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네?" <베테랑2> 빌런은 순둥순둥해 ‘밥 사주고 싶은' 이 남자다

유아인의 '어이가 없네'를 이을 유행어가 다시 탄생할 것인가? 배우 정해인이 <베테랑2>에 새로운 캐릭터로 전격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베테랑> 시즌2를 기다렸던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직 <베테랑2>의 완성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정해인이 영화에서 맡게 될 인물 설정도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전편의 유아인과 바톤터치 하는 캐릭터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언.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D.P.>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정해인은 <베테랑2>로 다시 한번 그의 필모에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밥 사주고 싶은 예쁜 연하남'부터 '복싱 선수 출신 이등병'까지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 온 배우 정해인. 그의 차기작과 과거 대표작을 살펴보며 정해인이 연기할 새로운 인물들을 기다려보자.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D.P.>에서 정해인은 폭력적이고 무기력한 환경을 피해 도망치듯 입대한 이등병 '안준호'로 분했다.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 로맨스 드라마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큰 인기를 얻었던 그가 남성적이고 거친 모습의 이등병 '안준호'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대중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해인은 잔인한 현실을 피해 입대한 군대에서 더 심한 폭력과 부조리를 조우하는 인물의 혼란과 갈등을 세밀히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뛰어난 연출과 액션, 적절한 은유와 위트, 긴장감, 주제의식이 골고루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D.P.>. 시즌1의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시즌2 촬영이 진행 중이며, 새 시즌은 내년 초 공개될 예정. 이등병에서 일병이 된 '안준호'의 군생활과 새로운 인물 지진희의 합류로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은 사이코패스 범죄자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영화로, 배우 황정민이 극 중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 역을, 배우 유아인이 재벌 3세 빌런을 연기해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 누적관객수 1341만 명을 기록했다. 시리즈화에 대한 많은 관객들의 바람을 등에 업고, 드디어 7년 만에 <베테랑2>가 제작된다.

황정민, 오달수 등 원년 멤버들과 새 인물 정해인의 케미가 기대되는 <베테랑2>는 프리프로덕션 단계를 거쳐 올 하반기 크랭크인 예정. 정해인은 <D.P.> 시즌2 촬영 후 <베테랑2> 촬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2014년 데뷔 이후 악역은 처음이라는 정해인. 말간 얼굴로 그려낼 '정해인표' 빌런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금의 맑고 순수하고 부드러운 정해인의 이미지를 구축한 작품이라고 하면 단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꼽을 수 있다. 2018년 정해인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배우 손예진과 정통 멜로를 펼쳤다. 친누나의 절친인 진아(손예진)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넌지시 표하며 “누나, 내가 내일 밥 사달라면 사주나?”라고 묻는 정해인의 모습에 전국의 누나들은 '밥이 대수냐, 내 지갑과 집을 통째로 바치고 싶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내보였다. 매회 보여줬던 연하남의 직진 돌직구에 전국의 누나들이 심쿵사했다는 전설의 작품. 

<봄밤>은 김은 작가와 안판석 PD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함께 손을 잡고 만든 두 번째 로맨스물. <봄밤>은 남동생 친구와 사랑에 빠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보다 한발 더 나아간 복잡한 연애사를 그린다. 

<봄밤>에서 미혼부인 유지호(정해인)는 그가 아는 선배의 연인이었던 이정인(한지민)과 사랑을 시작한다. 속물적인 인간들이 득실대는 드라마 속에서 정해인은 평범하고, 상식적이고, 배려심 넘치는 인물을 연기, 우리 시대의 달라진 이상적인 남성상을 보여준다. 특히 극 중 배역의 성을 하나씩 따 ‘이유커플’이라 불렸던 한지민, 정해인은 시작하는 연인의 설렘을 폭발시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사회에서 연애는 오롯이 개인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씁쓸한 현실 또한 세심하게 포착한 <봄밤>. 다시 봐도 명작이다. 

기존 부드러운 멜로 장인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반항아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던 영화 <시동>. 정해인은 <시동>에서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젊은이 '상필'을 연기하며 욕, 흡연, 칼부림 등 이전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영화 자체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정해인은 <시동>을 통해 반항적이고 남성미를 가진 캐릭터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길거리 캐스팅은 ‘잘생쁨’의 숙명?!
정해인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을 받고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밝힌 바 있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그는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촬영 중 또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다! 한 남성이 정해인에게 다가오더니 '외모가 눈에 띄었다'라며 캐스팅 제의를 한 것. 정체불명인 남성의 정체는 미국 현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캐스팅 디렉터로 밝혀져 더욱 화제가 됐었다. 잘생김은 만국 공통어인가? 정해인을 담기에 한국은 너무 좁다. 이제 미국에도 정해인을 보급할 때가 됐다.

1988년생? 정말 서른 중반?
<D.P>에서 20대 초반의 이등병 역할을 위화감 없이 소화한 정해인. 놀랍게도 그는 한국식 나이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1988년생. 투명한 피부와 무쌍의 멍뭉미 넘치는 그의 얼굴은 동안의 필요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여행 예능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서는 맥주를 시키는 과정에서 미국식 '민증'검사를 받는 그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각 잡힌 의상에 깃든 올바른 마음가짐
영화 및 드라마 인터뷰에서 배우들은 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미리 찍은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는 것이 관례다. 사진 촬영을 전제하지 않기에 배우들은 보통 편안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다. 하지만 정해인은 인터뷰 때도 정장을 차려입는다.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자리의 중요성을 옷차림을 통해서도 보여주고 싶은 그의 남다른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약용 선생님, 이런 후손.. 정말 감사합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정해인은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다산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다. 기록에 따르면 정약용은 정조가 인정할 정도로 준수한 외모를 지녔던 인물. 초상화 속 정약용의 모습이 정해인과 묘하게 닮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