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할리우드 최고의 블록버스터. 2019년 제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전 세계 영화인들을 흥분시켰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의 윤곽이 선명해지고 있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은 <듄>은 “엄청난 영화적 업적”이라는 해외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국내 최초 공개 자리였던 IMAX 특별 상영회에선 상영관 밖을 나서는 기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기대작. 관객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위대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듄>의 해외 반응을 추려 이 영화가 어떤 작품일지 예측해봤다.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하비에르 바르뎀

개봉 2021.10.00.

상세보기

감각을 압도시킬 정도로
거대한 감정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JPR 톨킨의 업적을 드높였듯,
<듄> 역시 원작이 남긴 것들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 인디펜던트

원작의 업적을 잇는 명작 탄생?
<듄>은 1965년 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듄>은 내뷸러상, 휴고상 등을 수상한 명작이다. 근미래의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은하계에서 가장 귀중한 물질인 스파이스를 두고 대가문 세력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황제의 질투를 받고 있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의 성장담임과 동시에 미학적, 심리학적, 철학적으로도 해석 가능한 다층적인 서사를 지닌 이 작품은 <스타워즈> 시리즈, <에이리언> 시리즈부터 지브리 스튜디오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에 이르기까지, SF 장르에 발을 걸친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배우들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에 집착에 가까운 팬심을 지닌 드니 빌뇌브 감독이 <듄>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발표했을 때, 할리우드의 많은 매체는 이를 ‘독이 든 성배’로 표현했다. 원작을 영화화하려는 시도가 모두 좋지 않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 오손 웰스,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16시간짜리 영화 <듄>을 만들고자 했던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시도는 제작사의 반대에 밀려 무산됐고, 1984년 공개된 데이빗 린치 감독의 <듄>은 비평가들의 혹평과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통해 오래된 명작을 스크린에 부활시키는 데 재능이 있음을 입증한 드니 빌뇌브의 대담한 시도는 평단을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많은 매체는 <듄>을 관람한 경험을 <반지의 제왕>을 처음 봤을 때의 경험과 비교하며 “원작의 유산에 활기를 불어넣을 작품” “<반지의 제왕> 속 중간계 구현을 잇는 최고의 판타지 영화” 등의 평을 남겼다.


눈이 마비될 정도로 황홀하다
-조블로스 무비
캐릭터의 대사만큼
영화 속 이미지들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 엠파이어

관람이라기보단 체험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155분의 러닝타임에 녹여내는 건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었다. 그는 모든 걸 스토리에 녹여내기보단 ‘보여주기’를 택했다. “눈이 마비될 정도로 황홀하다”는 <듄>은 시각적 경험만으로 <듄>의 거창한 세계관을 관객에게 체감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의복을 차려입고 황제의 명을 받드는 장면에선 보는 이마저 숨죽이게 만드는 숭고함이 전해진다. 거대한 모래 벌레가 스파이스 수확기를 통째로 흡수해버리는 장면을 비롯해 아라키스 행성을 뒤덮은 모래사막을 한바탕 겪고 나면 어쩐지 모래알을 씹는 듯 입안에 서걱거림이 느껴질 정도. 

놀라운 특수효과와 훌륭한 프로덕션 디자인,
박력 있는 한스 짐머의 스코어가 대단한 경험을 선사한다.
- USA 투데이

드니 빌뇌브가 구축한 <듄>의 세계 위로 한스 짐머의 음악이 흐르면 이입은 배가 된다. “<듄>을 SF 영화로만 한정 짓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한스 짐머는 “어느 문명에서든 들을 수 있는 사람의 소리를 녹여내” 그 어떤 영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스코어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든 걸 가장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장소는 IMAX 상영관이다. <듄>은 IMAX 인증 디지털 Arri LF 카메라로 촬영된 첫 영화다. 한 시간 이상의 분량을 가로, 세로가 IMAX 화면에 맞게 확장된 1.43:1의 풀 화면 비율로 즐길 수 있는 건 물론, 사운드 역시 더 웅장하게 즐길 수 있다. 


만약 허버트 신화에 깊게 빠져 있다면,
속삭이는 말 한마디에 흥분할 것이다.

하지만 홀츠만 방패를 비롯한
<듄>의 세계관에 무지하다면,
영화가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히어로의 여정이기도 하고,
생존의 여정이기도 한 이 작품은
‘허버트 너드’들을 흥분시킬 순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사로잡진 못할 것이다.

- 할리우드 리포터

원작을 본 사람과 못 본 사람의 차이
물론 쓴소리도 이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의 매체는 <듄>의 세계관을 낯설어할 관객의 시선에 집중했다. 팬들을 흥분시키기엔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지만, 원작을 모르는 이들에겐 진입 장벽이 높을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을 2부작으로 나눠 소개하길 택했지만, 해외 매체의 평을 미뤄봤을 때 쉽게 길을 잃을 영화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 영화의 캐스팅엔 문제가 없다.

다만
이들의 역할 분배는
다소 불안정해 보인다.

- 인디와이어

역대급 캐스팅에 대한 평가는?
<듄>은 캐스팅부터 남다른 작품이다. <인디와이어>의 표현에 따르면 “전 세계 유명한 배우들의 절반이 모여있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라인업.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이자 작품의 중심에 선 폴 역에 캐스팅된 티모시 샬라메를 중심으로,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장첸, 스텔란 스카스가드, 데이브 바티스타, 젠데이아, 하비에르 바르뎀, 샤론 던컨-브루스터, 샬롯 램플링 등 주연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캐스팅된 배우들의 이름만으로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지만, <인디와이어>의 평에 따르면 <듄> 역시 대부분의 멀티캐스팅 영화들이 지닌 역할 분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와이어>는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거니나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던컨 아이다호의 캐릭터가 다소 산만한 점을 지적하며 “분량이 적은 캐릭터들이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하코넨 남작을 연기한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이 영화의 MVP”라고.

루크 스카이워커와 해리 포터가 물려받을
공허함을 지니고 있었던 폴 아트레이데스.

티모시 샬라메는 그의 깊이를 더해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 인디와이어

<인디와이어>가 <듄>의 캐스팅에 관련한 모든 걸 비판했던 건 아니다. 주인공 폴을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에겐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했다는 호평을 남겼다. 배신으로 무너진 가문을 위해 복수의 칼을 든 폴의 성장 서사는 <스타워즈> 시리즈부터 <해리포터> 시리즈까지, 다양한 프랜차이즈 시리즈 주인공들이 짊어진 외로운 숙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지금 이 지구상에서 폴을 연기할 수 있는 단 한 명이며, 최초이자 유일한 선택”이라는 말로 티모시 샬라메에 대한 믿음을 표현한 바 있다. 미스터리하면서 신비하고, 연약하면서도 강인하며, 공허함과 외로움, 쓸쓸함에서부터 강단 있는 카리스마까지.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눈빛만으로 표현해내는 티모시 샬라메가 현시대 ‘폴’을 연기할 대체 불가의 배우임이 분명해 보인다. 


결국 <듄>은 이렇게 말하는 영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이런 걸 해낼 수 있군.

- 가디언
이 영화는 2부작 중 1부작이다.
신이시여, 2부를 만들어 주십시오.

- 뉴욕 포스트

지금껏 본 적 없던 최고의 블록버스터
여러 매체의 평을 종합해 보면, <듄>은 진입 장벽이 높아 일부 관객에겐 어려울 수 있지만, 이전에 없던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할리우드 역대급 블록버스터임일 것으로 추측된다. IMAX 특별 상영회에서 공개된 10분 남짓의 영상만으로도 기자들을 압도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얼마나 경이로운 세계로 관객을 초대할지 기대해보자. <듄>은 10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