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이즈 어프레이드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호아킨 피닉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편집증적 공포
★★★☆
아리 에스터라는 괴짜 필터를 통과한 카프카의 서사,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트루먼 쇼’, 오디세이. 감독에게 탄생의 순간과 가족이 자신의 선택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는 데서 오는 공포는 지속적인 자극이자 좋은 소재다. 억눌린 자아와 성적 좌절, 자기 부정과 불안의 역사에서 살아온 중년 남자의 근원을 따라가는 이 편집증적 여정에 절제란 없다. 순진하리만치 노골적인 욕망의 구현들은 분명 당혹스러운 순간들이 있지만, 주인공을 심판하는 관중과 극장 안 관객을 적극적으로 일치시키려는 감독의 야심 또한 분명하다. 우리는 인위적이고 때론 위악적이며 고약한 농담 속으로 초대됐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호아킨 피닉스, 패티 루폰, 네이단 레인, 에이미 라이언, 카일리 로저스, 스티븐 헨더슨, 드니 메노셰, 파커 포시, 아르멘 나하페티안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엔니오 모리꼬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엔니오에 대한 밀도 높은 오마주
★★★
영화 음악의 가능성과 스펙트럼과 깊이를 파격적으로 확장시켰던 엔니오 모리꼬네에 대한 다큐멘터리. <시네마 천국>에서 함께 했던 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영상 자료와 인터뷰를 피상적으로 엮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엔니오:  마에스트로> 연출자인 토르나토레 감독의 모리꼬네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  있다. 영화계에 뛰어들기 이전의 음악 인생을 꼼꼼하게 보여주고, 이후 그가 작업한 주요작들을 꼼꼼히 체크하며  배경을 설명하는 다큐의 충실성은 156분의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그가 창조한 사운드를 한자리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인 경험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거장을 향한 존경과 사랑이 가득 담긴 회고록

클래식 음악계에서 활동하기를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커리어의 시작부터 영화음악의 대가가 되기까지,  순수음악에 대해 열망과 열등감을 느꼈던 예술가의 고뇌를 엔니오 모리꼬네의 목소리로 들을  있다. 수백 편의 영화음악을 만들었음에도 이미 갔던 길을 피하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감독과 제작자를 설득시켜온 엔니오 모리꼬네의 여정은 그가 남긴 음악으로 영원히 계속되리란 확신을 심어준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
우리 인생의 사운드트랙“(feat. 한스 짐머)
★★★☆
쥬세페 토르나토레는 거장의 이야기를 다큐로 담으면서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삶의 단계를 회고하는 엔니오의 육성과 그와 작업한 이들이 들려주는 인터뷰를 묵묵히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적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단조로운 구성이 아쉽지만, 그 선택 또한 일정 부분 동의한다. 엔니오의 비범한 음악이 평이한 구성을 뚫고 나와 경외감과 추억을 연신 불러일으키므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작업에 얽힌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이어지는 후반부가 절정이다. <시네마 천국> 마지막 장면에서 토토가 극장에서 홀로 키스 장면을 보며 눈물짓는 표정으로, 이 영화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엔니오 모리꼬네는 우리 인생의 사운드트랙이라고 부언한 한스 짐머의 표현이 절묘하고 또 절묘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거장에게 바치는 음악적 헌사
★★★☆
2020년 세상을 떠난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세계를 집대성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네마 천국>(1988)으로 엔니오 모리꼬네와 인연을 맺고 30년 동안 우정을 나눈 이탈리아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을 맡아 영화 스승의 궤적과 업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자신의 음악 세계를 회고하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생전 인터뷰가 중심이어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음악가의 운명을 받아들인 열정적인 천재, 영화음악의 수준을 끌어올린 노력가, 많은 영화감독이 신뢰하는 파트너였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인생이 러닝타임 156분을 꽉 채운다. 그의 주옥같은 음악과 온전히 교감하기 위해서라도 사운드가 좋은 환경에서 보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엔니오 모리꼬네, 클린트 이스트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왕가위, 브루스 스프링스틴, 퀸시 존스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감독 김희정
출연 박하선, 김남희, 전석호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절망의 얼룩이 생의 의지로 돌아서는 응답
★★★☆
사회적 참사의 기억을 향한 영화적 응답. 상실 이후에도 여전히 삶으로 나아갈 ‘다음 세대’까지로 확장한 시각, 새로운 장소들로 배경을 옮긴 선택들이 원작의 문장들에 한층 더 사려 깊은 층을 입혔다. 이 영화는 애도와 미움, 여전한 안갯속과 그럼에도 눈앞에 닥친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마음들이 향할 곳이 어디인지를 탐색하는 나침반이 되고자 한다. 그 종착지에는 절망의 얼룩이 생의 의지로 다시 돌아서는 순간의 귀한 아름다움이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삶이 말을 걸어올 때
★★★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에 실린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이별은 소나기처럼 들이닥치고, 남겨진 사람들은 각자의 계절 안에 갇혀 버린다. 영화는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의 절망을, “삶이 삶에 뛰어 들었음을 알아채는 순간의 마음을 조용히 응시하고 포착한다. 각색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건 공간. 원작의 영국 에든버러가 역사적 상흔을 안은 폴란드 바르샤바로 옮겨지면서, 개인의 상실을 넘어 사회적 참사에 대한 애도로 확대된다.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광주를 무대로 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아픔에 대한 이해가 헐렁한 시대에 때맞춰 찾아온 영화. 복잡다단한 마음의 결을 펼쳐 보여야 하는 난이도 높은 연기를 박하선은 먹먹하게 표현해낸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감독 김희정

출연 박하선, 김남희, 전석호, 문우진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풍재기시
감독 옹자광
출연 양조위, 곽부성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두 남자를 통해 바라본 홍콩 근현대사
★★★
으리으리한 의리가 넘실거리는 누아르를 기대하면 안 된다. 누아르적인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실존 인물인 남강(양조위)과 뇌락(곽부성)을 통해 홍콩 근현대사를 회고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영화는 순수했던 두 남자가 40~70년대 격변하는 홍콩 사회를 통과하며 어떻게 변모했는가를 추적한다. 양조위-곽부성의 첫 협연이 안기는 감흥은 확실. 당대의 시대상을 현실감 있게 구현한 미술과 장면 장면에 힘을 준 영상미도 연신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만 갑작스러운 뮤지컬 장르로의 전환이 극 전반의 분위기와 이질감이 커서 생뚱맞다는 인상을 자아내고, 두 인물의 갈등을 그려내는 밀도 또한 그리 높진 않다. 홍콩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관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영화인데, 사건과 사건 사이 여백도 커서 관객에 따라선 당최 무슨 이야기인지 미로로 남을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

풍재기시

감독 옹자광

출연 양조위, 곽부성, 담요문, 주문건, 하패유, 허관문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감독 카나자와 토모키
출연 반카 이치로, 하라다 코노스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여름이 오면 떠오를 영화 
★★★☆
여름이 배경인 일본 영화 베스트 목록에 새로 올려야 하는 작품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둘만의 모험을 떠난 소년들의 로드무비는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학교와 가정, 마을이라는 울타리를 잠시 벗어난 주인공들은 평생 잊지 못할 여름날의 추억을 새긴다. 가족 성장 코미디 영화의 고전적인 화법을 정직하게 따르는 연출이 오히려 독특한 효과를 발휘한다. 2010년생 동갑내기 주연배우 반카 이치로와 하라다 코노스케의 출중한 연기는 그들뿐 아니라 일본 영화의 앞날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감독 카나자와 토모키

출연 반카 이치로, 하라다 코노스케, 쿠사나기 츠요시, 오노 마치코, 타케하라 피스톨, 후쿠치 모모코, 하치무라 린타로, 카야시마 미즈키, 칸지야 시호리, 이와마츠 료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군산전기
감독 문승욱, 유예진
출연 임인건, 안나 안데거, 송성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 
★★☆
군산을 조명한 도시 다큐멘터리. 도시의 역사와 현재를 음악과 무용으로 풀어낸 예술적 접근 방식이 두드러진다. 군산의 풍경 안에서 울려 퍼지는 첼로 연주로 시작해 도시의 애환을 위무하는 무용가의 춤사위, 이방인의 도시에 모여든 저마다의 사연이 포개져 도시 군산을 다각도에서 살피고 기록한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주요하게 다뤄 도시의 미래까지 내다본다. 단편적으로 알던 도시를 새롭게, 이해하게 만드는 예술의 자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군산전기

감독 문승욱, 유예진

출연

개봉 2023.07.06.

상세보기

디파티드 (재개봉)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가장 비열한 거리
★★★★
<무간도> 리메이크.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뒤늦게 오스카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이 웰메이드 경찰 장르 영화라면, 스코세이지의 버전은 그가 평생 만들었던 거리 영화 톤이  강하다. <디파티드> 캐릭터는 공간에 의해 만들어진다 스코세이지 영화의 법칙을  보여주는데, ‘경찰이   콜린 설리번( 데이먼) 갱스터가  나쁜 존재인지 모르는 듯하며, ‘갱이  경찰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경찰과  사이에 정체성을 혼동한다. 남은  생존일 뿐이며, ‘가장 고통스러운 지옥’(무간도) 빠진 그들은 절대로 구원받지 못할 것만 같은 죽은 자들’(디파티드)이다.  주인공을 비롯해  니콜슨, 마크 월버그, 마틴   배우들의 연기는 지금 다시 봐도 짜릿한 쾌감을 준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리메이크 범죄 스릴러의 품격
★★★☆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주요작으로 꼽히는 범죄 액션 스릴러. 리메이크의 숙명을 안고도 장르의 핵심을 꿰뚫는 명감독의 과감한 스타일과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일품 연기 덕분에 원작 <무간도>(2002) 다른 개성과 매력을 성취한다. 홍콩 누아르 명작을 보스턴 누아르로 바꾼 윌리엄 모나한의 유려한 각본, 시작부터 긴박감을 유도하는 편집의 묘미도 빼놓을  없다. 

디파티드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크 월버그, 마틴 쉰, 레이 윈스턴, 베라 파미가, 안소니 앤더슨, 알렉 볼드윈

개봉 2023.07.05.

상세보기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와 하늘의 유토피아
감독 도야마 타쿠미
출연 윤아영, 김정아, 조현정, 최낙윤, 이현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도라에몽> 시리즈다움
★★★☆
<도라에몽> 42번째 극장판. 최근 몇 년간 기념작들과 리메이크작을 선보인 극장판 시리즈가 모처럼 오리지널 스토리로 돌아왔다. ‘완벽한 초등학생’을 꿈꾸며 유토피아를 찾아 모험을 떠난 진구와 친구들은 하늘 위의 낙원에서 자기다움을 깨닫는다. 도라에몽의 새로운 비밀도구인 비행선 ‘타임제플린’이 눈길을 끌고, 이번 시리즈의 새 캐릭터인 고양이형 로봇 ‘소냐’가 도라에몽과 특별한 우정을 나눈다. 여전히 무궁무진한 모험의 세계를 펼치는 <도라에몽> 시리즈야말로 비밀도구로 만드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발하고 정겹고 믿음직하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와 하늘의 유토피아

감독 도야마 타쿠미

출연 윤아영, 김정아, 조현정, 최낙윤, 이현주

개봉 2023.07.08.

상세보기