통된 약속 체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 백 년의 역사를 다루든 단 하루의 이야기를 다루든 그 체계는 변하지 않는다. 영화의 기본 체계를 비틀고 부수는 영화 물론 시간의 속성상 체감하는 영역은 누구에게나 다를 수 있다. 그래도 객관적인 시간 원칙은 고정돼 있다. 그건 영화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강정의 씬드로잉]오늘 나는 나를 버리기로 한다! <여행자>

[강정의 씬드로잉]오늘 나는 나를 버리기로 한다! <여행자>

포스터 최근 한 젊은 연극배우한테 이런 말을 들었다. “뭐든 연극하는 것처럼 하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 ” 소소한 일상 및 생활 패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묘한 말이었다. 연극적인 재능과 센스가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에 대한 특유한 인식에서 나온 말 같았다. 오래 곱씹게 됐었다. 내가 내가 아닌 사람이 되었을 때 발휘하게 되는 힘 같은 걸 떠올렸다. 나는 왜 나이어야만 하는가. 나는 무엇인가 혹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은 언제나 요령부득이다.
[강정의 씬드로잉]예수의 후광은 피와 땀의 그림자였다 <마태복음>

[강정의 씬드로잉]예수의 후광은 피와 땀의 그림자였다 <마태복음>

몇 년 전, 영국 BBC에서 가상으로 복원한 예수 얼굴을 본 적 있다. 2천 년 동안의 자료와 물적 증거들을 토대로 복원한 얼굴이었다. 익히 알고 있는 예수 얼굴과 판이했다. 두툼하고 우락부락한 인상이었다. 튀르키예나 시리아 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부리부리하고 텁수룩한 인상의 사내였다. (최근 그 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그 얼굴이 떠올랐던 건 괴이한 연상이었을까. ) 특별하지도 위대해 보이지도 않는 범부의 얼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두툼하고 우락부락한 예수의 얼굴.
[강정의 씬드로잉]저 흐드러진 벚꽃들은 희망의 축포인가 나락의 환영 아치인가 <할복>

[강정의 씬드로잉]저 흐드러진 벚꽃들은 희망의 축포인가 나락의 환영 아치인가 <할복>

일본 전국시대의 사무라이는 ‘시(侍)’, 즉 ‘모시는 자’를 뜻한다. 주군이 없으면 사무라이는 호구지책이 사라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 일으키고 난 다음 사망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패권을 잡는다. 그렇게 시작된 게 에도 시대다. 에도는 현재 도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모든 다이묘들 간의 전쟁을 멈추게 한다. 수 백 년 동안 전쟁으로 지탱해오던 일본 열도가 ‘강요된 태평성대’를 맞는다. 주군을 모시며 전투를 치르던 사무라이들은 할 일이 없어진다. 하급 관리 노릇을 하면서 우산이나 새장 등을 만드는 부업으로 생계를 잇는다.
[강정의 씬드로잉] 적은 보는 게 아니다, 오로지 느껴라! <용쟁호투>

[강정의 씬드로잉] 적은 보는 게 아니다, 오로지 느껴라! <용쟁호투>

이소룡(Bruce Lee, 1940~1973)이 정식 주연을 맡은 영화는 정확히 네 편 반 정도라고나 할 수 있겠다. 1971년 을 시작으로 (1972), (1972), 그리고 와 (1973). 그는 촬영 중 사망했다. ‘당룡’이라 알려진 한국인 배우 김태정이 대역을 맡은 그 작품은 완성도 미완성도 아닌, 엉성한 짜깁기로 점철된 괴작이었다. 이소룡은 그 작품에 자신의 무술 철학을 온전히 담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의 죽음에 대해선 아직도 썰이 분분하나, 확언은 하지 않겠다.
[강정의 씬드로잉]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더 레슬러>

[강정의 씬드로잉]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더 레슬러>

유하 감독은 청년 시인 시절이던 1980년대 후반, “프로레슬링은 쑈다. ”라고 선언(. )한 바 있다(유하 감독이 1989년 발표한 시-편집자 주). 군사 정권 말기였다. 사실이라 믿었던 것들이 거짓이었고, 숨겨진 사실들이 거짓 포장으로 시대의 외곽에서 썩어가던 무렵이었다. 그 썩어가는 사실들에 불을 지피면서 군부 독재가 밑동부터 타들어갔다. 그동안 억압되어 있던 향락과 자유의 불꽃이 타오르며 1990년대가 시작되었다. 서태지가 등장했고, 얼마 안 가 일본 대중 문화가 전면 개방되었다.
[강정의 씬드로잉]사랑은 괴물의 피를 마시고 산다

[강정의 씬드로잉]사랑은 괴물의 피를 마시고 산다

모든 극적인 사실엔 일말의 광기가 존재한다. 기쁨이나 슬픔, 환희나 영광, 절망과 좌절 등 인간의 모든 감정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광증(狂症)이 숨어 있지 않다면, 상궤를 벗어난 일탈과 삐걱거림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희로애락은 그저 밋밋한 일상의 겉표지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행복과 불행 등을 느끼는 감정은 결국 모종의 ‘미친 상태’다. 너무 극단적인가. 더 극단으로 여겨질 수 있는 영화를 얘기하기 위한 전제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사랑엔 광기가 숨어 있다 일상은 대체로 평범해 보인다. 그래서 지루하거나 심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