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그레이 맨>

단돈 200유로와 배우로서의 성공이라는 꿈만 안고 삶의 터전인 쿠바를 뒤로한 채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나온 그녀. 그곳에서 충분한 경력과 인지도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조차 할 줄 모른 채 할리우드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 아나 디 아르마스다. 2015<노크 노크> 조연을 통해 본격적인 할리우드 활동을 시작한 그녀가 단 6년 만에 할리우드의 중심에 서기까지. 놀라울만한 이 성장은 무모한 도전을 과감히 거듭해온 그녀의 노력이 불러온 필연적 결과일 테다.

넷플릭스 영화 <그레이 맨>

아나 디 아르마스의 신작 <그레이 맨>은 현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작자이자 감독, 루소 형제가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특급 작전에 투입되는 비밀 용병 시에라 식스(라이언 고슬링)가 자신의 타깃으로부터 뜻밖에 비밀을 알게 되고 비밀이 담긴 USB를 갖게 되면서 소시오패스 킬러 로이드(크리스 에반스)에게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나 디 아르마스는 방콕에서의 만남으로 인해 우연치 않게 CIA 조직 내 불이익을 받게 되다 식스를 돕게 되는 조력자 대니 미란다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사상 최대 제작비라는 초대형 블록버스터에 출연하게 되기까지, 아나 디 아르마스가 걸어온 할리우드의 흔적들을 되짚어보자.

그레이 맨

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레게장 페이지

개봉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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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노크>
<노크 노크>

<노크 노크> Knock Knock
감독│일라이 로스
출연│키아누 리브스, 로렌자 이조, 아나 디 아르마스


2007년 스페인 드라마 <인테르나도>에서 캐롤라이나 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아나 디 아르마스는 이후 스페인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2014년 할리우드 활동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한다. 영어를 할 줄 몰랐던 그녀는 오디션을 보기 위해 약 4개월간 온종일 영어 공부에만 매진했다고. 그렇게 출연하게 된 첫 할리우드 영화가 바로 <노크노크>. 영화는 B급에 가까운 에로틱 공포 스릴러물로 아내와 아이들이 여행을 가고 홀로 집을 지키고 있던 남자에게 비에 젖은 두 여자가 집에 잠시 머무를 것을 부탁하고, 이를 허락하자 벌어지게 되는 황당한 사건들을 다뤘다. 베풀었던 호의에 발등이 찍히게 된 건축가 에반 역에는 키아누 리브스가, 그를 유혹하는 벨 역에 아나 디 아르마스가 출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맺은 키아누 리브스는 아나 디 아르마스에게 자신이 제작 및 출연을 맡은 차기작 <익스포즈>에 캐스팅 제안을 했으며 이 작품에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던 마크 다우니는 <익스포즈>를 통해 그녀가 스타덤에 오르기를 바랐지만, 간부들의 간섭으로 인해 출연 분량이 크게 편집됐다고 전했다-<익스포즈>는 제작 단계에서 갈등과 잡음이 많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노크 노크

감독 일라이 로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자 이조, 아나 데 아르마스

개봉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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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감독│드니 빌뇌브
출연│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아나 디 아르마스 등


<노크 노크>, <익스포즈> 이후 <핸즈 오브 스톤>, <워 독> 등 주로 작은 상업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해오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아나 디 아르마스에게 찾아온 첫 번째 행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1982)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 캐스팅이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의 여러 오디션을 거쳐 홀로그램 AI 조이 역을 맡게 된 그는 체력적으로 훈련을 받으며 5개월간 부다페스트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조이는 윌레스사가 프로그래밍한 안드로이드 AI,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의 여자친구 격에 해당한다. 육체는 존재하지 않는 홀로그램이지만 감정만은 리플리컨트인 K보다 더욱 풍부한 인공지능이다. 실제로 드니 빌뇌브는 조이가 감정적이며 취약한 인물이길 바랐다고. 영화 내에서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건 조이뿐이다. 하지만 조이는 가장 인간답지만 인간과 거리가 먼 존재이기에 인공지능의 영역에 머물러야 한다. 아나 디 아르마스는 인간다움과 AI, 그 사이의 간극을 섬세하게 조절한 연기로 평단과 대중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개봉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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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감독│라이언 존슨
출연│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등

베스트셀러 작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85세 생일날 저녁 숨진 채 발견된다. 타살 정황이 드러나자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과 함께 탐정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파견되고, 그날 그와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냈던 간병인 마르타와 집에 모였던 가족들이 용의 선상에 오른다. 아나 디 아르마스는 라이언 존슨 감독의 정통 추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에서 할란과 친구이자 간병인이었던 이민자 마르타 카브레라 역으로 출연했다. 거짓말을 하면 구토가 나오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정직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로, 이 역할을 통해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코미디 뮤지컬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안았다. 비록 수상엔 실패했으나, 할리우드에 데뷔한 지 약 5년 만에 이뤄낸 뜻깊은 성과였다.

<나이브스 아웃>

아나 디 아르마스는 처음 마르타 역에 대한 설명만을 보고 오디션을 거절하려 했었다고. 마르타가 예쁜 라틴계 관리인으로 묘사되어 있었는데, 일반적인 영화들에선 라틴계 캐릭터가 영화의 중심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이 그다지 긍정적이거나 흥미롭지 않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나 대본을 읽게 되면서 마르타 캐릭터가 기존 설정들 그 이상의 매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고.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참여하게 된 이 작품을 통해 아나 디 아르마스는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배우로 떠오를 수 있었다. 

나이브스 아웃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돈 존슨, 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개봉 2019.12.04. / 2021.01.1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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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노 타임 투 다이>

<007 노 타임 투 다이> 007 No Time To Die
감독│캐리 후쿠나가
출연│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라샤나 린치, 아나 디 아르마스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배우임이 입증되는 수단? 바로 유명 시리즈물 캐스팅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 <나이브스 아웃>에 이어 아나 디 아르마스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작,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캐스팅되며 할리우드 유망주임을 입증했다. 다니엘 크레이그와는 <나이브스 아웃>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었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은 아나 디 아르마스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쿠바의 CIA 요원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아나 디 아르마스가 액션 스타로서 가능성이 다분한 배우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본드의 임무를 위해 펠릭스(제프리 라이트)가 보낸 CIA 요원 팔로마로 분해 극 내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3주간 트레이닝을 받고 현장에 첫 투입된 신입 요원 팔로마는 싸움이 일어나자 고도로 숙련된 전투력을 선보이며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블랙 드레스를 입고 쌍권총을 사용하는 아나 디 아르마스는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강렬했던 팔로마의 등장에 팬들은 팔로마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영화 제작을 요청했지만 아쉽게도 007 시리즈 제작자는 스핀오프 제작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감독 캐리 후쿠나가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레아 세이두, 라샤나 린치

개봉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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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예정작
넷플릭스 영화 <블론드>

<블론드> Blonde 
감독│앤드류 도미닉
출연│아나 디 아르마스, 에이드리언 브로디, 세라 팩스턴, 바비 카나베일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탄탄한 필모를 쌓아 온 아나 디 아르마스의 첫 단독 주연작 <블론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할리우드 최고의 아이콘이었던 마릴린 먼로를 조명한 작품이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둔 점, 어린 시절 이름이었던 노마 진이 배역 명인 점 등을 미루어보아 마릴린 먼로로 유명세를 치르기까지의 삶과 스타덤에 오른 이후 내면의 깊은 혼란 등 생의 명암을 다룰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섹스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가 할리우드 산업 내에서 당해야 했던 폭력들-성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 모두-을 가감 없이 담아낸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공개 전부터 몸살을 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가 법정 성인이 아니고서야 관람할 수 없는 NC-17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영화 <블론드>

NC-17등급은 최고 등급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최초다. 촬영이 끝난 지 2년이 다 지나고서야 개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등급 심의 문제로 넷플릭스와 감독 간의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골적인 장면들로 인해 넷플릭스는 감독에게 해당 부분들의 장면들을 편집 혹은 성적 톤을 낮춰달라 요청했으며, 과잉된 톤을 편집하기 위해 <유전>, <테넷> 편집을 담당했던 제니퍼 레임을 고용하길 원했다고. 반면 앤드류 도미닉 감독은 해당 부분들이 마릴린 먼로의 삶에서 절대 제외할 수 없는 부분이라 판단, 넷플릭스와의 대립 끝에 최고 수위 등급을 받고야 말았다. 앤드류 감독은 넷플릭스에 감사할 뿐이라며 보도된 바들처럼 큰 갈등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넷플릭스 영화 <블론드>

앤드류 감독은 <블론드>에 대해 대사가 별로 없고 이미지와 사건의 균형이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마릴린 먼로를 세기의 스타로 만들어준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7년만의 외출> 장면들이 오마주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아나 디 아르마스는 마릴린 먼로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공개된 먼로의 유명 사진들을 실제적으로 구현해냈다. 아나 디 아르마스 외에도 두 번째 남편이었던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 역에는 바비 카나베일이, 세 번째 남편이었던 아서 밀러 역에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출연한다. 9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이미지 준비중
블론드

감독 앤드류 도미닉

출연 아나 데 아르마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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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촬영장
<고스티드> 촬영장에서 크리스 에반스와 아나 디 아르마스

<고스티드> Ghosted
감독│덱스터 플레쳐
출연│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에이드리언 브로디


<독수리 에디>, <로켓맨> 덱스터 플레처 감독의 신작 <고스티드>. <데드 풀> 시리즈와 <좀비랜드: 더블 탭> 각본가인 렛 리스와 폴 워닉이 집필을 맡았으며, 애플tv+와 스카이댄스가 제작하는 애플tv+ 오리지널 영화다. 본래 스칼렛 요한슨이 내정됐으나 스케줄 문제로 인해 하차하고 아나 디 아르마스가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상대 역으로 출연하는 크리스 에반스와는 <나이브스 아웃>, <그레이 맨>에 이어 3번째 호흡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와는 <블론드>에 이어 두 번째다. 로맨스 액션 어드벤처라는 것 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으며, 2월 촬영을 시작해 애틀랜타와 워싱턴 D.C를 주 배경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오는 512일 크랭크업해 2023년 공개를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다.


<존 윅 3: 파라벨룸>

<발레리나> Ballerina
감독│렌 와이즈먼
출연│아나 디 아르마스, 앤젤리카 휴스턴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아나 디 아르마스의 액션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이 예정되어 있다. <발레리나>는 살해당한 가족들의 복수를 위해 암살자가 된 발레리나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3: 파라벨룸>에서 암살자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던 발레리나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무비다. <언더월드> 시리즈를 연출한 렌 와이즈먼 감독이 연출하며 <3: 파라벨룸>, <아미 오브 더 데드> 각본가 셰이 하튼이 집필한다. 여기에 최근 <프라미싱 영 우먼>으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한 에메랄드 페넬 감독이 각본가로 합류했다. 이는 아나 디 아르마스의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아나 디 아르마스는 여성 작가를 고용하는 일은 내게 정말 중요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감독과 각본가 모두 남성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5~6명의 여성 작가들을 인터뷰했고, 에메랄드 메넬이 고용됐을 때 그것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언급했다. <발레리나>는 올여름 크랭크인 할 것으로 보이며 개봉일은 현재 미정이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