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오늘> 포스터

넷플릭스 인기 순위를, 그리고 시청자들을 흔든 영화는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넷플릭스 구독자들을 넘어 인터넷 세상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가 2020년 등장한 바 있다. 제목은 <365일>. 이른바 '29금 영화'라는 별명에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수위의 장면과 스토리로 구독자들을 뜨겁게(!) 달군 이 영화는 2022년, 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유아독존에 가깝게 화제를 모은 전편에 이어 이번 속편은 어떻게 달라졌고 어떤 반응을 자아내고 있을까. <365일: 오늘>이다.


<365일>은 무슨 이야기였나

<365일>

시칠리아 마피아 보스 마시모(미켈레 모로네)는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고 자신 또한 하마터면 죽음을 맞을 뻔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마시모는 그날 본 한 여성을 평생 기억하게 되는데, 어느 날 그 여성을 우연히 마주친다. 폴란드에서 휴가를 온 여성 라우라(안나 마리아 시에클루츠카)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마시모의 조직에 납치되고, 마시모는 딱 365일동안 자신과 지내며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떠나도 좋다고 약속한다.

마시모(왼쪽), 라우라
<365일>

글로만 읽으면 마시모가 라우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신사처럼 행동하며 유혹할 거 같지만, 그럴 리 없다. 마피아의 두목으로 모든 걸 손에 쥔 마시모는 라우라 또한 운명이라 여기며 소유하고 싶어 한다. 라우라 역시 평범하다기엔 조금 거리가 있다. 유능하고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사람이지만 몸이 약한 자신을 애지중지하는 척 거리를 두는 남자친구 마르틴 때문에 성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던 것. 이렇게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는 두 사람은 이상하리만큼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닮은 꼴, 그러나 다른 평가

<365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

이렇게 에로티시즘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란 점에서 <365일>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와 비교 대상이 됐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것, 남녀가 육체적인 관계로 서서히 가까워지다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적인) 전개, 주연 배우들의 훌륭한 비주얼(!) 등등. 그러나 한 가지 부분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그나마 나은 평가를 받는데, 적어도 납득이 간다는 것이다. 양쪽 다 수위가 높은 에로틱 로맨스지만 <365일>은 범죄자가 여성을 납치한 것부터 이야기의 시발점이고 심지어 그 여성이 결국 남자에게 마음을 연다는 부분에서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 인질이 납치범에게 감화된다는 '스톡홀름 신드롬'이 있지 않느냐 따지기엔 그런 과정을 결코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한다(사실 마시모에게 공감할 부분이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365일>은 낮은 완성도와 함께 '범죄 미화'라는 비판을 엄청나게 받았다.


화제성은 단연 톱이었던 <365일>

넷플릭스 통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2020년 영화 부문 톱 10

역설적이지만 이런 화제성(29금 로맨스라는 특징과 폭력 미화라는 비판)은 <365일>을 점점 더 유명하게 했다. 공개 후 전 세계 시청률 영화 부문 1위를 달성한 <365일>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몰랐다. 24일간 1위를 지키고 왕좌를 내준 후에도 8월까지 인기 순위 영화 부문 10위 안에 머물렀다. 장기적인 화제는 롱런 수준을 넘어 2020년 글로벌 시청 순위 영화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게 했다. 그것도 2위 <에놀라 홈즈>와 압도적인 차이로. 검색엔진 구글의 2020년 영화 검색 순위에서도 <365일> 4위에 안착했으니 당시 화제성은 (아무리 넷플릭스더라도 폴란드 영화인데) 여느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았다. 때문에 수많은 비난에도 <365일>은 흥행 보증 수표가 됐고 자연스럽게 2편, 더 나아가 3편까지 제작을 확정 지었다.


그럼 <365일: 오늘>은?

<365일: 오늘>
<365일: 오늘>

2년 만에 돌아온  <365일: 오늘>. 1편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살짝 궁금할 수도 있다. 1편의 결말이 상당히 '다음 이 시간에…'을 예고하는 느낌이니까. 미리 실망시켜드리자면 1편에서 이어지긴 하나 그 결말에서 그대로 이어지진 않는다. 1편과는 다른 긴장감을 기대했다면 아쉽겠지만, 대신 이번 영화 역시 1편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많은 분량을 사랑(!) 묘사에 할애한다.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 하지만 라우라가 차마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1편보다 더 단순한 스토리인데, 두 사람의 관계가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1편에 비해 복잡한 설정이 없어서 그럴 뿐 2편이 어떤 면에선 더 흥미진진하다. 

<365일: 오늘>은 1편의 주역들이 대부분 복귀했다. '마시모' 미켈레 모로네와 '라우라' 안나 마리아 시에클루츠카은 물론이고 연출인 바르바라 비알로바스, 토마시 만데스 감독들도 함께 했다. 두 감독의 복귀가 내심 거슬리기는 하나,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이자면 1편보다는 2편이 연출이나 영상에서 좀 더 나아졌다고 느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1편이 레퍼런스를 보고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한 느낌이라면, 2편은 그래도 레퍼런스를 잘 잡았구나 싶다. 각본은 1편의 토마즈 클리말라 대신 1편에서 스토리를 구상한 블란카 리핀스카(원작 작가), 토마스 만데스(감독)에 모이차 티르스(Mojca Tirs)가 힘을 모았다. 

<365일: 오늘>에 합류한 시몬 수시나
<365일: 오늘>

이런 류 영화 속편이 대체로 그렇듯 2편에서 '핫 가이'가 합류했다. 시몬 수시나는 미켈레 모로네처럼 근육질 몸매에 훤칠한 배우인데, 라우라를 도와주는 나초 역으로 출연했다. 극중 비중이나 배우의 매력이나 마시모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인물임은 분명하다. 특히 마시모보다 훨씬 젠틀한 캐릭터라는 점이 여성 시청자들을 흔들만한 포인트.


2022년도 흥행 기록 세울까

'플릭스패트롤'의 순위
넷플릭스 공식 시청시간 통계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서 공개한 <365일: 오늘>의 시청시간

<365일: 오늘>은 4월 27일 공개됐다. 1편이 공개됐을 때 인터넷 반응을 생각하면, 2편은 다소 미적지근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시청 시간을 참고하면, <365일: 오늘>은 첫 주에 7798만 시간으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공개 영화 중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 <애덤 프로젝트> 다음으로 첫 주 시청 시간으로 가장 높다(물론 2022년 공개 영화가 시원찮은 것도 있지만). 그다음 주 5월 2일~8일 순위에서도 1위. <수퍼 소닉 2>까지 막았다. 분명 흥행엔 성공했지만 전편에 비하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 그러나 중요한 건 <365일: 오늘>의 공개로 <365일>까지 글로벌 톱 10에 들며 역주행하고 있단 점이다. <365일: 오늘>이 1위 자리를 얼마나 오래 버틸지 모르지만, 이번에 <365일>을 본 시청자들이 다시 <365일: 오늘>까지 연이어 본다면 전작 못지않은 파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365일: 오늘

감독 바르바라 비알로바스, 토마시 만데스

출연 안나 마리아 시에클루츠카, 미켈레 모로네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이미지 준비중
365일

감독 바르바라 비알로바스, 토마시 만데스

출연 미켈레 모로네, 안나 마리아 시에클루츠카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나우무비 에디터 비트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