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톰 크루즈의 귀환이 가장 반갑지만, 그만큼 기대가 큰 것은 시리즈에 합류한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전작에서 매버릭(톰 크루즈)의 파트너였던 구스의 아들을 연기하는 배우 마일즈 텔러다.

그는 2010년 영화 <래빗 홀>로 데뷔해, <풋루즈> <프로젝트 X> <21 앤드 오버> 등 여러 작품들에서 주조연으로 출연한 후 연기력을 인정받고 흥행 시리즈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탄탄하게 다져온 영리한 배우다. 이름은 다소 낯설어도 얼굴은 꽤나 익숙한 이 배우가 그간 할리우드에서 활약해온 작품들을 모아 정리했다. 


<다이버전트> 시리즈 | 피터

근 미래, 잦은 전쟁과 자연재해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인류는 하나의 사회, 다섯 개의 분파로 나뉘어 자신이 속한 분파의 행동 규범을 따르며 통제된 세상에 살고 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16살이 되면 자신이 평생 속할 분파를 결정하기 위해 시험을 치른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아 금기시되는 존재 ‘다이버전트’로 판정받는 소녀 트리스가 나타난다.

<다이버전트>는 베로니카 로스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2014년 첫 작품 개봉 후 2015년 <인서전트>와 2016년 <다이버전트 시리즈: 얼리전트>까지 시리즈 세 편이 연이어 개봉했다. 마일즈 텔러는 극중 ‘돈트리스’ 분파의 입문 훈련생 피터 역할을 맡아 연기하며 트리스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리즈 첫 작품에서는 조연으로 출연했으나, 점차 비중이 커져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게 된다. 한편 시리즈의 주연인 쉐일린 우들리와는 절친한 사이로,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영화 <스펙타큘라 나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다이버전트

감독 닐 버거

출연 쉐일린 우들리, 케이트 윈슬렛, 테오 제임스, 제이 코트니

개봉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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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 앤드류

마일즈 테일러의 이름과 얼굴을 널리 알리게 된 대표작을 한 편 꼽으라면 단연 영화 <위플래쉬> 아닐까. <다이버전트> 시리즈가 시작해 막을 내리기까지 2년 남짓 한 시간 동안 마일즈 텔러는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는데, <위플래시>가 그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 명문 음악학교의 신입생이 최고의 지휘자이자 최악의 폭군 플레쳐 교수(J.K. 시몬스)를 만나 광기의 연주를 보이는 과정을 담은 영화 <위플래쉬>에서 마일즈 텔러는 천재 드러머를 갈망하는 앤드류를 연기했다. <위플래쉬>는 분명 음악 영화임에도 마치 호러 영화와 같은 긴장감과 공포심을 유발하는데, 데이미언 셰젤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주연 배우 J.K. 시몬스와 마일즈 텔러의 광기로 가득 찬 연기가 빛을 발했다. 이 작품으로 마일즈 텔러는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위플래쉬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마일즈 텔러, J.K. 시몬스

개봉 2015.03.12. / 2020.10.2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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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포> | 리드 리차드 / 미스터 판타스틱

마블 코믹스 <판타스틱4>를 원작으로 하는 히어로 영화로, 2005년과 2007년 개봉한 <판타스틱4>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의 리부트 작품이다. <크로니클>을 연출한 조시 트랭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작가 사이먼 킨버그가 각본을 맡고, 매튜 본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는 등 ‘판타스틱4’를 제대로 부활시키기 위해 각계 에이스들이 모여 힘을 합쳤으나, 역대 개봉한 그 어떤 히어로 영화보다 혹평을 받으며 흑역사로 남고 말았다. 마일즈 텔러는 극중 판타스틱4 멤버들 중 하나인 천재 과학자 리드 리차드 / 미스터 판타스틱을 연기했다. 전작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던 마일즈 텔러는 이 작품에서 나쁜 의미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이며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판타스틱 4

감독 조쉬 트랭크

출연 마이클 B. 조던, 케이트 마라, 마일즈 텔러, 제이미 벨, 토비 켑벨

개봉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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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더 브레이브> | 브렌든 맥도너

이후 마일즈 텔러는 영화 <블리드 포 디스>에서 복서 비니를, 영화 <땡큐 포 유어 서비스>에서 이라크전 참전 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아담 슈먼을 연기하며 앞선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켰다. 그리고 2017년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를 통해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추게 된다. 영화는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손꼽히는 미국 애리조나주 산불 현장에 출동한 핫샷(산불 발생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 멤버들의 실화를 담았다. 극중 마일즈 텔러는 갓 태어난 딸을 위해 핫샷에 지원한 신입 소방관 브렌든 맥도너로 분해, 아이를 향한 부성애와 멤버들 간의 동료애가 넘치는 인물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작품 자체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으나, 작품성과 마일즈 텔러의 연기력만은 관객들에게 크게 인정받았다.

온리 더 브레이브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마일즈 텔러, 테일러 키취, 조슈 브롤린, 제프 브리지스, 제임스 뱃지 데일, 제니퍼 코넬리

개봉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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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 | 루스터

최근 몇 년간 여러 작품들 속에서 복서, 군인, 소방관 등 강인한 얼굴이 돋보이는 역할을 도맡아 연기해온 마일즈 텔러. 그가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톰 크루즈)의 과거 파트너였던 구스의 아들 브래들리 브래드쇼(콜사인 루스터) 역할을 맡으며 또 한 번 군복을 입고 돌아왔다. 마일즈 텔러는 극중 자신의 아버지였던 구스처럼 콧수염을 풍성하게 기르고 나오는데,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워낙 어려 보이는 동안 외모 때문인지 조금은 낯설고 어색해 보이기도 하다. 시리즈의 주축이 되는 톰 크루즈를 제외하고, <탑건>과 <탑건: 매버릭> 사이의 36년 갭을 메워주는 인물은 다름 아닌 윙맨 구스의 아들 루스터다. <탑건>의 오랜 팬들은 그를 통해 구스의 기억을 소환하게 되는데, 마일즈 텔러가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낸다. 

탑건: 매버릭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톰 크루즈, 마일즈 텔러, 제니퍼 코넬리

개봉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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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헤드> | 제프

마일즈 텔러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파이더헤드>에도 출연하며 <온리 더 브레이브> <탑건: 매버릭>까지 총 세 편의 작품을 그와 함께 하게 됐다. <스파이더헤드>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상대로 하는 신약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극중 마일즈 텔러는 실험의 목적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죄수 제프를 연기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연구원 역할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맡았다. 교도소 내 연구원과 죄수들 사이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마일즈 텔러의 탄탄한 감정 연기다. <탑건: 매버릭> 속 루스터와는 또 다른 그의 새로운 얼굴을 보고 싶다면,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