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월의 끝자락이다. 여전히 코트 깃을 세우고 목도리를 둘러야 할 만큼 춥지만 봄에 한 발자국 가까워진 것은 분명하다.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기분이 설레는 한편,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한 독자들도 있을 터. 오늘은 새 학기를 맞이해 테마별 주제에 맞는 추천 영화를 선정해 봤다.


로맨스를 꿈꾸고 있다면?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감독 수잔 존슨│출연 라나 콘도어, 노아 센티네오, 존 코베트│99분
 
어린 시절 짝사랑했던 남자들을 상대로 썼던 비밀스러운 러브레터가 당사자들에게 전달됐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의도치 않게 전달된 편지로부터 시작하는 하이틴 로맨스다. 동생의 장난으로 옛 편지들이 전달되자 라라 진(라나 콘도어) 패닉에 빠진다. 그녀의 편지를 받은 교내 인기남 피터 카빈스키(노아 센티네오) 전 여자친구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라라 진에게 거짓 연애를 하자는 계약을 제안한다. 인기가 많았던 피터에 반해 평범했던 라라 진은 피터의 행동에 설레는 한편 부담감을 느끼고 마는데.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하이틴 로맨스물이다. 미국 고등학교가 배경이지만, 주연이 동양인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아시아계 하이틴 로맨스물에 한 획을 그었다. 넷플릭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시즌 3까지 제작됐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감독 수잔 존슨

출연 존 코베트, 라나 콘도르, 자넬 패리쉬, 노아 센티네오, 이스라엘 브로우사드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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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외 <늑대의 유혹>
감독
김태균 │출연 조한선, 강동원, 이청아│113분
 
2000년대 한국 하이틴 로맨스 영화 계보의 시초. 2002년 출간된 귀여니 작가의 동명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둔 영화 <늑대의 유혹>. 내용은 간단하다. 어리바리하면서도 순수함이 매력적인 소녀를 두고 학교의 소위 일진짱들이 사랑에 빠진다. 지금 보면 손발이 없어질 정도로 부끄러운 인터넷 소설의 클리셰이지만, 그 시절 10대 소녀였다면 누구나 꿈꿔봤을 로맨스였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강동원의 우산 등장 신은 영화의 개연성 그 자체. 개봉 당시 21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늑대의 유혹

감독 김태균

출연 조한선, 강동원, 이청아

개봉 200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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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 <배드 지니어스>
감독
나타우트 폰피리야│출연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에이샤 호수완│130분
 
시험 기간이 되면 숨 쉬는 게 제일 재밌어진다고 하지 않나. 종종 공부보다 다른 생각들도 많아지곤 하는 게 시험 기간이다. 그래도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내는 성적이 가장 빛나는 법. 그런 점에서 숨겨진 태국의 수작, <배드 지니어스>를 추천한다. 한 천재 소녀의 국제 시험 STIC 커닝 사건을 다룬 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케이퍼 무비이자 스릴러다. 교내에서 시작된 불법행위가 작은 사업 규모로 커지게 되고, 이는 부모와 아이들의 욕망을 먹고 국제 대회에까지 이르게 된다. 총이나 어떤 무기도 없이 연필만으로도 긴장감을 창의적으로 구현해낸 <배드 지니어스>는 국내와 전 세계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동명의 드라마 <배드 지니어스 더 시리즈>로 제작되어 국내에서만 드라마 시리즈 최초로 극장 개봉을 이뤄내기도 했다.

배드 지니어스

감독 나타우트 폰피리야

출연 에이샤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개봉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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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을 찾고 있다면?
☞ <싱 스트리트>
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윌시-필로, 루시 보인턴, 잭 레이너, 마크 맥케나, 에이단 길렌│106분
 
1980년대 더블린, 전학 온 코너(페리다 웰시-필로)는 하굣길 우연히 계단에 서 있는 라피나(루시 보인턴) 만나게 된다. 자신을 모델 지망생이라 소개하는 라피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 코너는 그녀의 마음을 얻고자 음악 밴드를 결성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탄생한 밴드 싱 스트리트’. 코너는 라피나에게 자신들의 뮤직비디오에 나와줄 것을 부탁하고, 라피나의 수락과 함께 싱 스트리트는 첫발을 내딛게 된다. 막 시작된 동아리가 으레 그렇듯이 그들의 연주는 듣기 힘들 정도로 오합지졸에 가깝다. 그러나 음악이란, 서로 화음을 맞춰가며 완성되는 것이지 않나. 연주조차 쉽지 않았던 아이들은 어느새 그럴싸한 밴드의 모습으로 성장해나간다. <원스>, <비긴 어게인> 존 카니 감독의 청춘을 담은 음악 영화로, 전작들에 이어 퀄리티 높은 삽입곡들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싱 스트리트

감독 존 카니

출연 잭 레이너, 루시 보인턴, 마크 맥케나, 퍼디아 월시-필로

개봉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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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 뭘 할지 고민이라면?
☞ <리틀 포레스트>
감독
임순례│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103분
 
새 학기가 시작되면 간절하게 기다려지는 것? 바로 방학이다. 방학이면 빠질 수 없는 시골 여행. 모리 준이치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리틀 포레스트>는 시골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엄마가 사라진 이후, 서울에서 생활해왔던 혜원(김태리)는 뭐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일상을 뒤로하고 지친 몸을 이끌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옛 친구들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내며 자신이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찾게 된다. 매 계절 시골의 풍경과 제철 음식이 눈길을 사로잡는 <리틀 포레스트>는 소박하지만 곳곳에 마음이 묻어있는 풍족한 영화다. 혜원은 시골에서 하루 한 끼를 소중하게 차려 먹으며 마음을 다져나간다. 그런 혜원과 시골의 모습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온통 따뜻하다. 공부와 일상에 지쳐 잠시 쉼이 필요하다면, <리틀 포레스트>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어줄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개봉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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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면?
☞ <죽은 시인의 사회>
감독
피터 위어│출연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로버트 숀 레오나드│128분
 
올바른 길로 걸어가기 위해선 앞서 귀감이 되며 이끌어줄 좋은 어른도 필요한 법. 참된 스승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영화가 하나 있다. “, 캡틴! 마이 캡틴!” <죽은 시인의 사회>.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들을 엄격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는 영화 속 학교의 모습은 한국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웰튼 고등학교엔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교사가 있다. 존 키팅은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찢어버리라고 하거나,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카르페 디엠(carpe diem)’ 정신을 알려준다. 반항아 같은 선생님의 모습에 학생들은 당황하지만, 점차 그를 따르게 되며 공부 외에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려 마음먹는다. 미래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나조차 스스로를 의심할 때, 진정으로 나의 내면을 마주 보게 만들어주는 스승이 참된 스승이 아닐까. 로빈 윌리엄스의 마지막 미소가 유달리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개봉 1990.05.19. / 2021.04.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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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청춘이어도 좋아
☞ <월플라워>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출연 로건 레먼, 엠마 왓슨, 에즈라 밀러│102분 

10∼20대를 지나고 있다면 누구든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들. ‘나는 유별난 사람인가?’,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 괴짜라는 생각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면 <월플라워>를 꺼내 보길 추천한다. 주인공 찰리(로건 레먼)은 남모를 비밀로 인해 상처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소년이다. 소심한 성격의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 채 겉돌 뿐. 그러던 어느 날, 교내 풋볼 경기를 보러 간 찰리는 우연히 샘(엠마 왓슨)과 패트릭(에즈라 밀러)를 만나게 되고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괴짜 남매로 유명한 이들이지만 찰리는 샘과 패트릭에게서 묘한 안정감을 느끼며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간다. 세상엔 무수한 사람이 존재하고, 평범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특별함을 갖고 있으니까. “우린 무한한 자유를 느껴라는 찰리의 말처럼 아픈 청춘을 겪고 있어도 괜찮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자유를 찾아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면 될 테니. <월플라워>가 그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월플라워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개봉 20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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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문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