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지나 11월을 맞이하면서 위드 코로나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1년 가을 잇따라 개봉한 국내 다큐멘터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개봉했고 곧 개봉할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소개한다.
<노회찬6411>
<노회찬6411>은 장기 흥행 중이다. 10월 14일 개봉했으니 시간이 꽤 지났지만 작은 극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영 중이다. 노회찬은 노동운동가, 진보정치인, 국회의원의 삶을 살았다. TV토론 방송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친숙한 얼굴이었던 노회찬. 그는 2018년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주기를 맞아 개봉한 <노회찬6411>은 노회찬의 일대기를 다룬 첫 다큐멘터리다. 이 사람의 삶이 곧 한국 진보 정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회찬6411>은 <미스터 컴퍼니> <청춘 선거> 등을 연출한 민환기 감독의 작품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지원작이며 1만 2000여 명의 시민 참여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노회찬을 잘 몰랐던 관객이라면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목에 들어간 숫자 6411의 의미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노회찬6411
-
감독 민환기
출연 노회찬
개봉 2021.10.14.
<사상>
<사상>은 부산광역시의 대표적인 공단 지역이었던 사상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목에서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사자성어의 ‘모래 위’라는 뜻의 사상이 떠오르는 이 영화는 재개발이라는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의 주인공은 박배일 감독의 아버지다. 그는 노동자로 살다 산업재해로 고통받고 재개발로 인해 철거민이 된 인물이다. “자본이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배인 사상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풍경처럼 펼쳐진다” 홍보 문구처럼 <사상>은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영화다.

- 사상
-
감독 박배일
출연
개봉 2021.10.21.
<그림자꽃>
<그림자꽃>이 다루는 이야기는 민감하다. 남과 북의 관계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념, 이데올로기라는 거대한 주제를 말하는 건 아니다. 어쩌다 한국에 오게 된 평양시민 김련희 씨의 사연을 다룬다. 어쩌다라는 말에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2011년, 그는 간 질환 치료를 위해 중국의 친척집을 방문했고 병원비를 벌기 위해 식당 일을 하던 중 남한에 가서 돈을 벌라는 브로커 말에 속아 북한 여권을 빼앗겼다. 탈북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렇게 그는 한국에 오게 됐고 다시 평양으로 가고 싶어 한다. 반면 한국의 검찰은 그를 간첩 혐의로 기소했고 출국금지시켰다. <그림자꽃>은 세월호 사건을 다룬 <부재의 기억>으로 2020년에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던 이승준 감독의 작품이다.

- 그림자꽃
-
감독 이승준
출연
개봉 2021.10.27.
<1984 최동원>
최동원 선수를 수식하는 말 가운데 무쇠팔이 있다. 아니메 <철완 아톰>에서 따왔는지 모르겠지만 무쇠팔을 한자로 쓴 철완(鉄腕)이라는 표현을 그의 이름 앞에 붙이기도 한다. 무쇠팔 최동원 혹은 철완 최동원. 뭐가 됐든 이 표현이 생겨난 발단은 1984년 한국 시리즈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와 7차전까지 가는 승부에서 5번 등판해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다시 없을 이 만화 같은 기록을 <1984 최동원>을 통해 아주 세밀하게 볼 수 있다. 또 당시 한국 시리즈에 참여한 김시진, 이만수, 한문연, 김용철, 김용희, 임호균 선수 등이 최동원을 기억하며 카메라 앞에 섰다. <1984 최동원>은 <60만번의 트라이>(럭비), <그라운드의 이방인>(야구), <울보 권투부>(복싱) 등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여러 차례 제작한 조은성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 1984 최동원
-
감독 조은성
출연 최동원
개봉 2021.11.11.
<너에게 가는 길>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 사회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기존 성소수자 다큐멘터리와 다른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성소수자 당사자가 아닌 가족, 어머니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34년 차 소방 공무원 나비와 27년 차 항공 승무원 비비안이 <너에게 가는 길>에 등장한다.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캐나다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비비안이 들고 있는 ‘I love my gay son’(나의 게이 아들을 사랑한다)이라는 문구와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비비안을 향해 보여지는 ‘동성애 반대’라는 문구 사이의 간극을 이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너에게 가는 길>은 <종로의 기적> <두 개의 문> 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의 열 번째 작품이다.

- 너에게 가는 길
-
감독 변규리
출연 나비, 비비안, 한결, 예준
개봉 2021.11.17.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한국 다큐멘터리 가운데 고양이를 다룬 작품이 꽤 많다. 앞서 소개한 <1984 최동원>의 조은성 감독의 첫 연출작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작품이다. 그는 2019년 개봉한 <고양이 집사>, 2020년 개봉한 <꿈꾸는 고양이>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2021년 가을에도 고양이 소재의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밤낮으로 길고양이들을 돕는 캣맘 권나영 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
감독 김희주, 정주희
출연 권나영
개봉 2021.11.11.
위에서 소개한 작품 이외에 2021년 10월, 11월에 개봉하고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아래에 나열했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
감독 권명국
출연 박재욱
개봉 2021.10.14.

- 한창나이 선녀님
-
감독 원호연
출연 임선녀
개봉 2021.10.20.

- 울림의 탄생
-
감독 이정준
출연 임선빈, 임동국
개봉 2021.10.21.

- 보는 것을 사랑한다
-
감독 윤기형
출연 봉준호, 최불암, 박정자, 전무송, 한명숙, 임순례, 전노민, 지상렬
개봉 2021.10.28.

- 왕십리 김종분
-
감독 김진열
출연 김종분, 김귀임, 김종수, 정유인
개봉 2021.11.11.

- 송해 1927
-
감독 윤재호
출연 송해
개봉 2021.11.18.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