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치열한 시대의 공기, 쾌감의 액션
★★★☆
각자의 신념, 개인과 체제가 치열하게 부딪히던 야만적 시대의 공기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존 르 카레 스타일의 첩보물에 마이클 만의 총기 액션을 결합한 듯한 ‘올드스쿨'의 정석이면서도, 움직임에 있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려 한 노력의 흔적이 역력하다. 스파이 색출을 둘러싼 정보의 흐름이 단순하진 않지만 이해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시대적 배경과 소재의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고 끝까지 영화적 리듬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괜찮은 연출 데뷔작이다. 이정재를 통해 우리는 긴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한 명의 스타가 그 이상의 새로운 무엇이 되는 즐거운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그래서 차기작은 언제 나온다고요?
★★★☆
‘역사적 사건’ 사이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과감하게 채우고 비틀며 서스펜스와 무게감을 동시에 잡은 스토리텔링. 대립하며 달려 나가던 두 인물의 서사가 몇 번의 변곡점을 거친 후 큰 물줄기 안에서 통합되는 짜릿함도 상당하다. 정보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탓에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유려한 액션을 능동적으로 배치해서 심리적 압박을 상쇄시킨다. 30년 현장 짬밥에서 파생된 이정재의 내공, 치밀하게 짜인 각본, ‘사나이 픽처스’의 제작 노하우, 무엇보다 이정재-정우성 콤비의 투 숏이 연신 시너지를 내뿜는 빼어난 데뷔작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감독 이정재의 신세계
★★★☆
배우 이정재의 성공적인 연출 데뷔작. 1980년대를 배경으로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의 단단함, 첩보 스릴러의 차가움과 뜨거움,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액션의 속도감 등 장점을 골고루 갖췄다. 전력을 다하는 주연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의 시너지는 기대 이상이고, 특별 출연까지 배우들의 고른 호연이 신선한 재미를 일으킨다. 무엇보다 감독 이정재가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매력 있다. 그가 시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장르에서 어떤 것을 취사선택하는지, 배우에게서 어떤 연기를 끌어내는지를 보면 이제 시작된 그의 연출 세계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