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맥주와 곁들일 가벼운 영화가 필요해 코미디 영화 <스파이>를 틀었다. 주드 로와 제이슨 스타뎀이 한 작품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했으니까. 처음엔 분명 수트 입은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질 생각으로 영화를 틀었는데 엉뚱하게도 내가 반한 대상은 여자였다. 그 여자는 바로 멜리사 맥카시. <스파이> 속에서 멜리사 맥카시는 갱스터 같았다. 모두 선입견을 박살 내듯 액션 연기를 멋지게 소화해냈다. 코미디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멜리사 맥카시는 내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인어공주>에서 우르슬라로 출연할 예정이다. 우리에게 기발한 웃음을 안겨주는 배우 멜리사 맥카시가 마녀라면 어떤 모습일까.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녀가 섬뜩한 우르슬라의 모습을 잘 구현해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멜리사 맥카시는 유쾌함 빼고도 다양한 매력이 있는 배우니 모두 걱정 말자. 여성 배우를 향한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멜리사 맥카시. 삶이 지치고 피곤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OTT 속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준비했다.

스파이

감독 폴 페이그

출연 제이슨 스타뎀, 로즈 번, 멜리사 맥카시, 앨리슨 제니, 주드 로, 피터 세라피노윅, 미란다 하트

개봉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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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훔친 사랑스러운 도둑녀>
넷플릭스
<내 인생을 훔친 사랑스러운 도둑녀>

사진에서 위급함이 느껴지지 않나. 멜리사 맥카시는 이 영화에서 '사랑스러운 도둑녀' 역할을 맡았다. 회계사로 힘들게 일하던 '샌디'는 어느 날 주유소에서 카드가 거래 정지된 걸 확인한다. 은행에 전화해 보니 한도가 초과되었다는 것. 알고 보니 누군가에게 신용 정보를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샌디'는 무능력한 경찰에 질려 직접 도용범을 찾으러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그곳에서 마주한 멜리사 맥카시 역의 '다이애나'는 생각보다 더 뻔뻔한 범죄자였다. 틈만 나면 목울대를 치고 도망가고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으며 거짓말만 늘어놓는다. 

'샌디'는 우여곡절 끝에 '다이애나'를 붙잡는 데에 성공하여 덴버로 데려가려 한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만만치 않은 상대. 도대체 어떤 일을 벌이며 살아온 건지 몰라도 '다이애나'를 노리는 살인 청부업자까지 등장한다. '댄버'는 과연 순탄하게 '다이애나'를 생포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을 훔친 사랑스러운 도둑녀>에서 멜리사 맥카시는 밉상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녀가 연기한 '다이애나'는 사실 줄거리만 보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리사 맥카시가 맡는다면? 어이없게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다. 

내 인생을 훔친 사랑스러운 도둑녀

감독 세스 고든

출연 제이슨 베이트먼, 매기 엘리자베스 존스, 멜리사 맥카시, 존 조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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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넷플릭스
<고스트 버스터즈>

2016년에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는 1984년도에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리부트한 영화다. 당시 남성으로만 구성되었던 기존의 '고스트버스터즈'를 전부 여성으로 캐스팅하여 화제였다. 캐스팅된 네 명의 주연 모두 뛰어난 유머감각을 가진 배우인데 그중에서도 멜리사 맥카시는 리더 격인 '애비' 역할을 맡았다. 초자연 현상 전문가인 '애비'는 사람들의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유령 퇴치 전문 회사를 운영하는 인물. 회사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지만 어느 날 뉴욕에 유령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사냥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금발 미남인 '케빈'과 뉴욕 지리에 빠삭한 '패티'가 고스트버스터즈에 합류한다. 어쩌면 '
애비'에겐 지금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 그에 걸맞게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귀엽고 끔찍한 유령들을 때려잡는 과정은 결코 쉽지가 않다. <고스트버스터즈>엔 다양한 코미디 요소와 볼거리가 있지만 기존 팬들을 위해 마시멜로 맨도 등장한다. 폴 페이그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멜리사 맥카시에 대해 "인위적이거나 거짓된 것이 없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 표현했다. 멜리사 맥카시는 그녀만의 매력으로 고스트버스터즈의 중심 역할을 거뜬히 해냈다. 

고스트버스터즈

감독 폴 페이그

출연 멜리사 맥카시,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

개봉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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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포스>
넷플릭스
<썬더포스>

어느 날 히어로 영화를 보고 있자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히어로의 자격은 마음가짐에서 나온다더니 왜 다들 날씬하고 멋진 걸까? 적어도 <썬더포스>는 이 질문에서 자유로운 영화다. 보편적인 히어로의 생김새에서 벗어난 두 명의 배우가 뛰어난 케미를 보여주기 때문. '에밀리'와 '리디아'는 어린 시절 단짝 친구였지만 사실 그리 잘 맞는 사이는 아니었다. '에밀리'는 빌런 '미스클리언트'에게 부모를 잃은 후 부모의 뒤를 이어 연구활동을 마쳐야 한다는 사명감에 젖어있었지만 멜리사 맥카시 역의 '리디아'는 그 나이대에 맞게 놀고 싶어 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멀어지는 건 한순간이지 않은가. '에밀리'와 '리디아'는 사이가 멀어진 채로 성인이 된다. '리디아'는 그럭저럭 살아가지만 열심히 공부한 '에밀리'는 20년간 준비해온 연구를 성공시킨다. 드디어 히어로가 되려는 순간 '리디아'가 어떤 이유로 찾아와 연구의 결과를 가로챈다. 둘은 사이좋은 히어로 듀오가 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썬더포스>는 잘 만들어진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멜리사 맥카시와 그의 남편 벤 팰콘의 조합은 이전 작품부터 그래왔지만 '병맛' 그 자체다. 황당하게 웃긴 B급 감성의 히어로 영화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썬더 포스

감독 벤 팰콘

출연 멜리사 맥카시, 옥타비아 스펜서, 폼 클레멘티에프, 멜리사 폰지오, 바비 카나베일, 제이슨 베이트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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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용서해줄래요?>
디즈니 +
<날 용서해줄래요?>

<날 용서해줄래요?>는 멜리사 맥카시를 201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도록 한 작품으로, 실존 인물 리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한물 간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인 '리 이스라엘'은 성격이 괴팍하여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분명 글 쓰는 데에 재능이 있지만 생계유지가 어렵다. 급기야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의 약 값을 내는 것도 버거워진다. 그러던 중 '리 이스라엘'은 도서관에서 자료 수집을 하다가 유명인의 편지를 발견한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 밑에 사적인 내용을 꾸며내어 'p.s.'를 덧붙여 작성한다.

편지는 5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고 이 일로 '리 이스라엘'은 돈 맛을 본다. 그녀의 사기 행각은 점차 규모가 커진다. <날 용서해줄래요?>는 이전의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멜리사 맥카시의 진중한 모습이 빛나는 영화다. 재능이 있는데도 인정받지 못해 사회에서 실패자로 낙인찍힌 작가의 암담함을 섬세하게 연기해냈다. 아쉽게도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엔 성공했기에 그녀와 팬들에겐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날 용서해줄래요?

감독 마리엘 헬러

출연 멜리사 맥카시, 리차드 E. 그랜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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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김다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