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인연의 시작>(2021)

일본의 현재, 청춘스타 스다 마사키와 고마츠 나나가 <실: 인연의 시작>으로 합을 맞췄다. <실: 인연의 시작>은 열두 살에 만난 첫사랑 렌(스다 마사키)과 아오이(고마츠 나나)는 짧은 순간이지만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사랑을 한다. 아오이 가족이 도망가듯 떠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지만 맺어진 ‘운명의 실’은 8년이 지난 후, 두 사람을 다시 이끈다. 우연한 만남은 서로를 맞이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결국 필연한 이별을 반복하면서 매번 두 사람은 매듭지어지지 못한 채 엉킨 실타래처럼 엇갈리기만 한다. 

(왼쪽부터) 스다 마사키, 고마츠 나나

2000년대를 풍미했던 일본 감성 로맨스 영화처럼 ‘운명’을 주제로 하고 있는 <실: 인연의 시작>은 일본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멜로의 뒤편을 헤이세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추억이 된 열정과 젊음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를 현 청춘스타가 연기했다는 점이 새롭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춘스타는 누구일까. 오늘은 이 질문에 ‘아오이 유우’라 대답하는 이들을 위해 일본 현 청춘스타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내 마음속 최고의 청춘스타가 없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길! 

실: 인연의 시작

감독 제제 타카히사

출연 스다 마사키, 고마츠 나나

개봉 2021.10.14.

상세보기

스다 마사키
菅田 将暉
1993년 2월 21일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일본에서 가장 핫한 20대 남자 배우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먼저 등장하는 이름, 스다 마사키. 그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로 바로 ‘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21)을 누르고 6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연 있는 멜로에는 제격인 그의 처연한 눈빛에 맞게, 이번 <실: 인연의 시작>에서도 사연 가득한 남자 주인공 렌을 연기했다. 사연 많고 상처 많은 남자 주인공의 애틋한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보길 추천한다. 

(왼쪽부터) <가면라이더 W>(2009), <아, 황야>(2017)

<가면라이더 W>의 주연, 필립 역으로 데뷔를 한 그는 여장이 잘 어울리는 미소년이었다. 예쁜 소년 이미지었던 그였지만 수명이 짧은 ‘미소년’ 이미지에서 벗어나 배우로 롱런하기 위해 다양한 배역에 도전한다. <도모구이>(2013)는 그가 시도했던 가장 파격적인 영화로 사디스트인 아버지를 혐오하면서도 아버지와 같은 욕망을 품고 있는 아들 투마 역을 맡았다. 그간의 이미지, 혹은 앞으로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고 그는 배역에 빠져들어 노출과 폭력 연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서사의 빈 부분을 연기로 메우며 배우로 인정받은 그는 <아, 황야>로 41회 일본 아카데미 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배우인 스다 마사키를 보고 싶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 이외에도 뮤지션으로서도 성공을 거두고, 패션 스타로서도 리더격인 그는 2021년에도 여전히 20대 남자 배우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고마츠 나나
小松 菜奈
1996년 2월 16일

<갈증>(2014)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고마츠 나나는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데뷔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장편영화 데뷔작인 <갈증>에서는 동급생들이 우상처럼 여기는 고등학생 카나코 역을 맡았는데, 아버지가 알던 딸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딸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디스트럭션 베이비>(2016)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로맨스만 했을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은근히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다. <디스트럭션 베이비>(2016)에서는 도벽이 있는 술집 종업원 나나 역할을, <사일런스>(2017)에서는 카톨릭을 탄압하던 시대에 카톨릭을 믿는 신자 역 모니카 역을 맡았다. <폐쇄병동 -각자의 아침->(2019) 에서는 아버지에게서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성으로 등장했는데, 왜 ‘고마츠 나나 = 순정’ 공식이 되었을까. 그 답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7)에 있다. 흔한 일본 로맨스일 줄 알고 보다가 눈물 쏙 뺀 이 영화에서 그는 여주인공 후쿠쥬 에미 역을 맡았다. 고마츠 나나 영상 화보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그의 매력을 한껏 담았으니, 고마츠 나나를 보고 싶다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일본 소도시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순백의 얼굴이 매력적. 


아리무라 카스미
有村 架純
1993년 2월 13일

드라마 <아마짱>(2013)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2016)

아리무라 카스미는 2010년 데뷔 이후, 2013년에 방영한 일본 드라마 <아마짱>에서 주인공 아키(노넨 레나) 어머니의 청년 시절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서는 2015년 개봉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영화에서 아리무라는 쿠도 사야카를 연기했는데, 자신을 무시하는 선생님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명문 게이오 대학’에 가려는 성실한(!) 불량소녀 역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제39회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대세로 떠올랐다. 

(왼쪽부터) 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2016), 코믹스 <아이 엠 어 히어로> 속 하야카리 히로미

이후 <아이 엠 어 히어로>에서 반인반좀(비) 상태인 하야카리 히로미 역을 맡았다. 좀비화가 진행되면서 언어를 잃은 히로미는 좀비의 특징인 강한 힘을 얻게 된다. 크고 맑은 눈망울이 특징인 캐릭터인데, 아리무라 카스미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여담으로 로맨스 영화가 어울리는 청순한 이미지에 걸맞게, 그는 말투도 사랑스럽기로 유명하다. 과하지 않은 애교와 적당히 낮은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다. 


카미키 류노스케
神木 隆之介
1993년 5월 19일

배우이자 성우인 카미키 류노스케는 1993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29살이지만 연예계 경력은 누구보다 길다. 아역 출신인 그는 2살에 데뷔해 데뷔 26년 차 배우가 되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그의 작품은 <너의 이름은.>으로, 배우가 성우 역할을 했을 때 따라붙는 실력 논란이 전혀 없었다. 이 작품을 통해 11회 일본 성우 어워드에서 남자주연 부문을 수상했다. 이로써  ‘배우인데 성우 일도 한다’가 아니라 ‘배우이자 성우’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급한 사람은 영상 3:57부터)

(왼쪽부터) <케이조쿠 스펙>(2010), <신이 말하는 대로>(2014)

이미지만 봤을 땐 건실한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배역 스펙트럼이 넓은 편. <케이조쿠 스펙>에서 악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으며 <신이 말하는 대로>에서 어두운 역할을 소화해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배우보단 성우 필모그래피가 더 눈에 띄는데 <피아노의 숲>(2007), <썸머 워즈>(2009), <마루 밑 아리에티>(2010) 등 일찍부터 굵직한 작품의 주연을 맡았다. 

다른 배우보다 사진이 적으니 두 장

히로세 스즈
広瀬 すず 
1998년 6월 19일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히로세 스즈가 언니인 히로세 아리스를 따라갔다가 데뷔하게 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모델로 처음 이름을 알린 그는 일본 유명 잡지 ‘세븐틴’ 전속 모델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여러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하며 배우 이미지를 쌓아가던 그는 2015년, 드디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출연하게 된다. 네 자매 중 막내 스즈 역을 맡은 그는 언니들과 지내는 일상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이복동생인 자신의 위치와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철없는 부모로 인해 유년시절을 빼앗겼지만, 언니들을 만나며 점차 아이다운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세 번째 살인>(2017)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에 다시 한번 출연하며 그와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영화에서 그는 살해된 공장 사장의 딸 사키에를 연기하는데, 토해내는 연기가 아닌 눌러 담는 연기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를 통해 제41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감독이 히로세 스즈 배우 인생의 스승인 셈. 


나가노 메이
永野芽郁
1999년 9월 24일

<내 이야기!!>(2018)
<너는 달밤에 빛나고>(2020)

나가노 메이만큼 일본의 국민 여동생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현 20대 일본 배우는 없을 것이다. 청순하고 소녀스러운 이미지가 유독 잘 어울리는 나가노 메이는 2009년, 10살에 영화 <하드 리벤지, 밀리 블러드 배틀>로 일찍이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내 이야기!!>에서 히로인 야마타 린코 역을 맡은 그는 순수하고 풋풋한 여고생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리면 분명 울어버릴 것 같아>(2016), <한낮의 유성>(2018), <너는 달밤에 빛나고> 등을 통해 로맨스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절반, 푸르다>(2018) / 왜 1위를 했는지 알 것 같은 비주얼

라이징 스타로 꾸준히 언급되던 그는 드디어 2018년, 브레이크 여배우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는 2018년 NHK 아침드라마 <절반, 푸르다>의 공이 컸는데, 그는 이 드라마에서 히로인 스즈메 역을 맡았다. 일본 국민 방송의 드라마인 만큼 NHK 드라마의 주인공에 발탁되면 인지도를 높이는 건 금방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굉장히 높았는데, 이를 이겨내고 주연을 거머쥐었다. 경쟁률은 무려 2366대 1이었다고. 

사이즈가 작으니까 하나 더

후쿠시 소우타
福士 蒼汰
1993년 5월 30일

<가면라이더X가면라이더 포제&오즈 MOVIE 대전 MEGAMAX>(2011)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2017)

일본 특촬물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 중 한 명, 후쿠시 소우타는 2011년 <극장판 가면라이더 오즈 WONDERFUL  장군과 21개의 코어 메달>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같은 해 <가면라이더X가면라이더 포제&오즈 MOVIE 대전 MEGAMAX>로 주연까지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로 얼굴을 알려 잔잔한 매력을 선보였는데, 실은 <신이 말하는 대로>나 <도서관 전쟁>(2013)과 같은 과격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해서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가면라이더 헤이세이 제너레이션 파이널>(2017)

특촬물로 뜬 스타 중에는 이례적으로 다시 특촬물을 찍었다. 2017년 <가면라이더 헤이세이 제너레이션 파이널>에 출연하며 5년 만에 특촬물에 다시 얼굴을 비췄다. 연기력 논란이 꾸준히 있어왔으나, 열혈 고교생과 같은 만화 같은 액팅은 준수하게 소화해 냈다. 현재는 연기력보다는 비주얼로 더 유명한 상태이지만, 드라마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 나가고 있다.

멀쩡한 사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두 장 더

야마자키 켄토
山﨑 賢人
1994년 9월 7일

드라마 <데스노트>(2015)
<히로인 실격>(2015)

모두 다른 실사화 영화라 해도, 남자 주인공은 전부 야마자키 켄토다. 실사화 작품에 유독 많이 출연하기 때문에 야마자키 걘 또(…)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 <히로인 실격>부터, <오렌지>(2015), <늑대소녀와 흑왕자>(2016), <4월은 너의 거짓말>(2016), <일주일간 친구>(2017), <빙과>(2017),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2020)와 같은 로맨스 만화 원작의 영화부터 <죠죠의 기묘한 모험 :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제1장>(2017),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2017)과 같은 정말 ‘만화’스러운 만화까지 모두 주연이 야마자키 켄토다. 

(왼쪽부터)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오렌지>

만화 원작 영화를 중심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이지만, <히로인 실격>과 <오렌지>로 2016년 제39회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할 만큼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후 2018년, 드라마 <토도메의 키스>와 <굿 닥터>의 흥행으로 10대에게만 인기 있었던 청춘스타에서 확실한 일본 대세 배우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김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