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감독 장항준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좋아하니까, 포기 못 하니까!
★★★☆
결말은 이미 나와있다. 위기와 갈등은 어떻게든 해결된다. 예상대로 흘러갈 것이 빤한 스포츠 실화 영화에 우리는 왜 열광하는가. 아마도 스포츠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빛나는 승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그 세계에선 아직 정정당당한 땀의 가치가 통한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향해 달리는 몸과 마음을 목격하는 기쁨 역시 크다. 이는 가장 불가항력적인 순수이며, 세상 그 무엇에 견주더라도 지지 않을 힘이다. 다치고 망가져도 “그래도 내일은 농구할 수 있으니까!”를 외치는 이들의 패기를 통해 우리는 인생에서 각자의 ‘농구’가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몰입감과 적재적소에 발휘되는 사랑스러운 유머 감각은 이 영화의 무기. 출연진들의 모습이 실제 인물들과 겹칠 때의 감동은 영화가 끝까지 자신만의 레이스를 잘 달렸기에 완성할 수 있었던 좋은 마무리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열정을 계속 타오르게 하는 따뜻한 격려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가 가진 힘에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리바운드를 실패 뒤에 다시 주어지는 기회라고 정의한 영화는 승리의 기쁨보다 농구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그리고  과정에서 가장  힘을 발휘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부상으로 농구를 포기했던 선수도, 한 번도 경기에 나가보지 못한 선수도 농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티고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설사 빛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농구가 끝나도 인생은 끝나지 않는다고 격려하는 영화의 사려 깊은 목소리가 따뜻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뒤로 갈수록 손을 꼭 쥐게 된다
★★★
영화가 연출(장항준)과 배우(안재홍)를 닮았다. (실례되는 표현일 수 있지만) 유쾌하고 귀엽고 선해서, 보고 나면 괜히 기분 좋아진다. ‘각본 없는 드라마’로 주목받은 서사라 해도 그것을 ‘각본 있는 드라마’로 스크린에 이식하기란 쉽지 않은데, 리듬 있게 조율해냈다. 스포츠 영화의 공식을 전형적으로 따라가는 전반부보다, 인물 개개인의 능력치가 본격 작동하기 시작하는 후반이 좋다. 어디를 보여주고 자를지에 대한 편집점이 인상적. 경기 하이라이트를 나열하는 방식 대신 코트 밖 인물들의 리액션으로 경기 상황을 간접 중계하는 방식을 끌어들였는데, 덕분에 영화 전반에 리듬이 생기고 릴레이로 이어지는 경기들도 뻔하지 않게 다가온다. 안재홍만이 연기해 낼 수 있는 영역이 있음을 입증해 내는 작품이기도. 안재홍이 뿜어내는 분위기 자체가 영화 ‘결’로 이어진다. 귀한 재능이다. 

리바운드

감독 장항준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개봉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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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감독 벤 애플렉
출연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제이슨 베이트먼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감독 벤 애플렉’의 성공적인 점프슛
★★★☆
신발에 대한, 더 정확히 말하면 ‘그저 신발’일뿐이었는데 마이클 조던이 신음으로써 ‘브랜드 신화’가 된 스포츠 마케팅 이야기. 업계에 잘 알려진 에어 조던 탄생기를 풀어내는 벤 애플렉의 전술은 ‘상품’이 아닌 ‘스포츠맨들의 열정과 꿈’을 파는 나이키 전략과 흡사하다.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계약은 거들 뿐, 그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각자의 포지션에서 남다른 안목과 투지와 뚝심을 보여준 팀원들의 마음을 촘촘하게 엮어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점에서 시청 가능한 작품이 됐다. ‘언더독’에 대한, ‘설득의 기술’에 대한, ‘규칙을 깬 혁신’에 대한, ‘계약 잘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할 듯. 감독으로 돌아온 벤 애플렉의 또 한 번의 성공적인 점프슛.

에어

감독 벤 애플렉

출연 맷 데이먼, 벤 애플렉, 제이슨 베이트먼, 말론 웨이언스, 크리스 메시나, 크리스 터커, 비올라 데이비스

개봉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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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가합니다
감독 김성환
출연 양흥주, 나현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고행과 깨달음의 로드 무비
★★★
성민(양흥주)과 진우(나현준)는 꿈을 좇는 중년이다. 성민은 아내와 딸을 두고 스님이 되려 하고, 진우는 모텔에서 일하며 영화 제작의 꿈을 이어간다. 성민이 사찰까지 가는 길에 동행한 진우. 그렇게 동행이 된 두 사람의 여정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고, 그들은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늘 출가합니다>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구를 강원도의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잔잔히 펼쳐낸다. 그 과정은 나름 진지하지만 항상 웃음이 있고, 작은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삶의 선택’에 대한 로드무비. 두 배우의 호흡이 좋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분 좋은 로드무비
★★★☆
이렇게 유쾌한 로드무비라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고통과 절망을 잔뜩 짊어진 중년들의 도피 여행도 아니고, 출가를 독려하는 불교 영화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출가를 결심한 친구와 그를 배웅하던 친구의 예상치 못한 동행과 뜻밖의 여정이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피운다. 출가와 가출의 한 끗 차이를 코믹하게 풀어가며 중생들을 위로하는 힐링 영화랄까. 소박한 사건들, 평범한 인물들의 사소한 행위가 영화의 장점이 되어 빛난다. 양흥주와 나현준 두 주연배우가 편안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오늘 출가합니다

감독 김성환

출연 양흥주, 나현준

개봉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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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여자
감독 최종태
출연 이음, 윤가현, 안내상, 이정경, 윤재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웃어야 사는 여자 
★★★
비정규직 감정 노동자 여성들의 잔혹한 일상을 그린 최원석 작/연출의 동명 연극을 영화로 옮겼다. 연극에서 주연을 맡은 여성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해 극에 힘을 불어넣고, 연극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형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꾀한다. 고급 화장품 매장에서 벌어지는 고객 응대 상황극을 중심으로 감정을 감추고 웃음을 강요받는 감정 노동과 직장 내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첨예하게 다룬다. 적은 인원이 주고받는 대사, 간결한 무대 등 연극적 요소를 살린 연출이 몰입도를 높인다.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연극을 결합한 형식적 실험과 과감한 도전은 영화의 원동력이 되기에 지지를 보낸다. 

불멸의 여자

감독 최종태

출연 이음, 윤가현

개봉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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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랑
감독 이소현
출연 김명임, 김도현, 김순덕, 박유신, 이미경, 최지영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속절없이 계속되는 삶을 위해
★★★☆
상처를 치유하고자 시작했던 일이 가장 잘하고 싶은 무언가가 되기까지. 명랑하고도 배려심 많은 이 다큐를 보고 나면, 어쩌면 우리 모두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을 바라보는 방식의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던 건 아닐지 자문하게 된다. 그들이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 외 다른 감정도 가진, 살아있는 존재라는 당연한 사실이 너무 쉽게 지워져왔다.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연극이 계속되듯, 삶은 이어진다.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작은 기쁨과 사랑은 피어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방식
★★★☆
영화 제목 ‘장기자랑’은 세월호 희생·생존 학생 어머니들로 구성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세 번째 공연명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공연을 준비하는 단원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아직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잊혀가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게 만든다. 연극 모임을 통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엄마들과 그들에게 손을 내민 연극 연출가, 이들이 갈등과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공연을 올리는 과정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와 예술이 주는 치유의 힘을 실감하게 한다. 세월호 가족들이 걸어온 고통의 여정을 보고 있으면 여지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강한 영화다. 우선 이 영화를 꼭 챙겨보시라. 참사를 대하는 편협한 자세와 생각이 틀림없이 그리고 여러 번 바뀔 것이다. 

장기자랑

감독 이소현

출연 김명임, 김도현, 김순덕, 박유신, 이미경, 최지영, 박혜영, 김태현

개봉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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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감독 톰 볼프
출연 마리아 칼라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디바의 생생하고 진실한 목소리
★★★
2023년 마리아 칼라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방송 인터뷰와 오페라 공연 영상, 각종 촬영물 등 풍부한 기록물을 바탕으로 마리아 칼라스를 조명한다. 마리아 칼라스의 주옥같은 아리아와 디바의 생전 모습을 차곡히 담아 인물 다큐멘터리의 기본에 충실하다. 더 나아가 무대 밖에선 평범한 인간이고 싶었던 진솔한 목소리에 무게를 싣는다. 마리아 칼라스의 육성과 더불어 극영화 <칼라스 포에버>(2007)에서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은 프랑스 명배우 화니 아르당이 내레이터를 맡아 마리아 칼라스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연출도 특별하다.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감독 톰 볼프

출연 마리아 칼라스

개봉 2019.07.11. / 2023.04.0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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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리스: 웰컴 투 냄새 마음
감독 토비 젠켈, 옌스 묄러
출연 앤마리 카펜데일, 웨일 카펜데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몬스터 에듀메이션
★★★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 에르하르트 디틀의 인기 동화 시리즈가 원작인 몬스터 애니메이션. 쓰레기를 먹고사는 몬스터 가족 ‘오글리’ 패밀리가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겪는 냄새 마을로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쓰레기 매립장을 혐오·기피하고 개발로 해결하려는 어른들과, 이곳을 발명과 탐험의 공간으로 여기면서 오글리 가족을 만나 우정을 키우는 아이들의 대립을 통해 환경 문제와 다양성 문제를 자연스럽게 다룬다. 쓰레기를 좋아하고 느긋한 성격을 가진 오글리 가족의 기상천외한 행동과 독특한 외양이 웃음 포인트. 재미에 초점을 맞춘 몬스터 애니메이션과 달리 재미와 교육의 균형을 맞춘 유익한 작품이다. 

오글리스: 웰컴 투 냄새 마을

감독 토비 젠켈, 옌스 묄러

출연

개봉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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